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고래바다여행선을 타고 고래를 보러 떠날까?
지금으로부터 수십만 년 전. 울산 대곡리 계곡의 한 암벽에 가죽 옷을 입은 선사인들이 떼지어 있다. 그들은 긴장한 얼굴로 바위에 그림을 새기고 있다. 고래 그림이다. 어미 고래, 아기 고래, 고래 떼를 그리고 또 그린다. 곁에는 태양과 사람, 물고기도 그린다. 바닷물고기와 고래들이 일 년 내내 잘 잡히기를 기도하는 마음이다. 세월이 흘러 선사인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지금도 고래 떼는 울산 앞바다에 출현한다. 가죽옷을 입고 바위그림을 그리던 사람들의 풍경은, 고래바다여행선을 타고 여행하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고래가 울산을 찾아왔듯, 울산도 고래를 기억한다. 고래를 잡아 사고팔던 장생포는 고래문화특구가 됐다. 그리고 이곳에서 울산고래축제가 매년 열리고 있다.
울산고래축제 그 가치를 탐미하다
고래 문화 특구 울산의 대표적인 축제는 울산고래축제다. 이 축제에서는 울산 남구에서 벌여졌던 선사시대 고래잡이 역사를 재조명하고 그 문화적 가치와 상징성을 부각해 고래와 관련된 관광자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1995년부터 시작됐다. 이후 2005년도에 고래에 관한 국제회의인 IWC 총회를 울산에서 유치했으며 또한 고래축제를 계기로 장생포항에 고래박물관, 고래연구소, 울산해양공원 등의 관광인프라를 구축하는 성과를 낳았다. 더불어 울산고래축제 역시 예전 포경하던 시절의 향수와 문화를 느끼고 현대인의 정신적, 물질적 풍요를 기원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울산고래축제를 찾아, 고래 팬들이 들썩들썩
-장생포 스탬프 랠리 떠날까, 원시인 퍼포먼스 구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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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울산고래축제는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에서 5월 26일부터 5월 29일까지 열린다. 참여형 축제가 대세인 요즘, 고래축제 역시 다양한 참여 행사로 짜여져 있다. 대표적인 행사로는 태화강에서 진행되는 선사시대 퍼포먼스를 꼽는다. ‘우가우가’ 소리를 지르는 선사인 복장의 사람들이 가짜 창과 활을 들고 행진한다. 반구대 암각화를 남긴 선사시대 사람들을 기억하는 행사다. 원시인 복장을 한 사람들과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옛 사람들의 고래잡이를 직접 체험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는 행사가 바로 울산고래축제의 프로그램이다.
모름지기 축제에서는 가무가 빠질 수 없다. 고래 축제를 기념하고 축하하기 위해 러시아 무용단, 소년소녀 합창단, 밴드 등이 총출동 한다. 빠른 비트의 디제잉 공연이 있는 클럽 JSP를 비롯하여 소년소녀 합창대회, 악극 장생포, 어린이뮤지컬 및 인형극 등 장르를 막론한 공연이 펼쳐져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그동안 각종 지역축제의 단골 아이템인 각설이 타령에 실망만 하고 돌아섰던 사람들이라면 눈이 ‘번쩍’ 뜨이지 않을까?
고래축제 보고 뭐 먹지? 울산에서 식도락
고래회덮밥, 고래고기, 옹기해물짬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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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억은 음식이 좌우하는 법. 아무리 유명한 축제라도 식사가 시원찮으면 안 좋은 기억으로 남기 일쑤다. 울산고래축제를 다 구경하고 밥 먹을 차례라면, 뭘 먹으면 좋을까? 고래에겐 미안하지만 고래를 먹어볼 수 있다. 사실 울산은 고래고기로 유명하다. 호불호가 갈릴 뿐이지, 고래 탐식가라면 울산만큼 좋은 곳이 없다. 장생포 일원에는 고래고기 식당이 몰려 있는데, 고래는 여러 부위를 다양하게 요리해 먹을 수 있다.
