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의 지조, 그리고 성현의 배움을 연마하는, 산청 남사리 사양정사,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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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지조, 그리고 성현의 배움을 연마하는, 산청 남사리 사양정사


사양정사가 있는 마을은 남사예담촌이라고도 하는데, 2003년 농촌 전통 테마 마을로 지정이 되면서 남사예담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마을의 담이 예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산청 남사리는 둘러앉은 담장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전통가옥과 어울려 자란 감나무와 매화나무, 이름 모를 풀꽃, 이슬이 내려앉은 풀잎 등 고가의 지난 시간들을 메우기라도 하듯 오목조목 제 자리에서 향기를 뿜고 있다.

                    
                
  • 경남 산청군에 자리한 사양정사

경남 산청군에 자리한 사양정사
 

  • 연일 정씨 선조들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사당인 사양정사

연일 정씨 선조들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사당인 사양정사

영남지방에서 전통가옥이 잘 보존된 마을로 경북 안동 하회 마을과 함께 남사예담촌을 꼽는다. 특히 최 씨 고가와 이 씨 고가의 골목길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3.2㎞에 이르는 돌담길 안팎에는 오랜 세월을 자랑하는 고목을 비롯해 봉선화, 맨드라미, 백일홍 등 온갖 꽃들이 있다. 특히 이 씨 고가 골목길을 수문장처럼 막아선 수령 300년의 회화나무 두 그루는 줄기가 휘어 X자로 보이는 기이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남사예담촌은 풍수지리상으로 수룡과 암룡이 서로 머리와 꼬리를 물고 있는 쌍룡교구 형상으로 예전부터 걸출한 인재가 많이 배출됐다고 한다. 남사마을에서는 수많은 선비들이 태어나 서당에서 공부하여 많은 수가 과거에 급제해 가문을 빛낸 학문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공자가 탄생한 니구산과 사수를 이곳 지명에 비유할 만큼 예로부터 학문을 숭상하는 마을로 유명하다. 그 이름의 변용은 사양정사, 니사재, 이동서당 등의 서재 명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남사예담촌의 상징은 지붕이 보이지 않을 만큼 높은 돌담과 토담이다. 말을 타고 지나가도 사사롭게 집안이 들여다보이지 않는 담장에서 선비의 예와 기개를 엿볼 수 있다.
 

  • 사철나무, 소나무, 회양목 등의 나무들이 많은 사양정사 정원

사철나무, 소나무, 회양목 등의 나무들이 많은 사양정사 정원

경상남도 산청군 단성면 남사리에 위치한 사양정사는 연일 정씨 선조들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사당과 부속건물이다. 조선 초기에 일어난 사육신 사건으로 정몽주의 손자가 이곳으로 귀양살이를 하면서 연일 정씨의 중시조가 됐다. 현재 연일 정씨의 후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대대로 살아오는 연일 정씨들을 만날 수 있다. 사양정사는 정제용(1865~1907)을 기리기 위해 그의 아들 정덕영과 장손 정정화가 지었다. 

사양정사란 '사수' 남쪽의 학문을 연마하는 집이라는 의미다. '사수'는 공자의 고향인 중국 산동성 곡부에 있는 강 이름으로 공자를 흠모한다는 뜻이다. 남사마을 뒤에 있는 개울을 사수라 부르고 정사가 개울의 남쪽에 있어 사양정사라 이름 지은 것이다. 사양정사가 있는 남사마을은 지리산 길목에 있어 주변의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여기에 19세기 이전의 전통 한옥 80여 채 이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사양정사는 1920년대에 건립된 정사다. 사양정사 앞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감나무가 서 있고 봄에는 670년 된 매화나무 원정매가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진 이 마을처럼 나무들 역시 역사의 일부분이다. 사양정사로 이어지는 골목은 투박하지만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뤄진 아름다운 길이다. 
 

  • 넝쿨이 내려앉아 운치가 있는 뒷뜰의 흙담장

넝쿨이 내려앉아 운치가 있는 뒷뜰의 흙담장

사양정사는 본채와 대문채로 이루어져 있다. 본채는 앞면 7칸, 옆면 2칸의 팔작지붕이며  누마루, 방 2개, 대청 2칸, 누마루가 있다. 지붕은 홑처마에 천장이 높고 튼실하다. 또한 수납공간이 풍부하고 전통 한옥과는 다르게 유리를 사용하기도 해 한옥의 변화상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곳이기도 하다. 대문채는 7칸 규모이며 그중 4칸이 광으로 이용되고 솟을대문이 달려 있다. 4칸의 광을 넣어 7칸의 대문채에는 충절의 상징인 홍살 넣은 솟을대문을 설치해 이곳의 품격과 경제력을 나타낸다. 사양정사는 정씨 집안의 문중회의 장소로 쓰였고 솟을대문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인민군이 후퇴하면서 이곳 사양정사에 머물렀는데 그때 아군의 폭격으로 생긴 파편들이 현재도 기둥에 박혀 있다. 건축된 지 100년 이상 된 목조 건축물로 지어질 당시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우리 조상들의 건축 기술을 현재까지 감상할 수 있다. 사양정사의 현판이 걸린 본관 건물 대청마루에는 오래된 마룻바닥이 우리 한옥의 전통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준다. 방으로 들어가는 출입문은 한지로 만들어져 사계절 내내 자연 채광의 은은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사양정사 정원에는 사철나무, 소나무, 회양목 등의 나무들이 많아 옛 한옥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주변관광지

동의보감촌
경상남도 산청에는 국내 1000여 종에 약초가 자생하는 청정 약초 재배지로 손꼽힌다. 또한 동의보감을 저술한 허준, 그의 스승인 유의태, 초삼·초각 형제가 의술을 펼친 한의학의 보고장으로 유명하다. 동의보감촌은 친환경농업, 한방 약초산업, 웰빙문화 관광산업을 관광자원화해 세계화에 힘쓰고 있다.

남명조식선생기념관 
조선중기 벼슬에 나가지 않고 초야에 묻혀 실천적 학문을 중시했던  남명 조식(曺植 1501~1572)) 선생의 2001년 탄생 500주년을 기념해 준공을 시작한 후 2004년 7월 기념관이 완공됐다. 영상실, 교육관, 세미나실, 유물 수장고 등의 전시관이 있다. 

성철큰스님 대종생가
한국 불교계에 큰 족적을 남긴 성철 스님이 대원사(大源寺)로 출가 전까지 25년 동안 살았던 생가 터에 겁외사(劫外寺)와 함께 복원했다. 생가와 관련 건물이 먼저 완공하고 일반에 공개된 후 2001년 3월 30일 '성철스님생가 복원식 및 겁외사 창건 회향 법회'를 가졌다.
 

선비의 기풍이 드러나는 솟을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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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비의 기풍이 드러나는 솟을대문
  • 한 폭의 정물화를 보는 듯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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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지방에서 전통가옥이 잘 보존된 마을인 남사예당촌도 둘러보고 사양정사에서 옛 선비의 예와 기개를 느껴보세요.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8년 05월 10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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