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끝자락에 자리한 ‘강진’은 다산 정약용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곳. 선생의 학문적 경지와 정신이 완숙기를 이루던 이곳, 강진에서 다시금 선생의 정신을 새기고자 그의 삶이 면면에 녹아 있는 ‘다산초당’을 돌아보았다. 다산초당에 서려 있는 선생의 숨결이 온 마음으로 전해지는 순간이자 주변의 수려한 자연경관에서 마음의 안정까지 얻을 수 있었던 특별한 장소, ‘다산초당’에 얽힌 이야기를 지금 시작한다.
다산초당에서 만나는 정약용, 그리고 그의 고매한 정신
선비가 꿈꾸는 이상적인 공간이자 조선 시대 학술사에서 가장 활기찬 학문의 현장이었던, 다산초당. 조선 시대 실학자이자 개혁가인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생활을 했던 곳이다. 천주교에 물든 죄인이라는 죄명을 쓰고, 순조 1년(1801) 신유사옥에 연루되어, 셋째 형 정약종은 사형을 당하고, 둘째 형 손암 정약전은 흑산도로, 다산 정약용은 40세인 그해, 강진으로 유배되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삶 속에서 18년에 걸친 강진에서의 귀양살이 가운데 10년을 다산초당에서 지내며 그만의 학문과 사상을 꽃피웠다.
그는 이곳에서 모두 18명의 제자를 길러내고, 500여 권에 달하는 방대한 저술을 집필한다. 그중 대표적인 저서에는 ‘경세유표’, ‘목민심서’, ‘흠흠신서’ 등이 있다. ‘경세유표’는 지금의 헌법과 같은 개념으로 국가의 기본질서를 서술한 책이며 ‘목민심서’는 국가론에 부수되는 지침서와 같은, 지금으로 말하면 공무원 근무 수칙을 담은 책이다, ‘흠흠신서’는 지금의 형법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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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애와 업적 등을 기리기 위해 2014년 7월 26일 설립한 다산 기념관 앞뜰에서 야트막한 언덕 쪽으로 이동하면 다산초당이 자리하고 있는 귤동마을과 만날 수 있다. 다산초당으로 오르는 오솔길에는 대나무와 소나무가 빽빽이 숲을 이루고 있으며 이어진 비탈진 곳에는 지상으로 한껏 나무뿌리가 드러나 있다. ‘뿌리의 길’로 불리는 곳으로 이 또한 절경이니, 연신 사진으로 담아내기에 분주하다. ‘나뭇잎이 떨어져 뿌리로 가서, 다시 잎으로 되돌아오는 동안 다산이 초당에 홀로 앉아 모든 길의 뿌리가 된다는 것을~’ 이라는 정해승 시인의 어느 시 구절처럼 이 길의 아름다움을 통해 선생의 정신을 느껴볼 수 있다. 눈으로, 사진으로, 마음으로 선생의 여운을 안은 채 뿌리의 길을 힘껏 오르다 보면 어느새 다산초당에 다다른다.
선생은 7여 년간 주막과 제자의 집을 전전하다 이곳에 머물면서 방대한 저술을 집필하였다. 한가할 때면 계곡과 연못을 거닐기도 하고 차를 마시기도 하며 그 풍광을 시로 읊기도 하였다니 그의 유배생활이 그리 쓸쓸하지만은 않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찌 보면 다산초당은 유배객의 쓸쓸한 거처가 아니라 선비가 꿈꾸는 이상적인 공간이자 조선 시대 학술사에서 가장 활기찬 학문의 현장이 아닐까. 추사 김정희가 새긴 다산초당의 현판이 문득 눈에 들어오며, 다시금 그의 학문과 정신을 떠올려 본다.
다산초당에서 보물찾기! ‘다산 4경’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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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초당에는 빼놓을 수 없는 보물, ‘다산 4경’이 있다. 제1경은 ‘정석. 유배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기 직전 아무런 수식 없이 자신의 성인 정(丁)자만 따서 직접 새겼다고 전해지는 정석(丁石)은 다산의 군더더기 없는 성품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제2경은 ‘약천’으로 사람이 살려면 물이 있어야 하니, 다산이 직접 팠다는 샘을 뜻한다. 가뭄에도 늘 마르지 않고 항상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신비로운 곳이기도 하다. 제3경은 ‘다조.’ 초당 앞마당의 넓적한 바위로 약천의 물을 떠다가 주위의 솔방울로 숯불을 피워 찻물을 만들었다 한다. 제4경은 ‘연지석가산’으로 초당과 동암 사이 연못 가운데 돌을 쌓아 만든 돌탑이며 연못 속 잉어의 상태를 보며 그날의 운수를 맞췄다고 하니 그 관찰력과 지혜가 대단했음을 짐작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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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을 지나 동암을 거쳐 좌측으로 가면 백련사 혜장선사와 교류했던 오솔길이요, 우측으로 가면 ‘하늘 끝 한 모퉁이’란 뜻의 천일각이 나온다. 정조대왕과 흑산도에 유배 중인 형님 정약전이 그리울 때면 이 언덕에서 강진만을 바라보며 스산한 마음을 달랬을 선생의 마음을 기억하기 위해 1975년, 강진군에서 세웠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가히 일품이다. 초당을 오르기 전 가까이 있는 다산기념관에 들렀다 오르면 더욱 그 맛을 알 수 있으렷다.
그 누구라도, 자신을 올바르게 가꾸고자 하는 바람이 있다면, 자연과 학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남도의 끝자락, 강진 다산초당을 꼭 다녀가 보세요.
글 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김연정
발행2018년 07월 08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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