타임캡슐타고 떠나볼까, 군산의 근대역사 속으로 풍덩

사람이든 장소든 우리는 각자가 정한 이미지가 있다. 예를 들면 서울은 화려함의 도시, 제주는 힐링의 도시 등. 같은 맥락에서 군산이라는 도시는 일제 치하의 아픔을 여실히 보여준다. 군산에서는 이러한 역사적 아픔을 좀 더 많은 이에게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축제의 장을 마련하였으니, 이 축제가 바로 ‘군산시간여행축제’다. 이름부터 보통 축제와는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이 축제는 우리나라 근대 역사를 제대로 알고 올바른 역사관을 세우기 위한 장으로, 축제를 통해 과거 군산 근대역사를 체험해볼 수 있다.
 
과거 100년 전에는 어떤 모습으로 살았을지 그때를 상상하며, 조국을 지키기 위해 혼을 불살랐던 다양한 역사체험들을 경험해보자. 아이들이 가볍게 즐기기 좋은 미션 프로그램 및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될 예정. 그렇다면 어떤 행사 및 프로그램들로 이루어져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자. 

 

우리의 역사는 우리가 지킨다! 군산시간여행축제

‘군산시간여행축제’는 첫날 화려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이번 축제 개막식은 무엇보다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1,000인의 퍼레이드 및 퍼포먼스가 묘미일 것. 밤에는 각종 불꽃 및 폭죽이 진풍경을 선사한다. 그렇다고 마냥 넋 놓고 보기만 하는 것은 진짜 축제라고 할 수 없다. 자고로 축제란 즐겨야 제 맛이니 말이다. 다함께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3.5만세 퍼레이드’ 행진에 참여해보는 것은 어떨까. 재미있는 점은 반드시 근대복장을 착용해야 한다는 것. 다 같이 옛날 교복을 입고 만세를 외치며 위풍당당 걷는 행진은 재미 이상 남다른 감동이 느껴질 것.
 
만약 노래에 좀 자신 있는 이라면 ‘군산항 밤부두 콩쿠르’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겠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나 반드시 근대복장을 입고, 1920년대부터 1970년대에 이르는 트로트 곡을 불러야 한다는 점에서 이색 재미를 선사한다. 게다가 최고의 노래를 선사한 팀에게는 수상 및 상금이 주어진다는 사실! 참고로 대상에게는 무려 2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가볍게 몸을 풀었다면, 이제부터 진짜 체험들이 기다린다. 평소 ‘런닝맨’을 즐겨봤던 이들이라면 반드시 좋아할 수밖에 없는 프로그램, ‘쫓고 쫓기는 각시탈과 보물찾기’가 그 첫 번째. 독립투사가 되어 일본순사의 쫓김 속에서도 독립군 명찰을 끝까지 사수해야 한다. 더불어 각 장소마다 부여된 미션을 성공하면 건, 곤, 감, 리의 태극 스티커를 얻을 수 있는데 이것으로 태극기까지 완성하면 진정한 애국자가 되는 미션 수행 체험 프로그램이다.
 
학교 다닐 때 문학수업을 좋아했던 또는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채만식의 소설 [탁류]를 모를 수 없다. 일제강점기 시대의 혼탁한 사회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던 이 소설은 군산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소설 속 주인공 ‘남승재’를 모티브로 쌀가마 나르기, 쌀탑 쌓기, 미선공(쌀에 섞여있는 다른 이물질을 제거하는 작업) 체험 등을 통해 과거 일제 치하의 고충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지정된 미션수행장소를 따라 군산의 근대문화를 살펴본 뒤 미션을 수행하고 확인 스탬프를 찍는 ‘초봉이의 하루 스탬프 여행’, 근대역사문화의 거리 곳곳 숨겨진 근대문화유산을 인력거를 타고 돌아다니며 설명을 듣는 ‘시간여행인력거’, 말타기, 고누놀이, 닭싸움, 자치기, 땅따먹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를 즐겨보는 ‘전통놀이마당’ 등이 있다.
 
여기에 축제의 흥을 더욱 돋우는 동춘서커스단의 곡예 및 묘기 서커스와 언제 봐도 재미있는 마술 및 저글링 쇼 등의 공연도 있으니 이번 가을, 군산으로 여행을 계획하는 트래블피플이라면 군산시간여행축제도 참여해보길 권한다. 군산의 근대역사를 단순히 보는데서 그치지 않고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축제 그 이상의 의의가 있기 때문. 이는 곧 지난 역사를 돌아보고 앞으로 어떠한 역사의식을 지녀야 하는지 좋은 본보기가 되어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