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는 입간판을 정리하고 보도블록을 물갈이한다. 이렇게 조경에 힘쓰는 지역이 늘어나면서 공공디자인에 대한 관심도도 점차 올라가는 추세다. 공공디자인이란 간단히 말해, 좀 더 가고 싶고, 머물고 싶은 곳으로 공공장소를 꾸미는 일이다. 이것을 그 어디보다 앞장서서 선도적으로 주도한 곳이 있다. 바로 서울시 광진구 내 능동로로, 그 이름도 똑부러진 디자인 서울거리다.
구관이 명관으로, 능동로의 변신은 무죄!
서울시 25개 구청을 상대로 벌인 디자인 서울거리 사업. 그 사업의 첫 주자로 선발된 곳은 다름 아닌 광진구이다. 대략 7개월간의 공사가 이곳 능동로에서 진행되었고, 2009년에 완공된 거리는 예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전에 포장마차가 길 따라 널린 비좁고 복잡한 거리는 제각기 어울리지 않는 간판들이 가득 보이는 경관이었는데, 어느새 감쪽같이 변한 것이다. 이 거리에 총 32억 원이 들어갔다고 하니 무엇을 어떻게, 때를 빼고 광을 냈는지 구경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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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서울거리는 어린이대공원역 사거리에서 시작해 어린이대공원과 세종대학교를 거쳐 군자역 사거리까지의 도로 양옆 인도를 아우르고 있다. 1.65km의 구간에서 제일 먼저 시선을 가로채는 건 높이 27m, 둘레 65cm의 낙락장송들인데, 이 32그루의 거수(巨樹)들은 대략 1,200만 원의 몸값으로 뿌리내렸다고 한다. 덕분에 나무들이 녹음을 뿌리는 거리는 더욱 아늑하고 신선해졌다. 건물들의 석축과 펜스를 철거한 대신 나무를 식재로 한 자연 친화적 담장을 세우게 했는데, 물론 편안한 분위기를 드높이는 거리의 녹지대는 이곳 말고도 더 있다.
여기서도 쉬어가요, 어린이대공원과 세종대학교의 공원들
유유자적 디자인 서울거리를 거닐다 보면 중간에 궁궐 문을 연상시키는 세종대학교 정문을 만난다. 정문 방면에는 ‘열린 녹지’라 이름 붙인 공원이 있는데 이곳에 전설처럼 내려오는 여담이 있다. 학교부지의 공원화 사업 중 학교 담장을 허무는 데 세종대 재단이 반대했다는 것. 서울시가 30번을 설득하는 긴 노고 끝에 동의를 받아내 열린 녹지가 만들어지게 됐단다. 광진구청이 협력에 고마움을 표하는 의미로 정문에 소나무 6그루를 심었다는데, 열린 녹지에서 휴식이나 산책을 하기 전 소나무를 구경하는 것도 괜찮겠다.
세종대학교 건너편, 어린이대공원에도 공원이 있다. 똑같이 궁궐 문 형태를 한 어린이대공원 입구의 광장이 그것. 놀러 온 부모와 자녀로 인파가 몰리는 구간이라 보행로에 신경 쓴 티가 나는데,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곡선형으로 너비를 넓힌 우드데크가 마치 강변 산책로의 느낌을 준다. 또한, 내부의 수변공원을 시각적으로 개방했기 때문에 굳이 어린이대공원에 들어가지 않아도 연못을 감상할 수 있다. 그래서 이곳에 끌려 잠시 멈춰서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트래블피플도 그중의 한 명이 될지도 모르겠다.
오직 보행자를 위해서, 친절한 디자인 서울거리
녹지대 외에도 이곳의 매력이 하나 더 있다. 수목과 화단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오가는 길이 편치 않으면 산책이 아닌 것. 보행자를 위한 배려가 돋보이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담장을 허물어 기존의 폭이 좁은 보도 전체를 깔끔히 넓히며, 동시에 울퉁불퉁한 바닥을 평평한 화강석으로 포장했다. 이는 자전거, 유모차, 휠체어 등을 필요로 하는 교통약자를 위한 것으로 그들이 수월히 다닐 수 있도록 고심한 결과이다. 도로 위의 보행로 턱도 모두 없애서 무장애 보행로(barrier-free)로 만들었기에, 이곳은 자전거를 타고 오거나 아이와 함께 와도 한결같이 편할 것이다.
푸르른 녹지와 안전한 보행로, 거기다 근처에는 또 다른 산책로인 광나루길 그린웨이, 건강보행 테마벨트까지 있다. 세 군데가 그린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디자인 서울거리는 산책을 원하는 보행자에겐 그 어느 곳보다 친절한 산책로일 터. 전과 달리 세련된 도시미관으로 행인의 발길을 끈 다음엔 일상에 지친 몸을 누여 발길을 멈추게 할 것이다. 그리고 푸른 도심 공원에서 몸을 풀고 난 후엔 산뜻한 발걸음으로 떠나게 만들 테니 햇볕 좋은 날, 디자인 서울거리를 누비며 여유를 즐겨봄은 어떨까.
걷고 싶은 길, 길다운 길이란 어떤 건지 디자인 서울거리에서 느껴보아요! 걸으면서 느껴지는 매력 또한 남다를 거예요.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02월 2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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