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순의 창랑천 주위에 형성된 ‘화순 적벽’은 옛날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사랑한 장소로 유명하다. 1519년 기묘사화 이후 동복에서 유배 생활을 했던 신재 최산두가 이곳의 절경을 보고 중국의 적벽보다 아름답다고 표현했다 하여 ‘적벽’이라는 이름이 붙게 됐다. 이후 수많은 문인들이 이곳에서 풍류를 즐기며 아름다운 가사 문학을 남겼다.
방랑시인 김삿갓이 사랑한 그곳
보산적벽과 노루목적벽의 모습. 노루목적벽은 지난 2014년 30년 만에 민간에 개방됐다.
지난 2014년 10월, 그동안 상수도보호구역에 지정돼 출입할 수 없었던 노루목적벽이 일반에 개방됐다. 당시 약 한 달에 걸쳐 진행된 15번의 투어는 전회 매진이라는 진기록을 세우며 마무리됐다. 화순 적벽은 이서면 동복댐 상류인 창랑천에 자리 잡고 있는 자연 절벽이다. 약 7km 구간에 걸쳐 형성돼 있다. 2014년 개방된 노루목적벽을 비롯하여 보산적벽, 물염적벽, 창랑적벽 등 모두 네 구간으로 이뤄져 있다. 화순 적벽은 동복댐이 조성되기 이전부터 이름난 명승지였다. 조선 시대 이곳에 유배 중이던 신재 최산두가 ‘적벽’이라 이름 붙인 이래,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이곳에서 풍류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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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향정은 동복댐 건설로 마을을 잃은 수몰민들이 세운 정자다. 망향정에서 쉬고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방랑시인으로 유명한 김삿갓(본명 김병연)은 적벽이 있는 화순 땅에서 명을 달리했고, 육당 최남선 선생도 ‘조선 10경’이라 부르며 이곳을 예찬했다. 이 외에도 다산 정약용, 하서 김인후, 석천 임억령, 제봉 고경명 등 명망 있는 선비들이 적벽을 즐겨 찾았다고 전해진다. 이후에도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았으나, 1984년 동복댐이 건설되며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게 됐다. 본래 적벽의 높이는 최대 100m를 훌쩍 넘었으나, 이때 약 20~30m 가량 물에 잠기게 됐다고 한다. 또한 댐 건설로 인해, 15개 마을의 500여 가구가 수몰되기도 했다. 현재 적벽의 명물로 자리 잡은 ‘망향정’은 정든 땅을 떠나던 수몰민들이 세운 것이라 한다.
천하제일경을 두 눈에 담는 법, 화순 적벽 투어
화순 적벽의 가을 풍경. 가을은 적벽이 가장 아름다운 때로 손꼽히는 계절이다.
화순 적벽을 감상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화순 적벽 투어’를 이용하는 것이다. 적벽투어는 금호리조트 주차장에서 시작해, 구 이서중학교를 지나 적벽입구, 제1포토존, 제2포토존, 망향정 등을 지난다. 적벽 초소에서 망향정까지는 약 5km. 적벽 투어 버스는 구불구불한 임도를 타고 망향정까지 오른다. 망향정에 오르기 전, 포토존에서 잠시 정차하는데, 이곳 전망대에서는 보산적벽과 노루목적벽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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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 투어에 참여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포토존을 지나면 다시 망향정까지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달린다. 망향정에서는 웅장한 화순 적벽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화순 적벽은 옹성산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다. 댐 건설로 인해 적벽 아랫부분이 많이 잠겼다고 하는데, 지금도 그 모습은 장대하기만 하다. 망향정에서는 화순 적벽의 비경 외에도 적벽동천과 적벽팔경이 새겨진 비석, 동복댐 건설 당시 수몰된 마을의 비석 등을 볼 수 있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온갖 기하학적인 모양의 건축물과 조형물을 쉽게 볼 수 있는 시대지만, 화순 적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역시 자연이 만든 풍경에는 댈 수 없단 생각이 든다.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변치 않는 천하제일의 비경을 자랑하는 화순 적벽. 그 신비한 풍경을 직접 두 눈에 담고 싶다면, 전남 화순으로 떠나보시라.
적벽 투어에 참여하려면 반드시 사전 예약이 필요하답니다. 탐방 2주 전부터 예약할 수 있다고 하니, 자세한 사항이 궁금하다면 화순적벽투어 홈페이지를 참조해주세요.
글 트래블투데이 전성현 취재기자
발행2016년 10월 08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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