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릉-영릉] 나는 대왕이로소이다, 세종,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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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릉-영릉] 나는 대왕이로소이다, 세종


전 국민을 대상으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을 꼽는 설문조사에 늘 상위권을 차지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세종대왕(世宗大王, 1397~1450년)이다. 만주벌판을 호령한 광개토대왕과 함께 ‘대왕’이라는 칭호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것에 의문을 갖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1397년 5월 태종과 원경왕후 사이에서 셋째 아들로 태어난 세종은 맏형 양녕대군이 자유분방한 성격에 그림과 시를 짓는 것에만 빠져있어 태종과 마찰을 빚다가 유정현의 상소로 세자의 자리에서 폐위되고, 둘째 형 효령대군은 독실한 불교 신자가 되자 세자로 책봉되었다. 어릴 적부터 학문에 대한 깊이 남달랐던 충녕대군 세종은 일부 대신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1418년 22살의 나이로 왕세자에 책봉되고 그 해 9월, 조선 제4대 임금에 즉위하게 된다.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인물, 세종대왕  

  • 영릉은 많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세종과 그의 비 소헌왕후의 능이다.

    영릉은 많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세종과 그의 비 소헌왕후의 능이다.

한반도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인물 중의 하나인 세종대왕은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국방·과학 등 전 분야에 걸쳐 찬란한 업적을 남겼다. 우선, 정국을 운영함에서 의정부서사제를 택함으로써 의정부의 3정승으로 하여금 국가의 중대사를 처리하게 하고 6조의 판서는 의정부를 거쳐 자신의 업무를 보고하게 하여 국왕의 부담을 덜어주고, 왕권과 신권의 조화를 꾀하였다. 맹사성, 황희 등이 대표적인 세종 때의 재상이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한글은 세종대왕의 최고의 업적 중 하나다.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한자와는 서로 통하지 아니하므로 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능히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이를 불쌍하게 생각하여…’로 시작되는 훈민정음의 서문은 언제 들어도 가슴을 벅차게 한다. 고유문자가 없음을 안타까워한 세종이 집현전 학자들에게 명하여 창제한 훈민정음은 전 세계가 인정한 위대한 문자다. 유네스코에서는 1989년 ‘세종대왕상(King Sejong Prize)’을 제정하여 세계 각국에서 문맹 퇴치에 공을 세운 개인이나 단체에 매년 상을 수여하고 있으니 이것 또한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천문 관측기구인 혼천의, 해시계 앙부일구, 물시계 자격루 등은 세종이 과학 분야에서도 얼마나 큰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며 현존하는 세계 최초의 강우량 측정기인 측우기는 농본사회였던 조선의 농업 발전에 큰 도움을 준 발명품이다. 세종은 예술 또한 등한시하지 않아 박연(朴堧)으로 하여금 궁중음악을 정비하도록 만들었으며 직접 염불 가사인 《월인천강지곡》을 짓기도 했다. 정인지 등이 지은 《용비어천가》는 세종 때 대표적 악장이라 할 수 있다. 

 

  • 많은 사람들이 세종대왕의 능을 보기 위해 여주를 찾아온다.

    많은 사람들이 세종대왕의 능을 보기 위해 여주를 찾아온다.

왕은 보통 새벽 4시에 기상해서 업무를 시작하는데 기록에 따르면 세종은 사정전에서 진행되는 경연(經筵)이나 상참(常參)을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 과중한 업무 속에서도 세종은 문종과 수양대군 세조를 낳은 소헌왕후를 비롯해 6명의 부인 사이에서 총 18남 4녀를 두었으니 낮과 밤, 모두 업무가 바빠 재위기간에는 거의 잠을 자지 않았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백성을 사랑하고, 오로지 나라의 앞날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무수한 연구를 진행한 세종이 무병장수의 건강까지 보장받는다는 것은 어쩌면 불공평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기록에 따르면 세종은 즉위 기간 갖가지 질병에 시달렸다고 한다. 특히, 고기를 좋아한 세종의 몸은 비대했으며 30대 초반부터는 중풍과 당뇨, 요로결석 등 병세가 악화되어 업무를 볼 수 없는 상황에 다다르게 된다. 결국, 1445년부터 세자(문종)에게 섭정하도록 하였고 1450년 3월, 5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찬란한 업적 뒤의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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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의 문화 전반에 영향력을 미쳤던 세종대왕, 그의 업적 뒤에 가려진 숨은 이야기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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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민문에는 백성을 가르치고자 했던 세종의 마음이 묻어 있다.

다른 수많은 왕들과 마찬가지로 세종대왕에게도 여러 명의 부인과 자녀가 있었다. 그러나 세종대왕이 가장 사랑한 부인은 바로 정비였던 소헌왕후. 세종대왕 슬하의 22남매 중 10남매가 소헌왕후 심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왕자와 공주들이다. 세종대왕보다 먼저 승하한 소헌왕후는 태종의 헌릉이 있는 서초구 내곡동 인근에 묻혔다. 의도치는 아니하였으나 그 자리는 땅 아래로 물길이 흐르는 흉당 중의 흉당.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로부터 몇 년 뒤, 세종대왕은 신하들의 반대를 모두 뿌리치고 소헌왕후의 곁에 잠들게 된다. 지금의 세종대왕릉은 예종 1년에 천장된 자리. 이번에는 명당 중의 명당자리이니 다행이다.

대모산 자리에서도, 천장된 자리에서도 세종대왕과 소헌왕후는 같은 봉분을 쓴다. 세종대왕릉의 이름은 영릉(英陵). 꽃부리 영(英)을 쓰는 그 이름이 참 곱기도 하다. 산세가 꽃봉오리처럼 영릉을 감싸고, 꽃송이의 한가운데 세종대왕과 그의 비, 소헌왕후가 나란히 누웠다. 하나의 봉분 아래 두 개의 석실이 있으니, 이는 조선시대 최초의 합장릉이기도 하다. 풍수지리설이 지배하던 시대에 다른 모든 명당자리를 마다하고 흉당자리에 함께 묻히고자 했던 세종대왕의 그 마음, 어찌 아름답다 않을 수 있을까.

 

[트래블아이 왕릉 체크포인트]

조선왕릉 중 최초로 한 봉분 안에 다른 방을 갖춘 합장릉 형태인 영릉은 능역을 간소화하여 조영하라는 세조의 유명(遺命)에 따라 병풍석은 생략하였으며 난간석만 설치되었다. 봉분이 하나여서 무덤 속에 인물도 한 명일 것이라 착각할 수 있지만 무덤 속 혼이 나와서 놀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혼유석이 두 개인 것을 본다면 봉분은 하나지만 두 명의 인물이 잠들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종대왕이 잠든 영릉은 봉분까지 계단으로 잘 정비가 되어있어 다른 능에 비해 비교적 관람하는데 편하다. 또한, 매표소를 지나면 세종전을 만들어 놓고 안에는 그가 재위 기간 남긴 업적들과 관련한 여러 유물이 전시되어 있어 아이들의 교육적 목적의 방문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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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존경받는 인물인 세종대왕님을 만나고 싶다면 여주로! 세종대왕릉에서라면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마음도 더 커질 것만 같은데요?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20년 11월 2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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