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가지 포트에 음악을 담다

인천광역시는 우리나라 인디 문화를 대표한 지역으로 알려진 홍대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인디 문화가 꽃 핀 지역이다.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기점으로 수많은 인디밴드가 인천광역시에서 태어났으며, 이를 바탕으로 1999년에 우리나라 최초의 대형 락 페스티벌인 인천 송도 트라이포트 락 페스티벌이 개최되었다. 인천 송도 트라이포트 락 페스티벌의 개최는 한국의 락 페스티벌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순간이지만 안타깝게도 집중 호우로 인해 축제 자체가 중도에 취소되는 사태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인천광역시는 기존의 락 페스티벌의 정신을 이어받아 2006년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그런데 왜 인천의 락 페스티벌에는 트라이포트, 혹은 펜타포트라는 단어가 포함된 것일까? 인천광역시는 1990년대 후반부터 동북아 중심으로 발전하기 위해 트라이포트(Tri-Port)라는 도시전략을 내세웠다. 여기서 트라이포트란 공항(Airport)과 항만(Seaport), 정보(Teleport)를 의미한다. 그리고 여기서 발전된 단어가 펜타포트(Penta-Port)이며, 위의 세 가지 포트에 비즈니스 포트(Business-port)와 레저 포트(Leisure-port)를 더해 발전시킨 것이 펜타포트다. 이는 인천의 신도시 전략으로 활용되는 개념이었고, 동북아 중심 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콘셉트였다.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이러한 개념을 활용하여 만들어진 이름이다. 하지만 그 안의 개념은 조금 다르다. 위의 내용이 도시전략으로서의 펜타포트라면, 페스티벌로서의 펜타포트는 페스티벌의 철학과 정신을 담고 있다. 장르적 구분으로 자유로운 음악(MUSIC), 연령을 초월하여 음악에 대한 관심을 표출하는 열정(PASSION), 도심으로부터의 일탈을 통한 자연과의 공존(ENVIRONMENT FRIENDLY), 진정한 페스티벌을 즐기기 위한 자유와 책임(D.I.Y), 새로운 문화를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우정(FRIENDSHIP). 이 다섯 가지의 요소가 연결고리를 이룬 것이 바로 페스티벌로서의 펜타포트다.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라인업 살펴보기

매년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라인업은 락 마니아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할 유명 뮤지션의 이름이 가득하다. 그리고 이번 2017년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도 그 기대에 부응하는 이름들이 대거 포함되었다. 주요 라인업으로는 압도적인 가창력으로 사랑을 받은 음악대장, 하현우가 보컬로 있는 밴드 국카스텐(Guckkasten)과 사이델릭한 열정과 묵직한 악기의 연주가 어우러지는 아시안 체어샷(Asian Chairshot), 사춘기의 솔직한 감성이 돋보이는 볼빨간 사춘기, 형돈이와 대준이X장미여관의 재치있는 콜라보레이션, 근래 가장 사랑받은 아티스트 자이언티 까지 모두 확인해볼 수 있다. 
 

이들 외에도 해외유명 아티스트들과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예비 월드 스타 뮤지션들의 공연 까지 즐길 수 있다. 런던 출신 젊은 신예 싱어송라이터 두아 리파(Dua Lipa), 데뷔부터 영국을 열광시킨 바스틸(Bastille), 영국 얼터너티브 록의 뒤를 이을 신흥 강자 유미앳식스(You Me At Six) 등 다양한 해외 뮤지션들의 공연을 눈 앞에서 즐길 수 있다. 
 
이러한 공연을 하루만 보는 것이 안타깝다면, 축제장 내에 마련된 캠핑 존을 예약해보는 것을 어떨까. 하지만 원하는 사람이 많아 예약 전쟁을 치러야 하는 수고는 겪어야 할 관문이다. 하지만 공연장에서의 캠핑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즐기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홈페이지에서 입장권과 캠핑 티켓, 셔틀버스를 모두 예약할 수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