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송이라면 연리지나 연리근, 연리목을 떠올리기 쉽다. 뿌리가 서로 다른 나무가 자라면서 어느 부분이 엉키느냐에 따라붙는 이름이 달라진다. 그러나 포천시 직두리 부부송은 이름에서 느껴지는 이미지와는 달리 서로 엉킨 부분이 없다. 그저 두 그루의 소나무가 서로 껴안은 듯 가지가 뒤섞여 있어 부부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수원산 아래 오붓하게 자리 잡은 부부송의 이야기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따로 또 같이, 사이좋은 나무 두 그루
축축 처져 더 특이한 외양을 자랑하는 직두리 부부송
직두리 부부송을 처음 본 사람들은 이 나무들이 꼭 한 그루 같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소나무는 소나무이되 처져 있어서 가지는커녕 줄기까지 잎사귀로 뒤덮여 있어 정면에서 보면 두 그루인지 알아채기 쉽지 않다. 더욱이 처진 소나무의 모양새는 마치 산등성이처럼 어스름하게 녹아 들어가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300년 동안 한 자리에 있으면서 그들 스스로 풍경이 되어버린 것이다.
아마 오렌 세월을 함께 보낸 부부를 연리지에 빗대는 것도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난 사람끼리 맞춰가며 서로를 받아들이는 과정에 있을지도 모른다. 나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맞출 수 있는 부분은 맞추고 공간을 내어주는 연륜은 쉽게 쌓이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그러나 직두리 부부송의 특징은 연리지가 아니면서도 서로 한그루인 양 사이좋게 있다는 것. 서로를 가지로 감아두지 않더라도 오래도록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양 더없이 친숙하게 서 있을 뿐이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이 나무가 영험한 신성이 있다 믿고 가지 열 개를 잘라버렸다는 전설이 있는 것 치고도 정정하게 서 있는 모습이다.
본디 이 나무들의 이름은 ‘포천 직두리 처진소나무’라는 더없이 사실관계에 충실한 이름으로 불릴 예정이었다. 그런데 포천시가 천연기념물 지정 기념 이름 공모전을 붙인 결과 부부송이라는 사랑스러운 이름이 붙은 것. 더욱이 산세가 완만한 수원산과 그 모습이 닮아 가볍게 산책로를 걷는 식으로 등산을 하는 사람도 많다. 정상의 높이가 710m라 높은 편이지만 정상 전망대까지는 차로도 갈 수 있어 그리 힘든 길만은 아니다. 또한 부부송 근방에는 소나무들로 이루어진 캠핑장도 있고 글램핑도 가능하니 간단하게 1박 여행을 하는 것도 좋겠다.
나무와 함께 청정한 기분 느끼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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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 안에는 육림호를 비롯해 다양한 수생식물이 자라는 연못들이 있다.2
전나무숲길처럼 특정 종류나 지대에 따라 달리 자라는 식물들이 구역을 달리해 배치되어 있다.포천을 이루고 있는 세 가지 원소가 있다면 물, 돌, 그리고 숲이라고 한다. 명산이 많으니 지천으로 널린 것이 숲이라 당연한 일이지만 그중에서도 국립수목원은 특별한 데가 있다. 소리봉 주변은 일반인에게는 공개되지 않지만 야생의 환경에서만 자란다는 서어나무까지 자랄 정도로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다.
숲 해설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관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절기 기준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 기준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한 시간에 한 번씩 해설이 출발하니 때만 잘 맞으면 식물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 한편 수목원 안에 위치한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는 숲 해설사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다. 이 프로그램 역시 한 시간에 한 번씩, 30분 동안 해설이 진행된다. 해설봉사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으니 입장하고 바로 해설봉사센터에서 예약할 것을 추천한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점은, 국립수목원은 입장이 예약제라는 것이다. 하루에 3,000명에서 5,000명으로 입장 제한을 두고 있으니 미리 시일을 두고 예약하는 것이 상수. 대신 예약만 통과하면 저렴한 입장료로 광활한 수목원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국립수목원 주변에는 다양한 관광시설이 있습니다. 수목원을 구경하시고 나서 고모리 카페촌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지요.
글 트래블투데이 박주리 취재기자
발행2019년 05월 2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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