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깃든 민가의 담백한 미(美), 최혁재 가옥,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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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깃든 민가의 담백한 미(美), 최혁재 가옥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제법 으리으리해 뵈는 기와집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고택 자체가 민가로 쓰이던 곳이라 그런지 다른 고택에 비해 친숙하게 느껴진다. 유서 깊은 건축물에서 느껴지는 멋이나 기품이 아닌 편안함이랄까. 더군다나 외형이면 외형, 내부 살림살이면 살림살이 지저분한 것이 없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심지어 제 몸 하나 희생할 준비가 되어있는 마른 장작개비들까지.

                    
                
  • 충북 보은군에 위치한 최혁재 가옥

    충북 보은군에 위치한 최혁재 가옥
     

  • 눈 덯인 고택이 운치를 더한다

    눈 덯인 고택이 운치를 더한다

충북 보은군 삼승면 선곡리 화순최씨 집성촌에 있는 최혁재 가옥은 마을 진입로에 접하고 있다. 가옥으로 향하는 길가는 농지다. 덕분에 마을 초입을 지나 고택을 향하여 쭉 뻗은 좁은 길을 걷자면 아늑한 시골집을 향해 걷는 듯한 향수를 느낄 수 있다. 그 풍경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데는 흙돌담이 한몫을 한다. 선곡리 마을 가옥들의 담장은 흙돌담이다. 하단부에는 메쌓기를 하지 않고, 돌과 흙을 섞어가며 담을 올렸다. 담의 하단부터 위로 갈수록 돌의 크기는 작아지는 편이나, 전반적으로 돌들의 크기와 모양은 자유로운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양식의 담장이 기와를 푹 눌러쓴 채 최혁재 고택을 둘러 감싸고 있다.      
  
최혁재 고택은 최태하, 최재한 고택과 접해 있다. 세 고택이 접해 있어 그런지 조금 낡은 고택도, 주변이 휑한 고택도 외롭거나 쓸쓸해 보이지는 않는다. 한옥구조 자체가 덜렁 하나 놓인 단독채가 아니라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스치는 순간이다. 이 세 고택 모두 1800년대 후반에 지은 것이다. 이 중 최재한 가옥은 보존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으며, 최태하, 최혁재 가옥은 그나마 보존 상태가 좋은 편이다. 선곡리는 학이 알을 품는다는 풍수지리에 따라 최태하 가옥은 기와를 올릴 수 있도록 축조하고도 초가지붕을 올린 점이 독특하다.
 

  • 당당한 기풍이 느껴지는 대문채

    당당한 기풍이 느껴지는 대문채

최혁재 고택으로 들어서면 제법 너른 마당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원래는 옛 건물들이 자리하였을 그 자리는 이제 고택을 찾는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마음껏 뛰놀 수 있을 정도로 너르다. 최혁재 가옥은 원래 여러 부속건물을 갖춘 큰 가옥이었지만, 현재 남아있는 건물은 안채와 별채뿐이다. 그래서 고택 안은 휑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가옥은 조선 후기인 1871년에 지어진 홑처마 팔작지붕 형태의 목조 기와집이다. 민가로는 드물게 안채 상량문에 기록이 있어 건립 연대를 확실히 알 수 있다. 또 이 건물은 내부의 부재(部材)가 견실하며, 평면 구성과 가구(架構) 구조의 수법을 보면 조선 후기 이 지방 상·중류층 민가의 일반적인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가옥의 안채 외관은 다소 훼손되었으나 그 내부는 깔끔하다. 별채는 내부 구조변형 없이 비교적 잘 보존되고 있다. 안채는 홑처마 팔작지붕으로 정면 5칸반 측면 2칸 반의 ‘ㅡ’자형 가옥이다. 안방이 두 개의 방으로 장지문으로 나뉘어 졌으며 가운데 대청을 두고 건넌방이 있다. 각 방의 앞에는 툇마루를 두었다. 이 세 개의 방이 지금은 고택 체험을 위한 방으로 쓰인다. 안채의 대청은 우물마루 형태다. 짧은 널을 가로로, 긴 널을 세로로 놓아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짠 마루를 우물마루라 하는데, 사계절이 뚜렷하여 습도와 온도 변화가 심한 우리나라 기후에 알맞은 마루 형태다. 별채는 홑처마 팔작지붕으로 정면 4칸 측면 1칸의 ‘一’자형 가옥이다. 우측으로 벽돌구조를 덧달아 부엌을 설치하였으며 전면에 퇴를 두어 툇마루를 설치하였다.
 

  • 당당한 기풍이 느껴지는 대문채

    ㅡ자형 고택의 모습

고택 뒤로는 금적산이 자리하였다. 여름에 산을 오르면 짙은 녹음이 만드는 그늘이며 계곡들이 좋은 피서지가 된다. 겨울에 눈이라도 올 때면 고택 뒤편의 산이나 주변에 자리한 숲이며 농지들은 순백의 경치가 된다. 운이 따른다면 그러한 것들을 찬찬히 눈에 담거나, 가족이나 지인들과 나름의 겨울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보금자리가 되는 것이다. 가을은 더하다. 붉게 누렇게 익어가는 전원 마을의 풍경과 잘 어우러지는 고택의 아름다움을 눈으로 담고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주변 관광지   

속리산 
한국 팔경 중의 하나인 속리산은 태백산에서 남서방향으로 뻗어 나오는 소백산맥 줄기 가운데 위치하고 있으며, 행정구역상으로 충북 보은군, 괴산군, 경북 상주시의 경계에 있다. 해발 1058m인 속리산은 화강암을 기반으로 변성퇴적암이 섞여 있어 화강암 부분은 날카롭게 솟아오르고 변성퇴적암 부분은 깊게 패여 높고 깊은 봉우리와 계곡은 가히 절경을 이룬다.  

법주사 
속리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으며 신라 진흥왕 14년(553)에 의신조사가 처음으로 창건하였다. 이곳 법주사를 비롯한 속리산 일대에는 보은의 지정 문화재 절반 이상 몰려 있는데 그중 법주사에는 국보만도 석 점이 있다. 이밖에도 천왕문과 사도세자의 어머니 영빈 이씨의 위패를 모셨던 선희궁 원단, 16나한을 모시고 있는 능인전 등 다양한 문화재가 있어 속리산 관광 시에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삼년산성   
이 산성은 포곡형으로 납작한 자연석을 이용하여 정자모양으로 한켜는 가로쌓기, 한 켜는 세로쌓기로 축조하여 성벽이 견하고 높이가 13~20m로 거의 수직으로 쌓여있다. 신라는 이 지역의 확보를 토대로 삼국통일을 이룩할 수 있었다. 삼년산성 산림욕장은 삼년산성을 크게 한 바퀴 도는 ‘등산로’와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으며 작은 언덕과 개울도 만날 수 있는 ‘산림욕로’ 그리고 포장된 도로를 걸을 수 있는 ‘순환산책코스’의 세 종류 길이 있다.
 

고택 안내 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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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편집국

발행2016년 02월 17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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