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의 교육을 담당했던 곳 중, 향교는 성균관의 하급 교육기관으로 수많은 지방민의 초, 중등 교육을 담당했다. 수많은 유생이 향교에서 유교와 예절, 제례 등을 교육받고 과거시험에 도전했다. 한때는 향교에서 교육을 받은 자만이 과거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을 정도로, 조정에서도 향교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었다. 이러한 향교가 처음으로 생긴 곳은 어디일까? 최초라고 하니 수도원 인근을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뜻밖에 최초의 향교로 알려진 곳은 땅끝마을 해남군에 있다.
땅끝마을에 만들어진 최초의 향교
땅끝마을로 유명한 해남군, 이곳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졌다는 향교를 만날 수 있다. 해남군청 앞에서 해남향교는 어떤 곳일지 고민을 해본다. 최초, 그리고 향교라는 말을 듣고 과연 어디에 자리 잡은 향교일지를 생각해보려는 찰나, 발걸음이 닿는 곳으로 걸어간 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한옥으로 가득한 공간에 도착한다. 그렇게 해남향교에 도착하게 된다. 해남향교는 해남군청에서 500m도 채 떨어져 있지 않다. 해남향교는 중얼중얼 글을 외는 소리가 새어 나올 것만 같은 대문으로 어리숙한 여행객을 맞이한다.
얼떨결에 온 해남향교지만 대문에서부터 느껴지는 모습이 남다르다. 정갈하게 쌓인 기와와 태극문양 그림이 그려진 붉은 대문, 처마 곳곳에 칠해진 형형색색 단청과 힘 있는 글씨로 새겨진 해남향교 문패까지. 깔끔하고 정리된 한옥의 모습에 왠지 마음이 편안해진다. 도시의 회색 건물에선 볼 수 없었던 편안함 속으로 천천히 걸어가 본다.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해남향교
해남향교. 향교라고 하니 왠지 아주 오래전, 먼 옛날의 조상들이 공부했던 서당과 같이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해남향교는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 그러니까 할아버지까지만 하더라도 이곳에서 한문을 비롯한 기초적인 교육을 받았다.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물론 지금이야 당시처럼 학생들의 조잘거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래도 해남향교를 둘러보다 보면 어디선가 변성기를 맞은 목소리로 천자문을 외는 소리가 들릴지도 모른다.
1
2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한옥으로 둘러싸인 곳에 마련된 여러 모양의 돌이다. 해남향교의 이력이 적힌 이력비 두 개와 해남 명사의 공적이 나열된 공적비들이 눈길을 끈다. 이력비 하나를 살펴보니 해남향교의 유래와 구조, 그리고 역사가 간략하게 적혀있다. 그리고 여기에 해남향교가 우리나라 최초의 향교라는 것이 기록되어 있다. 해남향교는 고려 충렬왕 재위 시절, 중국 사신을 맞이하기 위해 세워진 것이라고 한다. 처음 건립지는 해남군 현산면 향교리였지만 조선 성종 때 지금의 자리인 해남읍 수성리로 옮겨졌다.
3
4
해남향교의 건물은 뒤쪽이 오르막길인 경사 지형에 있다. 그런 이유로 향교 앞쪽에는 학생들의 교육을 위한 명륜당, 뒤쪽에는 선현의 위패를 봉안하고 제사를 올리기 위한 대성전과 내삼문이 건립된 전학후묘의 형태로 배치되어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눈여겨봐야 할 곳은 대성전이다. 해남향교의 대성전은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77호에 지정된 문화재다. 그 안에는 중국 5성, 송조 4현, 그리고 우리나라 18현 총 27인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과거의 해남향교가 해남 지역 유생들의 교육과 선현들을 위한 제사의 목적으로만 사용됐다면, 현재의 해남향교는 제사와 행사의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석전대제와 성년 작명례, 원사추모대제, 도덕성 회복 결의대회, 기로연 등의 행사는 지금까지 꾸준하게 이어져오며 많은 이들에게 유교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러한 활동을 진행하면서 미래의 후손들에게 유교 정신을 알려줄 것이다. 해남향교는 늘 그렇게 우리를 교육하고 있다.
시대는 변해도 향교는 변하지 않습니다. 방식은 변해도 많은 이들을 교육하기 위한 해남향교의 역할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21년 05월 15 일자
해당 콘텐츠에 대한 기여도 기사+사진 기사 사진 오류수정
참여한 트래블파트너가 없습니다.
참여한 주재기자가 없습니다.
참여한 파워리포터가 없습니다.
참여한 한줄리포터가 없습니다.
테마리스트 페이지 버튼 테마별 기사리스트 페이지로 이동
테마리스트 해당기사와 같은 테마기사 리스트
테마리스트 바로가기 버튼 테마별 리스트 정보제공
핫마크 콘텐츠에 대한 중요도 정보
콘텐츠호감도
콘텐츠들에 대한
트래블피플의 반응도
사용방법 안내버튼 설명 페이지 활성화
함께하는 트래블피플
트래블파트너, 슈퍼라이터,
파워리포터, 한줄리포터로 구성된 트래블피플
스크랩
마이페이지
스크랩 내역에 저장
해당기사에 대한 참여
추가정보나 사진제공,
오탈자 등 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