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발의 습도를 조절해주고 겨울에는 체온의 손실을 막아주는 양말. 오래전 우리나라는 양말대신 버선을 신었다. 이러한 버선을 한자로는 말(襪)이라고 하는데 개화기 이후 현재와 비슷한 형태의 발싸개가 전해진다. 이에 선조들은 서양식 버선이란 뜻을 가진 양말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오늘날에는 본래의 의도를 잃지 않으면서도 패션의 한 종류로 인정받으면서 다양한 디자인과 형태를 갖춘 양말들이 출시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만든 한 양말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양말을 구매하려는 클라이언트의 첫 질문은 한결같다. “양말 가격은 어떻게 되나요?” 그런 클라이언트에게 지아이엘에스에서 되묻는 질문은 “누구를 위한 양말인가요?“다. 어떤 사람이 신는지를 알아야 그를 기뻐하게 하는 양말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어떤 클라이언트는 저렴하고 빠르게 만들어달라는 요구를 하지만 그것은 지아이엘에스가 지양하는 바다. 저렴하게, 혹은 급하게 제작한 제품의 질은 클라이언트를 실망시킨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렇게 신념이 뚜렷한 양말을 만드는 회사, 지아이엘에스. 오늘 [트래블투데이]는 지아이엘에스의 유광 디자인 실장과 만나 양말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지아이엘에스란 어떤 회사인가?
40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온 길표양말
저희 회사는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76년에 시작되었습니다. 아버님이 길표양말이라는 회사를 창업하시면서 시작되었고, 약 10년 전부터 형제들이 회사 운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아이엘에스는 양말을 만드는 회사는 맞습니다. 하지만 다른 회사와 달리 실험적인 양말이나 새로운 모양의 양말을 디자인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야기할 때 지아이엘에스는 양말 회사가 디자인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회사가 양말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만큼 디자인에 신경을 쓴다는 것이죠.
또 양말은 우리들의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용품이잖아요. 근데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양말에 대한 선입견이 많아요. 예를 들면 양말은 꼭 면이어야 한다, 또는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 발냄새의 주범이 양말이다, 이런 내용이죠. 하지만 저희는 양말도 하나의 좋은 상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사람들의 편견을 없애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 조각보 양말은 어떻게 만들어진 제품인가?
어머님의 사랑과 정성으로 만들어진 조각보 문화를 담다
양말은 우리가 지금 입고 있는 옷과는 다른 방법으로 만들어져요. 일반적인 옷은 원단에 날염을 하거나 인쇄를 해서 만들지만 양말은 원사라고 하는 실로 제품을 바로 만들어내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양말 자체로 만들 수 있는 디자인에는 분명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양말을 만들 때 전통문화상품을 만들고자 하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가 조각보라는 것이었어요.
조각보는 저희 어머니보다도 더 오래전부터 사용한 보자기인데요, 조각조각으로 나눠진 천을 하나로 기워 만든 보자기가 조각보예요.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도 모를 만큼 오래된 조각보 문화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산이고 전통이라고 생각해요. 나눠져 있을 때는 의미 없었던 천 조각이 이어져서 큰 형태를 갖추고, 그런 고형적 형태에 비례를 맞추고 미적 감각을 첨가하면 새로운 느낌을 낼 수 있죠. 자연스러운 방식의 몬드리안 기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그런 조각보가 가진 전통에 어머님의 사랑과 정성이 담겼다는 개념을 추가시켰고 다섯 가지의 문양으로 패턴화해서 양말에 적용하여 만들었습니다.
■ 조각보 양말이 가진 특징은 어떤 것인가?
기본에 충실하고, 한국적인 감각을 살리다
기본적으로 조각보 양말은 다섯 가지 아이템이 있어요.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한국의 전통 문화인 조각보를 가지고 현대적인 감각을 덧입혀서 만들어낸 양말이에요. 조각보의 형태는 천차만별이죠? 조각보라는 것 자체가 정형화된 것이 없기 때문에 컬러와 패턴이 자유로운 디자인이 만들어질 수 있었어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컬러풀한 패션 양말로 생각할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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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가격이 더 비싸더라도 국내에서 생산된 원사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에요. 저렴하게 만든 양말은 처음엔 비슷하게 보일지 몰라도 몇 번 신어보면 알게 됩니다. 쉽게 뜯어지고, 잘 늘어나서 오래 신을 수가 없어요. 저희는 아버님이 경영하실 때부터 고집한 것이 항상 최상의 실로 최상의 가공 작업으로 최상의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양말은 증정의 개념이 많기 때문에 선물로써 가치를 지닐 수 있도록 세밀한 작업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래서 좋은 질의 양말을 생각하고 있어요.
■ 관광기념품 시장에서 조각보 양말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조각보 문화가 담긴 양말 한 켤레로
획일화된 관광기념품을 탈피하다
저희는 이 조각보 양말을 가지고 2014년 대한민국 관광기념품 공모전에 출품해서 입상하기도 했었어요. 아마 양말이 관광기념품으로 출품한 것은 거의 처음이라고 생각해요. 이 공모전을 계기로 우리가 만든 양말이 소비자에게 호응이 있을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줬어요. 사실 관광기념품이라고 하면 열쇠고리 같은 보편적인 제품들이 많잖아요. 제가 어렸을 때인 80년대에 봤던 기념품이 아직도 시중에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어요. 한국의 관광기념품 종류가 이렇게 한정적이니 그런 부분에서 전통 문양이 담긴 양말은 좋은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한 생각의 결과물이 지금 보고 계신 양말입니다.
조각보 양말 소비자의 70~80퍼센트는 외국인입니다. 다양한 이유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조각보 양말을 많이 구매해요. 대부분의 기념품이라고 하면 실용적인 측면이 적은 제품들이 많아요. 그런데 어차피 외국인들도 양말을 신고, 한국의 전통 문양과 이야기가 담긴 양말을 구매하여 신을 때마다 한국을 추억할 수 있겠죠. 이렇게 작은 조각보 양말이지만 이것을 통해 우리나라의 관광과 문화를 알리는데 역할을 한다는 것에 큰 자부심이 있습니다.
■ 앞으로 지아이엘에스가 이뤄갈 꿈은 무엇인가?
소중한 사람에게 건넬 수 있는 따듯한 의미를 만들고 싶다
저희가 지금 만드는 양말은 한국적인 특성을 반영한 양말이에요. 보편적인 한국의 이미지가 담긴 디자인의 양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앞으로는 특정 지역에 맞는 제품을 만들고 싶어요. 수많은 관광지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열쇠고리에도 그 지역의 특성이 담겨있어요. 앞으로 저희가 만들 양말에도 특정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색과 문양을 담아 만들고 싶어요. 그것이 양말을 통해 그 지역을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지아이엘에스의 양말에는 장인정신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요. 단 한 켤레의 양말을 만들더라도 색감과 문양, 원사, 패턴의 비율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만든다는 것을요. 저희가 만든 양말이 단순하게 그냥 양말로 남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냥 양말이 아니라 행복이 될 수도, 사랑이 될 수도, 아니면 치유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누군가에게 가치와 의미가 있는 양말을 만드는 것이 지아이엘에스가 꾸는 꿈입니다.
[여행선물] 지아이엘에스 조각보 양말
평범한 양말은 가라?! 특별한 양말이 온다! 한국적인 멋이 담긴 지아이엘에스 조각보 양말로 특별한 선물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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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트래블투데이 김영호 취재기자
발행2016년 09월 14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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