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백제시대에 고창 지역의 남자와 여자가 두 무리로 나뉘어 성 쌓기 내기를 했다. 남자들은 힘이 세니까 여자들은 이길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여 여유를 부리며 성 쌓기를 게을리했다. 반면 여자들은 꾀를 내어 남자들이 보이지 않는 쪽부터 쌓아서 결국 여자들이 이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이 이야기는 고창 지역에 전해져온 고창읍성의 설화다. 저 짧은 글에서는 고창읍성의 은은한 매력을 느낄 수 없다. 전통과 역사가 남아 있는 고창읍성의 진정한 매력을.
모양성, 그리고 고창읍성
고창읍성은 1453년, 조선 제6대 임금 단종이 즉위한 원년에 왜구의 침략을 막기 위해 지은 성곽이다. 이 성곽은 모양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백제시대 고창 지역의 이름이 '모양부리현'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이 성곽의 공식 명칭은 고창읍성이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모양성이라고도 부른다. 고창읍성의 지형은 산의 형상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산맥과 연결되지 않는다. 또한 구조 자체는 백제시대의 토성으로 알려진 몽촌토성과 흡사한 부분이 많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보아 단종 시대에 석성으로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토성으로써의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현재 사적 제145호에 지정된 고창읍성은 4~6m의 높이에 1,680m의 둘레를 가진 성이다. 성을 구성하는 재료들은 대부분이 자연석이지만, 다른 건물에 쓰일 만한 석재가 가끔 보이기도 한다. 크고 작은 돌과 바위, 흙이 견고하게 성곽을 만들고 그 위로는 푸른 덩굴식물이 있으며, 성곽의 안쪽에는 하늘로 쭉쭉 뻗은 소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성벽 위로 올라가 한 바퀴 돌아보면 시원한 경치와 너그러운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다.
고창읍성이 간직한 전통 민속놀이
고창읍성에는 답성놀이라는 풍습이 이어져오고 있다. 답성놀이는 윤달이 뜨는 해인 윤년의 윤달에 마을 아낙네들이 성에 올라가 산의 능선을 따라 열을 지어 도는 풍속이다. 다른 말로는 성 돌기, 성 밟기라고도 한다. 이들은 모양성을 돌며 액운을 물리치고 자신과 가족의 무병장수와 극락왕생을 기원한다. 다른 많은 날을 제쳐두고 윤년 윤달에 도는 이유는, 이때가 저승문이 열리는 달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고창읍성의 답성놀이 방식은 손바닥 크기의 돌을 머리에 이고 모양성을 걷는 것이다. 사람들은 모양성을 한 바퀴 돌면 다릿병이 낫고, 두 바퀴를 돌면 무병장수하며, 세 바퀴를 돌면 극락으로 승천한다고 믿었다.
답성놀이는 복을 기원하기 위해 진행된 풍습이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고창의 아낙네들이 약 2km의 성곽을 밟으면서 돌고 나면 고창읍성은 조금씩 단단해졌다. 해마다 조금씩 이탈되는 성벽이 답성놀이 덕분에 단단하게 맞물리게 된 것이다. 바닷가에서 두꺼비집을 만드는 상상을 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꾸준하게 답성놀이를 진행했던 풍습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고창읍성의 보존 상태는 현재도 매우 훌륭하다.
행복을 기원하며 벌이는 고창모양성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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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지역에서 전해내려오는 풍속인 답성놀이. 그 중 현재까지 진행되는 대표적인 곳 고창읍성이다. 고창군에서는 이러한 역사를 바탕으로 음력 9월 9일의 중앙절을 '군민의 날'로 삼아 고창모양성제라는 행사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고창모양성제는 백성을 위해 축성했던 선조들의 정신을 기리고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행사를 마련하기 위해 개최된 축제이다.
고창모양성제의 대표 행사는 역시 모양성 답성놀이다. 답성놀이는 축제의 시작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행사이며, 수백 년을 이어온 전통 풍습이기에 과거 그대로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행사기간 중에는 한 번에 600여 명의 부녀자들이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머리에 돌을 지고 모양성을 도는 놀이를 재현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화려한 한복의 향연으로 고창읍성 위에는 아름다움이 곁들여진다. 그밖에도 여러 문예행사와 민속놀이 등 각종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이 준비되어 있다.
오랜 역사는 물론 전통을 지닌 답성놀이의 현장, 고창읍성! 고요한 고창읍성을 따라 걸으며 전통과 역사의 은은한 매력에 취해보세요~
글 트래블투데이 황태희 취재기자
발행2016년 10월 29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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