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방영됐던 드라마 중 '태양의 후예'의 인기가 실로 어마어마했다. 한동안 침체기를 맞았던 국내 드라마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었을 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에서의 인기도 상당해서 국내 촬영지들이 하나둘 주목받았을 정도. 강원도 정선군의 삼탄아트마인과 태백시의 구 한보탄광 터가 대표적인 촬영지. 한보탄광의 경우 기존 세트장이 철거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드라마의 여운을 안고 많은 관광객들이 꾸준히 찾는다고 하니 새삼 문화 콘텐츠와 한류의 파급 효과가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할 수 있다.
 
이외에도 ‘불멸의 이순신’, ‘왕의 남자’ 등 웬만한 사극의 주 무대가 된 국내 사극 촬영지의 메카, 부안영상테마파크를 비롯해 그 옛날 추억의 시절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 골목마다 아련한 향수가 가득한 순천드라마촬영장,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영화 촬영 시설로 촬영부터 편집까지 가능한 남양주종합촬영소, ‘카인과 아벨’, ‘제빵왕 김탁구’ 등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졌을 뿐 아니라 아기자기한 벽화들이 감성을 자극하는 청주 수암골 벽화마을 등. 한때는 드라마와 영화의 촬영지로 주목받았다면, 이제는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자리한 곳이자 아직도 그때 그 드라마 혹은 영화의 여운이 남아 있는 곳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곳들이 처음부터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초라하고 볼품없었던 곳이 드라마나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사람들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드라마나 영화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해당 촬영지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진 경우가 많다. 위에서 말했던 태백의 한보탄광이 그러하고, 청주의 수암골 벽화마을이 그러하다.

그렇다고 모든 촬영지가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당기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그곳을 찾았을 때 TV나 영화 속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못하거나 생각보다 별것 없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 그럼에도 계속해서 국내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들이 관광명소로 주목받는 것은 우리가 처음 영상을 통해 봤던 인상이 너무나 강렬하고도 아름답기 때문 아닐까.

이름만으로도 무언가 기대와 환상을 갖게 되는 국내 곳곳의 촬영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이들이 찾아오기에 우리가 더욱 가꾸고 발전해 나가야 할 관광자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