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열풍이 쉬이 가시지 않는 이 시점에 미식(美食)이라는 두 글자가 주는 기쁨은 얼마나 큰가. 맛도 맛이지만 눈과 코가 즐거운 음식의 향연에 이내 마음을 빼앗기기 일쑤다. 여행에서도 음식을 빼놓을 순 없다. 발바닥 땀내며 이리저리 돌아다녀도 뱃속이 허전하면 여행의 매력이 반감되기 때문이다. 맛있는 음식이 코끝을 자극하고 잔뜩 움츠린 본능을 깨우면 언제든 음식이 이끄는 대로 발길을 돌려도 좋다.
세상에는 맛있는 음식이 너무나 많고 요즘 현대인들은 미식을 즐길 준비가 돼 있다. 음식을 섭취하려는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과거에는 특별히 맛있는 음식을 즐기기 위해 돈이나 시간을 들이지는 않았고 남이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남이 맛있게 먹는 것만 봐도 내 배가 부른 듯 함께 웃고 있지 않은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도 있듯 어느덧 음식은 여행의 한 테마로 어엿이 자리 잡았다. 어떤 이들은 여행의 테마를 ‘맛집’ 혹은 ‘먹방’으로 잡고, 먹는 데 열중하는 바람직한 여행을 다녀오기도 한다.
여행길에서 만난 음식들은 대게 지역 특산물이거나 제철 맞은 음식들이기에 특별하다. 매일 먹는 밥과 국, 반찬과 다를 바 없어도 괜찮다. 산이면 산, 바다면 바다의 향기를 흠뻑 머금어 감칠맛을 더하기 때문이다.
그 지역에 가면 그 음식을 먹어봐야 한다는 것이 마치 공식처럼 짜여 있는데, 그렇다고 무작정 다 지킬 필요는 없다. 입맛대로 취향대로 즐기면 그뿐. 물론 길거리 음식도 전문 음식점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다.
여행과 음식. 이 두 글자가 만났을 때 생기는 시너지가 얼마나 큰지는 맛있는 여행을 떠나본 이들만 안다. 꼭 좋은 음식이 아니라도 우아하게 대접받는 자리가 아니라도 충분히 미식을 즐길 수 있다. 미슐랭 쓰리 스타 레스토랑이 아니면 어떤가. 우리 문화 그리고 우리 이야기가 담긴 감칠맛 나는 음식이면 무어라도 좋다.
밖에서 먹는 음식이 맛있는 이유는 물론 음식 자체가 맛있기 때문도 있겠지만, 여행이라는 들뜬 마음과 타지 사람에게 지역 음식을 대접하는 이의 정성 어린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글 트래블투데이 박옥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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