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랑팔경(月浪八景)은 옛 이름이 월랑인 진안군의 아름다운 8가지 경치를 말한다. 그중에 첫 번째로 꼽는 것이 마이귀운(馬耳歸雲)이다. 마이귀운은 마이산을 감도는 구름이라는 뜻으로 마이산에 내려앉은 구름의 멋을 말한다. 하지만 마이산은 구름이 없어도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가진 곳이다. 이러한 마이산의 포인트는 산 중턱에 세워진 원뿔형 탑이라고 할 수 있다.
하늘로 솟아오른 신비한 돌탑
마이산은 조선에서 태종이 즉위했을 때 만들어진 이름이다. 어느 날 태종이 남쪽으로 행차하여 진안 근처를 지나다가 어느 산을 보았는데 두 개의 봉우리가 꼭 말의 귀와 같다고 하여 마이산(馬耳山)으로 불리게 되었다. 현재 마이산의 동쪽 봉우리는 수마이봉이며, 서쪽 봉우리는 암마이봉으로 불리고 있다. 마이산에서 가장 신비롭고 특별한 탑사는 암마이봉의 수직 벽과 맞닿은 골짜기에 자리 잡고 있다.
마이산 탑사는 80여 개의 탑이 모여 있는 절로,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광경을 보기 위해 마이산을 찾는다. 하지만 큰 암석을 깎아서 만든 여느 탑과는 다르게 마이산 탑사의 탑은 조금 다른 모양을 가지고 있다. 마이산 탑사의 탑들은 그리 크지 않은 돌을 쌓아서 만들었다. 여느 개울가에서 자갈을 쌓아서 세웠던 그런 형식이지만 그 규모나 형태에서 차이를 보인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마이산 탑사
탑사의 탑들은 크게 두 가지 형태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하늘을 향해 일자로 올라가는 형태와 크고 작은 돌을 원뿔의 형태로 쌓고 그 위에 일자로 올라가는 탑을 더한 형태이다. 이곳의 탑은 대부분이 하늘을 향해 일자로 올라가는 형태이지만 그 크기는 길어도 3m가 되지 않는다. 주변에서 받쳐주는 것이 없으니 높이 올라갈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이에 반해 원뿔 형태의 탑은 탑이 쓰러지지 않도록 하단부를 단단히 쌓았기 때문에 10~20m의 높이의 탑까지 있다.
이곳에 있는 탑들은 만들어진지 100여년 이상의 세월이 지났다. 그리고 일자로 올라가는 탑이나 원뿔 형태의 탑 모두 접착제나 시멘트 등 인공적인 부재료는 일체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돌을 깎아서 쌓은 것도 아니다. 탑사는 암마이봉과 수마이봉 사이에 있기 때문에 세찬 바람이 사시사철 분다. 그런데 어떻게 이 탑들이 견딜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한 궁금증은 탑사의 전설에서 알 수 있다.
공든 탑은 무너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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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탑들을 쌓은 사람은 이갑룡 도사로 알려져 있다. 1800년대의 사람인 이갑룡 도사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수행을 거듭하다 25세에 마이산으로 들어온다. 그는 자연의 솔잎으로 생식을 하며 수련을 했는데 사람들의 죄를 구제하라는 신의 계시를 받아 탑을 쌓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자그마치 30년 동안 돌을 쌓아올린다. 낮에는 돌을 나르고 밤에는 탑을 쌓았다고 하는 그 정성이 결국 108개의 탑을 완성시켰다. 백팔번뇌를 벗어나고자 하는 이갑룡 도사의 의지가 담긴 108개의 탑은 현재 80여 개만 남아있다. 100여 년간 모진 바람이 불어도 쓰러지지 않는 이 탑들에는 이갑룡 도사의 간절함이 담겨있기 때문에 쓰러질 수 없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 전설은 말 그대로 전설일 가능성이 많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기록들을 보면 이갑룡 도사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탑들이 존재했다는 기록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과 마찬가지로 모든 탑을 이갑룡 도사가 쌓지는 않았더라도 그가 새로운 탑을 쌓았고 무너진 탑을 보수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전설은 전설일 뿐이지만 이갑룡 도사가 죄를 지은 사람들을 위해 많은 공을 들여서 탑을 만들었다는 것은 1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뚝 서 있는 탑들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신비로운 돌탑이 가득한 마이산 탑사! 이곳에서 자신만의 탑을 쌓아보아요~
글 트래블투데이 심성자 취재기자
발행2021년 05월 30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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