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중서부 서해안에 자리한 홍성군은 예부터 충남 서북부 지역을 일컫는 ‘내포(內浦)’ 문화권의 중심지로서 알려져 왔다. 산과 바다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민족의 정기를 품은 문화유적지가 즐비하며, 훌륭한 인품을 지닌 위인과 뛰어난 재능을 겸비한 예술인들이 많이 났기 때문이다. ‘홍성 8경’은 홍성이 어째서 오랜 세월 동안 내포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겠다. [트래블투데이]와 함께 ‘홍성 8경’이 선사하는 황홀경 속으로 빠져보자.
홍성의 아름다움을 보라, 홍성 8경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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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대로 제1경 용봉산, 제2경 홍주성, 제3경 만해 한용운 생가, 제4경 그림이 있는 정원의 모습[제1경] 서해의 소금강, 용봉산
홍성군 홍북면과 예산군 덕산면에 걸쳐 있는 용봉산은 해발 381m의 비교적 야트막한 산이다. 높이는 낮은 편이지만 산세가 수려하고 기암괴석이 즐비해 ‘서해의 금강산’이라 불린다. 산의 형상이 용과 봉황의 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용봉산’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8개의 산봉우리를 뽐낸다 하여 ‘팔봉산’이라고도 불린다. 용봉산은 산 전체가 바위로 이루어져 있는 바위산이다. 이 때문에 병풍바위, 장군바위 등 전설을 간직한 기암도 많다. 그러나 산세가 험하지는 않아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상에 오르면 예산의 덕숭산, 서산의 가야산, 예당평야와 충남도청 신도시 등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으며, 용봉사, 신경리마애여래입상 등 다양한 문화재를 품고 있다.
[제2경] 서해의 필수 관문, 홍주성과 여하정
홍성의 옛 지명은 ‘홍주’였다. 홍성읍 한가운데 자리한 이 성곽에 ‘홍주성’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까닭이다. 홍주성은 과거 1,722m에 달하는 성벽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나, 지금은 약 800m의 석축 성벽만이 남아 있다. 또한 36동에 이르렀던 관아 건물도 일제에 의해 훼손되어 여하정, 조양문, 홍주아문, 안회당만 남아 있다. 홍주성의 정확한 축조년도는 밝혀진 바가 없으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선 초기 때 석성으로 쌓은 뒤 몇 차례 증축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여하정은 홍주목사들이 정사를 구상하며 휴식을 취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못 위에 떠 있는 수상정이어서 그 풍광이 더욱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홍성을 찾는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찾아가는 명소다.
[제3경] ‘님의 침묵’이 들리는 듯, 만해 한용운 생가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로 시작하는 ‘님의 침묵’이라는 시로 유명한 만해 한용운 선생은 충남 홍성 출신의 위인다. 종교인이자 독립운동가였던 그는 1919년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서 독립선언서를 제창하며,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용운 선생의 생가지는 홍성군 결성면에 낮은 야산을 등지고 세워져 있다. 본래 쓰러져 없어졌던 것을 1991년부터 진행한 복원사업을 통해 지금의 형태로 복원하였다. 앞면 3칸, 옆면 2칸의 전형적인 초가 형태를 띠고 있으며, 그 양 옆으로 1칸을 더 달아 광과 헛간으로 두었다. 생가 입구에는 만해 한용운 선생의 생애를 이해할 수 있는 만해문학체험관이 자리 잡고 있으며, 생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선생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만해사라는 사당이 자리 잡고 있다.
