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눈 내린 아침이 생각난다. 하얀 눈밭을 밟기가 아까워 누가 지나간 발자국을 따라 어디론가 걷던 기억이. 시간이 많이 흘러 성인이 된 지금은 눈이 오면 출근 걱정에, 운전 걱정에 한숨 먼저 튀어나온다. 하지만 눈 덮인 산하를 오를 때면 어렸을 때의 동심도, 현재의 귀찮음도 아닌 오직 이 눈 덮인 산길을 홀로 걷고 싶단 생각뿐. 정상에 서면 보이는 것은 온통 파란 하늘과 끝없이 펼쳐진 산하, 그들만이 나를 반긴다.
'눈'하면 떠오르는 산, 함백산
태백산을 마주하고 있는 함백산은 남한에 있는 산 중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계방산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지리적으로 태백산과 마주하고 있지만, 신라 시대에는 태백산의 한 봉우리로 칭하였다. 그러나 일본강점기 때 제작된 지도에는 ‘함백산’이라 표기되어 그 후 함백산이라 불리게 되었다.
소백산, 태백산, 함백산 모두 가운데 ‘白’, 흰 백 자가 있다. 사계절이 아름다운 산이지만 그중 겨울에는 그 아름다움이 더욱 빛난다. 이름에 담겨 있는 ‘白’처럼 겨울의 함백산에는 눈이 많아 겨울 산을 대표하는 산으로 손꼽힌다. 특히 겨울의 함백산은 정상에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있는 고목과 고사목 군락 일대에 펼쳐지는 상고대가 명품. 해발 1,500m가 넘는 산인만큼 정상에 오르면 남쪽으로는 태백산이, 북쪽으로는 가리왕산의 눈 덮인 백두대간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데 그 모습은 함백산이 선사하는 최고의 선물이다. 또한, 첩첩산중 위로 떠오르는 동해의 일출은 더없이 아름다워 일출 명소로도 유명하다.
오르는 과정은 어려워도 오르고 나면 펼쳐지는 작은 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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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겨울 산을 등반한다는 것은 다른 계절과는 다르게 그리 쉽지만은 않다. 산을 뒤덮은 눈 속으로 발이 푹푹 빠져 체력 소모가 더하기 때문이다. 정상에 다가올수록 거세지는 바람은 때론 두려움과 망설임을 주기도 한다. 또한, 겨울 산은 다른 계절에 비해 준비해야 할 것도 많다. 쌓이는 눈에 반사되는 햇빛은 눈을 부시게 하므로, 만약 장시간 산행을 한다면 선글라스는 필수! 이외에도 눈길에 미끄러지지 않을 아이젠, 겨울 산의 추위를 견디게 해줄 핫팩이나 보온병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과 준비를 마치고 정상에 오르면 다른 계절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겨울 산만의 매력과 성취감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끝없이 펼쳐진 산의 풍광을 보는 순간 여기가 진정 설국(雪國)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을 것.
겨울을 함께 보내고 싶은 이가 있다면 '함백산'으로
겨울의 인기 명산인 만큼 주말이 되면 이곳 함백산의 겨울을 만끽하러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는다. 함백산의 등산길은 주로 만항재 기점에서 출발하여 ‘정상-중함백-적조암’이나 ‘중함백-온대봉-싸리재-두문동재’ 코스를 주로 이용한다. 정상이 1,500m가 넘기 때문에 오르는 것이 힘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코스에 따라 900m~1,200m에서 등산을 시작하기 때문에 실제 정상까지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다. 그래서 등산 초보자들도 일반적으로 정상까지 2시간 내외로 오를 수 있다는 사실!
게다가 함백산 정상에는 방송국 중계소와 태릉선수촌이 있어 주변에 차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때문에 정상까지 걷기가 부담스럽다면 차로 쉽게 오를 수도 있으니 걱정하지 말자. 참고로 함백산은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로 가장 높게 오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등산이 더욱 즐거운 함백산! 이곳을 가는 길에는 월정사의 말사인 정암사가 있어 함백산을 오가는 길에 이곳에 들르는 관광객도 꽤 많다. 또한 함백산에서 가까운 ‘추전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고지에 있는 역으로 눈꽃열차가 유명하다. 주변에는 스키리조트도 있어 당일 여행이 아니라면 스키와 등산을 함께 즐길 수도 있다. 앞서 말했듯 겨울 산은 준비할 것도 많고 체력적으로도 많은 부담이 될 터. 하지만 이곳 함백산이라면 등산 초보자들도 쉽게 오를 수 있어 연인 혹은 가족, 친구끼리 겨울 세상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한다.
겨울이 주는 매력을 모른다면 추운 날씨 속 몸은 더욱 움츠러들죠. 하지만 겨울의 낭만을 느끼고 싶다면 당장 함백산으로 떠나보세요. 영화에서 보았던 설국의 장관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글 트래블투데이 김혜진 취재기자
발행2019년 01월 06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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