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 국내든 국외든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 여행 경비는 최소화하면서 효율적으로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를 찾기 마련. 그중에서도 ‘여행’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트레킹’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높은 인기를 끌면서, 사시사철 거닐 수 있는 국내 곳곳 트레킹 명소가 주목받고 있다. 걷기 좋고, 보기도 좋은 ‘금오도 비렁길’도 여수를 찾는 트래블피플이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트레킹 명소 중 하나. 해안을 따라 각종 기암괴석이 층층이 서 있는 절경이 으뜸인 ‘금오도 비렁길’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지금부터 집중하시라.
선녀와 명성황후가 사랑했던 아름다운 섬, 금오도
남도의 옹기종기 모여 있는 섬들과 함께 바다를 품에 안은 ‘금오도’는 섬의 생김새가 큰 자라 같다 하여, ‘자라 오(鰲)자’를 써서 ‘황금 거북(자라)의 섬’이라는 뜻의 ‘금오도’라 부르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숲이 울창해 마치 섬이 검게 보이는 듯하여 ‘거무섬’이라고도 한다니, 섬 이름만 들어도 금오도의 모습이 어떠할지 자연스레 떠오른다.
향일암이 자리한 금오산 정상에서 남쪽 바다를 바라보면 보이는 30여 개의 섬이 금오열도라 불리는 곳이며 여기에는 금오도, 화태도, 대두라도, 나발도, 안도, 연도 등의 섬이 속한다고. 이 중에 가장 큰 섬인 금오도는 아주 옛날부터 나라에서 일반인의 출입과 벌채를 엄격히 금했던 곳으로 가히 그 아름다움을 짐작할만하다. 그래서일까. 그 옛날 선녀가 자주 내려와 놀던 섬이자 명성황후가 사랑한 섬으로도 유명하다.
손대지 않아 더 신비하고 아름다운 경관의 금오도는 노랑때까치, 제주휘파람새 등 조류 35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그 수 또한 2,000마리가 넘는다니, 과연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자연의 터전답다. 그야말로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 금오도. 사람이 들어와 살게 된 지도 그리 오래지 않았다. 사람이 처음 이곳에 터전을 잡은 후 100년이 지난 후인, 1985년에 ‘금오도 개척 100주년 기념비’를 세웠다고.
이렇게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섬 금오도는 트레킹 코스가 생겨나면서 보다 많은 이들에게 주목받게 되었다. 하늘보다도 더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깎아지른 듯 층층의 해안 절벽을 따라 조성된 ‘금오도 비렁길’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길로 인기를 끌게 되면서 휴가지로도 많이들 찾는다고 한다. 과연 그 매력이 어떠할지 하나씩 알아보자.
보석 길을 걷는 것인지, 꽃길을 걷는 것인지, 신비의 금오도 비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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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이름 덕분에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히지 않는 ‘비렁길’은 절벽을 뜻하는 ‘벼랑’의 여수 사투리인 ‘비렁’에서 따온 이름이다. 항구미마을 뒤 산길에서 시작해 해안절벽을 따라 걷다 보면 장지마을까지 이어지는 총 18.5km의 길로 8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혹, 길이와 시간을 보고 지레 겁먹었다면 다 괜한 걱정이라는 사실.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금오도 비렁길의 매력 포인트.
특히, 다른 곳과 달리 숲과 바다, 해안절벽 등의 조화가 아름다워 그냥 걷기만 해도 감탄이 절로 나오고, 시간이 언제 흘렀는지도 모르게 어느새 끝 지점에 다다른다. 2010년, 길이 처음 만들어진 이후 매년 30만 명의 이들이 다녀가는 곳이자 행정자치부 선정 ‘우리마을 녹색길 BEST 10’,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한국의 으뜸 명소’, 한국관광공사 선정 ‘걷기 좋은 길’ 등으로 손꼽히는 남해안 최고의 절경을 자랑하는 트레킹 명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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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5개의 코스로 이루어진 금오도 비렁길을 차례로 하나씩 거닐어보자. ‘함구미-미역널방-송광사절터-신선대-두포’로 이어지는 1코스는 약 5km, 2시간 정도 소요되는 길이다. 아홉 골짜기의 절경 또는 마을 앞 넓은 포구 때문에 ‘함구미’라 불리게 되었다는 마을에서 시작하는 이 코스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저만치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미역널방’의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다고. 송광사 절터를 지나 너무나도 아름다운 경치에 마치 신선이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신비로운 전설의 장소인 ‘신선대’에 이르기까지, 자연 본연의 순수하고도 원시적인 아름다움으로 트래블피플을 매료한다.
2코스는 ‘두포-굴등전망대-촛대바위-직포’로 이어지는 3.5km의 길로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금오도에 처음 사람이 들어와 살게 되었다는 두포마을부터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바다의 풍경이 일품인 굴등전망대, 그리고 마을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촛대바위의 모습 등 마을과 바다의 아기자기한 풍광을 담을 수 있는 코스이다.
‘직포-갈바탈동전망대-매봉전망대-비렁다리-학동’에 이르는 3,5km의 3코스는 약 2시간이 소요되는 길. 이곳은 금오도 비렁길 코스 중 특히나 아름다운 절경을 보여준다. 300여 년의 오랜 세월에도 흔들리지 않고 제 자리를 지켜온 노송이 자리하는 직포에서 선연한 붉은 빛을 자랑하는 동백 숲과 천연 목재길의 조화로 트레킹의 맛을 더한다. 여기에 해안단구를 따라 이어지는 기기묘묘한 기암괴석과 푸른 보석을 품은 것처럼 반짝이는 해안길까지. 그야말로 거닐면서 볼 수 있는 아름다움이란 다 갖춘 코스이다.
4코스는 ‘학동-사다리통전망대-은금동-심포’로 이어지는 3.2km의 길로 약 1시간 30분 소요된다, 해당 코스는 금오도 비렁길의 5개 코스 중에 가장 짧은 코스로 만약 너무 오래 트레킹을 하고 싶지 않은 이라면 가장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특히 온금동에서 심포까지 이어진 해안선길은 놓치지 말 것.
‘심포-막개전망대-장지’로 이어지는 금오도 비렁길의 마지막 5코스는 3.3km의 길로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굽힐 줄 모르고 치솟은 절벽에 동글동글한 돌들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아찔한 매력을 선사하는 코스로 장쾌한 경관을 자랑한다. 아기자기한 다도해의 경관과 함께 동백나무, 소나무 등 울창한 숲속에서 삼림욕까지 만끽할 수 있는 금오도 비렁길! 만약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즈음 이곳을 찾는다면 이곳의 일출과 일몰 또한 멋진 감동을 전해오니, 참고하자.
숲속의 나무들이 전하는 상쾌한 공기와 일렁이는 바다가 전하는 시원한 파도 소리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금오도 비렁길을 소중한 사람과 함께 찬찬히 걸어 봐요!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08월 28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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