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가평군에는 빼어난 경관으로 유명한 8곳의 명소가 있다. 이를 가평8경이라 칭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적목용소이다. 가평 제 5경으로 꼽히는 이곳 소(沼)는 3m가 넘을 정도로 깊은 수심 때문에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나무의 잎사귀만큼 짙푸르다. 시원하게 떨어지는 폭포는 난폭하지 않고 부드러우며 암벽 사이에 모인 물은 아래가 훤히 보일 정도로 맑고 투명하다. 바위를 타고 흐르는 물소리가 도시 소음에 지친 ‘나’의 피로를 씻겨주는 듯하다.
승천하지 못한 용이 잠든 곳
용소라는 이름은 먼 옛날, 용이 승천하던 도중 임신한 여인에게 목격되어 승천하지 못하고 아래로 떨어져 소를 이루었다는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어찌 보면 구룡산 이름의 유래와 비슷하다. 구룡산의 경우에는 용 열 마리가 하늘로 승천하는 것을 본 임신한 여인이 놀라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한 마리가 떨어져 죽고 아홉 마리만 승천해서 구룡산이라 불린다고 한다. 전설 속 신과도 같은 존재인 용의 천적이 임신한 여인이었다니, 끊임없이 흐르는 물소리가 풋, 하고 터져 나오는 웃음을 삼킨다.
순간 서늘한 느낌에 몸을 움츠리면 주위를 둘러싼 녹음의 그림자가 유독 짙다는 걸 알 수 있다. 적목용소는 한 여름에도 울창한 나무 덕에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데. 내리쬐는 뜨거운 햇빛, 도로를 덮치는 자동차의 열기, 미미하게 신경을 긁는 소음을 피해 이곳을 찾으면 전에 없던 여유가 생긴다. 북면 적목리에서부터 최북단 도마치고개까지 이어지는 12Km의 계곡, 적목용소는 경기도 내 유일한 청적지역으로도 유명하다. 그래서일까? 이곳에서는 찌들대로 찌든 마음속 응어리가 정화되는 기분이다.
적목용소를 지나 올라가면 알수있는 것들
1
2
고요히 흐르는 그곳을 떠나 약 1Km 정도 올라가면 도마치봉에서 시작해 광주산맥의 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는 무주채폭포를 마주하게 된다. 가파른 바위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멀리서 보면 마치 실 가닥이 하늘하늘 흔들리는 것처럼 보인다. 적목용소의 모태인 만큼 무주채폭포 역시 얼음장처럼 물이 차갑다. 방심하고 손을 담갔다가는 화들짝 놀라기 십상이다. 가을이 되면 울긋불긋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이 또 한 번 절경을 만들어내는데, 이 때문에 단풍놀이 시즌이 되면 절경을 눈에 담기 위해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적목용소 못지않게 빼어난 경관을 지닌 무주채폭포는 이름의 유래도 독특하다. 옛날 무관들이 나물을 안주 삼아 술을 마시며 춤을 추고 즐긴 곳이라 하여 무주채(舞酒菜)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적목용소 이외에 가볼만한 가평8경
1
2
3
적목용소를 나오며, 이제 겨우 가평팔경의 하나를 보았을 뿐인데도 가슴이 벅차고 발걸음이 들뜬다. 예나 지금이나 아름다운 풍경은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법. 그런 의미에서 적목용소 외에도 가평팔경이라 불리는 곳 모두 가고 싶어진다.
잔잔한 수면 위로 비치는 절경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제 1경 청평호반, 백두산 천지를 연상케 하는 제 2경 호명호수, 용이 누워 있는 형상을 한 기암괴석이 있는 제 3경 용추구곡, 가을이 되면 선명하게 물드는 단풍으로 유명한 제 4경 명지단풍, 운악산 정상인 제 6경 운악망경, 오래된 잣나무들이 숲을 이룬 제 7경 축령백림, 크고 작은 폭포로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제 8경 유명농계. 이처럼 하나도 아닌, 무려 8곳의 절경을 지닌 가평은 다른 지역의 팔경과는 다른 태초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
그곳에 잠든 전설만큼이나 신비로운 곳인 것 같아요. 짙푸른 수면 아래로 비치는 적목용소 아래를 바라보고 있으면 근심이나 걱정 모두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에요~
글 트래블투데이 이도훈 취재기자
발행2018년 06월 19 일자
해당 콘텐츠에 대한 기여도 기사+사진 기사 사진 오류수정
테마리스트 페이지 버튼 테마별 기사리스트 페이지로 이동
테마리스트 해당기사와 같은 테마기사 리스트
테마리스트 바로가기 버튼 테마별 리스트 정보제공
핫마크 콘텐츠에 대한 중요도 정보
콘텐츠호감도
콘텐츠들에 대한
트래블피플의 반응도
사용방법 안내버튼 설명 페이지 활성화
함께하는 트래블피플
트래블파트너, 슈퍼라이터,
파워리포터, 한줄리포터로 구성된 트래블피플
스크랩
마이페이지
스크랩 내역에 저장
해당기사에 대한 참여
추가정보나 사진제공,
오탈자 등 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