Tip) 막찍기, 오베기, 생우내… 모두 고래고기를 일컫는 말
울산에서는 ‘우내기’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고래 목살, ‘막찍기’로 불리는 고래 사시미, ‘오베기’라고 불리는 고래 꼬리(지느러미) 소금절임을 판다. 또 고래 육회와 수육도 판매한다. 사람으로서 같은 포유류를 먹는 것이 불편하다면, 맛 보기 정도로 육회를 먹을 수 있는 고래육회덮밥을 추천한다. 고래고기는 소(小)자가 기본 수 만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가격이 부담스러운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비슷한 가격 대의 음식으로 고래국밥이 있고, 국밥보다 좀 더 비싸지만 고기보다는 가격이 저렴한 고래찌개도 있다.
만약 고래를 먹기가 영 꺼림칙하다면? 어탕을 먹어보는 건 어떨까. 남구 무거동 쪽이나, 반구대가 있는 북구에서 어탕국수를 사먹을 수 있다. 또 울산은 옹기도 유명한데, 옹기에 해물과 면을 넣어 만든 옹기해물짬뽕도 먹어볼 만 하다. 열을 오래 보존하는 옹기에 담아 나오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따끈함이 유지된다. ‘숨 쉬는 그릇’이라 불리는 옹기에 짬뽕을 담아 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지 않은가?
그때 그 시절, 장생포의 전성기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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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도 보고 밥도 먹었겠다, 하지만 바로 장생포를 ‘뜨기’는 아깝다. 사실 장생포는 평소에도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떠들썩한 축제에 금세 정신이 사나워졌다면, 마음을 가라앉히고 실내로 들어가 보자. 바로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체험관이다. 모두 장생포 특구 내에 있는 이 두 곳은 어린이들이라면 누구나 손뼉을 치며 좋아할 만한 곳이다. 죽은 고래에게 거둬들인 고래 뼈가 하늘을 떠다니고, 심지어 머리 뼈들은 고래의 종류별로 전시돼 있다. 고래의 종류는 대왕고래, 참고래, 밍크고래, 등에 혹 난 혹등고래, 귀신처럼 신출귀몰해서 귀신고래… 다양하다. 각각 서식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살아있는 고래들을 한 자리에서 모아보기는 힘들지만, 뼈들을 보며 만족(?) 하자. 고래 특구 내에 고래박물관이 있기 때문에 길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고래박물관에서 고래 뼈대들을 실컷 구경했다면, 살아있는 고래들을 만나러 떠나자. 바로 옆에 있는 고래생태체험관이다. 고래들이 유영하는 해저터널과 수족관, 바다거북들이 기어 다니는 체험동물원이 있다. 박물관과 체험관으로는 성이 안 찬다면, 과감하게 바다 한 가운데로 떠나자. 고래바다여행선을 타면 참돌고래떼들이 출몰하곤 하는 바다로 나아갈 수 있다. 이 배는 올해 4월 처음 정기 운행을 시작한 ‘따끈따끈’한 배다. 만약 고래를 보지 못 하더라도 울산의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머리칼 휘날리는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둘러볼 곳, 바로 고래문화마을이다. 1980년대 고래잡이가 금지되면서 장생포의 고래산업은 급격히 쇠퇴했는데, 전성기의 장생포 풍경을 본따 조성한 곳이 바로 이곳 문화마을이다. 옛날식 골목까지 그대로 재현해 마치 추억여행을 하는 기분이 드는 곳이다. 잡은 고래를 처리하던 고래처리장, 고래에서 기름을 짜던 착유장, 술과 고래고기가 돌던 대폿집 등이 옛날식으로 조성돼 있어 가슴을 뛰게 한다.
반구대 암각화에서 시작된 울산의 고래사랑. 울산고래축제에 가서 살아있는 고래와 눈을 맞춰본다면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글 트래블투데이 편집국
발행2016년 05월 26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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