[제4경] 한 폭의 수채화를 닮은, 그림이 있는 정원
홍성 8경 중 제4경은 ‘그림이 있는 정원’이다. 편안하고 안락한 ‘정원’과 자연과 어우러지는 ‘그림’이 함께 있는 이 수목원은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하고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다음과 같은 아름다운 이야기도 함께 전해진다. 20여 년 전 불의의 사고로 목과 한쪽 손만을 겨우 움직이게 된 아들을 위해 아버지가 직접 수목을 가꿨다는 것. 이에 영감을 얻은 아들은 붓을 입에 물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그렇게 2005년 개관한 이 수목원에는 소나무를 중심으로 한 목본류 460여 종, 초본류 870여 종 등 총 1천여 종의 수종이 서식하고 있다. 아들을 생각하는 아버지의 사랑이 가득 담긴 정원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아름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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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대로 제5경 오서산, 제6경 남당항, 제7경 백야 김좌진 장군 생가, 제8경 궁리 포구의 모습.[제5경] 푸른 물결과 은빛 물결의 향연, 오서산
오서산은 해발 790m로 내포 지역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충남 홍성군과 보령시, 청양군 등에 걸쳐 있는 이 산은 예부터 까마귀와 까치가 많아, ‘까마귀의 보금자리(烏棲)’라는 뜻의 ‘오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오서산에 오르면 두 가지 색의 물결을 볼 수 있다. 첫째는 푸른 물결이다. 오서산의 정상에 서면 서해안의 시원한 풍경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기 때문. 둘째는 은빛 물결이다. 정상으로 중심으로 약 2km에 달하는 주능선 곳곳에 억새밭이 산재해 있어 장관을 이룬다. 푸른 물결과 은빛 물결이 넘실대는 오서산은 석양 풍경으로도 유명하다. 서해로 해가 뉘엿뉘엿 기울 때, 정상에서 바라보는 산 아래 모습이 환상적이라고. 장항선 광천역에서 가까워 철도산행지로도 이름이 높다.
[제6경] 홍성의 맛이 있는, 남당항
생태계의 보고라 알려진 천수만과 맞닿아 있는 남당항은 홍성의 유일한 바닷가 명소다. 대하와 우럭, 새조개, 까나리, 꽃게, 새우 등 사계절 다양한 어종의 수산물이 잡히며, 주변에 횟집이 즐비해 전국의 미식가들이 모이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모든 수산물들이 신선하지만 특히 별미로 꼽히는 것은 새조개와 대하. 매년 9월에서 10월경이면 우리나라 최대의 대하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잔잔한 서해의 수면 위로 떨어지는 석양이 아름다우며, 멀리 태안의 안면도가 보여 해안 경관도 아름답다. 홍성의 맛과 멋이 모두 모인 청정항이다.
[제7경] 청산리대첩을 이끈, 백야 김좌진 장군 생가
제7경은 우리나라의 대표 독립운동가인 백야 김좌진 장군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우리나라 독립투쟁 역사상 최고의 전투로 기록되는 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김좌진 장군은 이미 15세 때 이곳에서 노비문서를 불태우고 전답을 나눠줬다고 전해진다. 또 18세 때 호명학교를 세워 애국계몽운동에 힘썼으며, 이후에도 만주로 건너가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제에 의해 훼손된 생가는 1991년부터 성역화사업을 통해 복원되었으며, 현재는 본채와 문간채, 사랑채, 기념관, 사당, 공원 등을 갖추고 있다. 그런가 하면 홍성군에서는 매년 청산리대첩의 승전기념일인 10월 25일에 김좌진 장군의 숭고한 애국정신과 업적을 기리는 추모제를 거행하고 있기도 하다.
[제8경] 청정 자연 학습의 장, 궁리 포구
서부면 궁리에 자리한 궁리포구는 천수만을 끼고 있는 자그마한 포구다. 작은 규모이지만 많은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는 까닭은 아름다운 경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 광활하게 펼쳐진 천수만을 비롯하여 AB방조제, 간월도와 안면도 등을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런가 하면 어선들이 수시로 드나들기 때문에 남당항과 함께 싱싱한 수산물을 맛볼 수 있는 장소로서도 인기가 높다. 천수만을 끼고도는 임해관광도 드라이브 코스의 출발점이며, 근처에는 조류탐사과학관이 자리 잡고 있어 천수만을 찾는 철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서해가 자랑하는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일몰 명소다.
[트래블스테이] 홍성 암행어사 게스트하우스
충남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용봉산’과 아름다운 갈대의 ‘오서산’은 해마다 많은 이가 홍성을 찾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서해 천수만의 남당항, 궁리 포구의 낙조, 광천 토굴 새우젓과 광천맛김, 남당항 새조개와 대하, 홍성 한우 등 홍성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라면 숙박은 필수겠죠? 홍성 여행을 계획한다면 가장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숙박!’ 이왕이면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곳에서 묵고 싶은 소망을 ‘암행어사 게스트하우스’가 해결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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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9년 11월 23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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