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하게 둘러진 담장사이로 난 과실나무가 탐스러운 열매를 맺어 풍요롭고 넉넉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곳간에 두둑이 쌓인 곡물들과 장독대 위로 빽빽하고 가지런히 익어가는 장들을 보는 것도 마찬가지다. 때에 따라 정성을 들인 만큼 그 열매로 보답하는 과실들은 자연이란 이름으로 고택과 잘 어울린다.
창실고택은 맑고 깨끗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청송에서도 황톳길 아름다운 덕천 소슬마을 안에 있는 고택이다. 덕천 소슬마을은 청송 심씨(靑松沈氏) 집성촌으로 조선 시대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슬로시티다. 이 마을 안쪽 깊숙이 자리한 창실고택은 100년 전 청송의 심부자집 송소 심호택의 동생이 분가를 하면서 내어준 집으로, 세간집치고는 큰 27칸 규모의 집이다.
창실고택이라 불린 사연도 남다르다. 100년 전 창녕에서 만석꾼인 심씨네 집으로 시집온 이가 집 옆에 위치한 정자에서부터 비단을 깔고 그것을 밟으며 고택 안으로 들어왔다고 한다. 그 만큼 창실고택은 세간집 한옥이라 하기에는 규모부터 다른 것이다. 그때 창녕에서 시집온 여식에 의해 이 집은 ‘창실댁’이란 이름이 붙었고 지금에 와서는 창실고택이라 불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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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택은 안채와 사랑채가 나란히 서 있다. 그 사이에 책방과 고방을 두어 전체적으로 ‘ㅁ’자형 구조를 보인다. 안마당을 두고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는 ‘ㅁ’자 형태 가옥은 경북 북부 지방의 양반가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건축양식이다.
고택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사랑채가 보인다. 사랑채에는 시원스레 뚫린 대청마루 좌우로 정면 2칸, 측면 1칸의 사랑방과 정면 2칸, 측면 1칸의 책방이 자리하였다. 사랑방과 대청마루를 들문으로 전체 개방할 수 있어, 한옥의 특징인 개방성과 폐쇄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부속채로는 행랑채의 초당방과, 새로 지은 건물인 정면 1칸, 측면 1칸의 황토방이 있다. 사랑채와 지붕으로 이어져 있는 행랑채는 높이가 낮은 맞배지붕을 이고 있는데, 옛날 이 집안 머슴이 살던 공간이다.
안채는 정면 2칸, 측면 1칸의 안방과 정면 1칸, 측면 1칸 반의 안사랑방과 이를 연결하는 대청마루, 안방과 연결된 부엌으로 이루어져 있다. 안채 우측 방앗간 건물은 복원한 것으로 초가다. 안채와 사랑채의 대청마루에서는 다도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준비되어 있으며, 문인화 체험, 부채 그리기, 텃밭 체험 등 다양한 체험도 즐길 수 있다.
현재 고택을 운영하고 있는 주인장은 가문의 종부나 종손이 아니다. 전원에서 휴식을 취하려 이 고택을 임대해 입주한 이가 고택을 관리하고 있다. 주인만큼이나 고택을 애지중지 하여 청실고택은 원래의 것들을 최대한 지켜나가고 있다.
사랑방의 구들 연기를 뒤뜰로 내보내기 위해 사람 표정을 닮은 굴뚝까지 설치하였고 연기 모양까지 조절하려 굴뚝을 몇 차례 수리하였다 하니 그 애정의 깊이를 알만하다. 기와로 눈과 코, 입을 만들어서 그런지 굴뚝의 표정이 익살스럽다. 머리에 인 기와들은 그 모양새가 머리칼인 것 같기도 하고 갓처럼 보이기도 한다.
뒤뜰 옆 온실은 다육식물이 자라고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비교적 높은 곳에 자리한 온실로 가려면 돌계단을 타고 올라가야 한다. 계단 옆에는 텃밭이 있고 장독대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건물 뒤편에는 대나무 숲이 자리하였다.
고택 안 창밖으로 대나무 숲을 보고 있으면 바람에 부대끼는 시원한 대나무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늘 푸른 줄기들이 바람 부는 대로 허공을 이리저리 맴돌지만 늘 그 자리다. 사시사철 변함없는 것이, 세월이 흐를수록 마디마디 아름다운 고택과 닮아 있다.
고택은 자연에 폭 안겨 있다. 여름에 보면 녹음 짙은 산이 팔 벌려 고택을 뒤에서 껴안은 모양새다. 앞에는 논과 밭으로 누울 자리를 펴고 있다. 가을이면 뒷산의 붉은 잎들이 바람을 타고 와 결국 고택을 범하리라. 겨울이 되어 고택이 흰 눈을 이불 삼아 덮으면 더없이 아름다워진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고택의 매력적인 모습이야말로 우리 전통 가옥의 진정한 멋이 아닐까 한다.
*주변 관광지
청송야송미술관
청송야송미술관은 한국화가 야송(野松) 이원좌(李元佐) 화백이 소장하고 있던 한국화 및 도예작품 등 350점, 국내외 유명 화가와 조각가들의 작품 50여점, 미술관련 서적 1만여 점을 기증받아 옛 신촌초등학교를 현대식 미술관으로 단장하여 지난 2005년 개관한 미술관이다.
절골계곡
절골계곡은 주왕산에서 남쪽으로 흘러내린 계곡으로 원시적인 비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주왕산의 주등산로가 있는 대전사나 폭포가 있는 쪽 보다는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아 한적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죽순처럼 우뚝 솟은 기암괴석과 울창한 수림으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별천지와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다.
솔기온천
주왕산 온천 관광호텔에서 운영하는 솔기온천은 지하 710m 암반에서 용출되는 pH 9.1의 알카리성 중탄산 나트륨 천연온천이다. 일반 온천수보다 알카리성분이 월등히 높아 피부미용, 노화방지, 근육통, 류마티스질환, 만성피부염, 알레르기성 질환에 효능이 매우 뛰어나다.
[트래블스테이] 창실고택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 우리 고유의 것을 경험해 보는 것은 필수!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창실고택. 도심과 확연히 다른 옛 정취, 그 시대의 향기가 고스란이 녹아있는 고택에서의 하룻밤은 어떠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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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트래블투데이 편집국
발행2016년 02월 19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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