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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한 효심에 감동한 하늘이 내린 선물, 효감천


부모를 공양하는 것을 최대의 덕목으로 삼았던 조선 유교 사회는 효자에 관한 많은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그 많은 이야기 중, 지극한 효심에 감동해 하늘이 샘물을 내려주었다는 이야기는 조금은 의아스럽게 다가온다. 그러나 전북 고창에는 실제로 하늘이 선물한 샘물, 효감천이 그 이야기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부모를 섬기던 효심이 얼마나 짙고 깊었기에 하늘까지 닿을 수 있었던 것일까? 샘물이 간직하고 있는 오래된 이야기를 들어보자.   

                    
                

하늘까지 전해진 효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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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내려준 선물, 효감천의 모습이다.

전북 고창에는 1473년(성종 4년)에 마을의 소문난 효자인 오준의 극진한 효성에 의해 생겨난 효자샘, 효감천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우물 샘이 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효감천과 호국룡변어정이라 불리는 경주의 분황사석정 두 곳뿐이라고 한다. 과연 효감천이 어떠한 가치를 지닌 샘물이기에 아직도 회자되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효자샘에 얽힌 설화를 들어보아야 한다. 조선시대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효감천에 대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으며 지금까지 부모 공경의 대표 이야기로 전해지고 있다. 효자 오준은 어려서부터 독실한 성품으로 학업에 열성을 다하고 예절을 숭상하였으며, 마을의 효동으로 소문이 자자했다고 한다. 그가 28세가 되던 해에 아버지가 심한 피부병을 앓게 되었는데 입으로 피고름을 빨아내고 호전되지 않는 병세를 알아보기 위해 대변을 맛보며 자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 약으로 올리는 등 온 정성을 다하였지만 끝내 부친을 여의는 슬픔을 당했다. 극진히 예를 갖춰 장례를 마쳤으나 이후 모친마저 병환으로 드러눕게 되었다. 치성을 다 해 간호했으나 병세는 더욱 위독해졌고,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 피를 봉양했지만 결국 운명하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오준은 무덤 앞에 움막을 짓고 정성을 다해 시묘하였다. 그러나 조석으로 제수를 올리기 위해서는 먼 곳까지 가서 물을 길어야 했다고 한다. 이러한 그의 효성에 하늘까지 감동하였는지 어느 날 갑자기 벼락을 쳐 그의 움막 가까운 곳에 맑은 샘물이 솟게 하였다. 이에 고을 현감이 우물을 만들어 주니 사람들이 이를 효성천이라 부르게 되었다. 부모를 위해서 자신을 한없이 희생하던 그였기에 애틋한 효심이 하늘까지 전해진 것이 아닐까.
 
 

효자 오준 이야기

조선시대는 부모를 극진히 섬기는 유교 윤리 사상이 바탕을 이룬 시대이기에 당시 효자는 수없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준이 한국을 대표하는 효자의 명부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혹독한 시묘살이를 버텨냈기 때문이다. 그의 고된 시묘살이에 대한 이야기는 신비한 호구동정전설과 함께 전해지며 진득한 효성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연달아 부모를 잃은 오준은 묘 아래에 머물면서 아침저녁으로 정성을 다해 시묘하였다고 한다. 하루에 죽 한 그릇으로 버티며 소금과 간장은 입에 대지 않아 온몸에 흰 털이 솟아났다는 오준, 그가 시묘살이하는 중 산에서 호랑이가 내려와 함께 머물었는데 그 호랑이는 매월 15일마다 사슴을 잡아와 제수로 바쳤다고 한다. 그러나 제수를 지내기 위한 맑은 물이 없어 새벽마다 5리나 떨어져 있는 산 중턱까지 물을 길어 나르니 매일 손발이 붓고 터지기 일쑤였다.
 
그런 그의 정성을 하늘도 알아본 것인지 갑자기 뇌성 번개가 치더니 그 자리에 맑은 샘물이 솟아 나오기 시작했다. 이 소문을 들은 고을 원님은 사람을 동원하여 샘 주위를 돌로 쌓았고 효감천이라는 비를 세우게 되었다고 한다. 이와 함께 효감천이 사람들에게 경외의 대상으로 여겨지게 된 이야기도 함께 전해지고 있다. 하루는 운이라는 여인이 샘에 와서 빨래하였는데 갑자기 마른 하늘을 찢으며 내린 벼락에 즉사한 일이 생겼고 이후 마을 사람들은 샘물에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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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효사가 낮은 돌담에 둘러싸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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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 오준을 기리는 비석이 뜰에 세워져 있다.

후에 유림은 효감천이 있는 곳에 오준의 효를 추모하는 사당을 지었다. 사당의 명칭을 의논하던 중, 벌레가 대나무 잎에 창효 두 글자를 새기는 것을 보고 창효사라 일컫게 되었다. 후손들은 해마다 이곳을 찾아와 정월 보름과 10월 보름에 제를 지내며 오준을 기리고 있다. 또한, 4월 초엿새, 8월 초엿새에는 효감천을 청소하며 오준의 갸륵한 정신을 되새기고 있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온화한 덕목들이 점차 희미해져 가는 요즘, 오준의 지극한 효 이야기를 들으며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겨져야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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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의 애틋한 효심을 보고 하늘이 효심천이라는 샘물을 선물해준 것처럼 무슨 일이든 극진한 마음을 다한다면 좋은 일이 찾아올 거예요!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9년 05월 08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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