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송, 영양, 봉화, 그리고 강원도 영월. 이 네 개 군을 모으면 조붓하게 코를 세운 외씨버선 모양이 된다. 이 네 개 군을 잇는 길만 해도 모두 열 세 개. 제각기 그 지역의 명물과 문화, 역사를 담아 이야기가 퐁퐁 솟아나는 길이다. 그 첫 번째를 장식하는 곳은 바로 청송 주왕산 국립공원에서 시작하는 주왕산 달기약수탕길이다. 다소 쌉사래한 탄산 맛이 나는 약수터와 더불어 주왕산의 아름다운 정경에 흠뻑 빠질 수 있다는 것이 장점. 그러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을 가는 만큼 운동화 끈을 질끈 묶고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폭포 하나, 바위 하나에 속속 숨은 이야기
대전사에서 보이는 병풍바위의 모습. 산은 낮지만 아름다운 바위들이 주왕산을 더 커보이게 만든다.
주왕산은 그 초입부터 당당한 모습을 드러내는 곳으로 유명하다. 주왕산 자체는 그렇게 높은 곳은 아니지만, 주변에 800, 900m가 넘는 봉우리들이 이어져 병풍을 친 듯한 모습이다. 주왕산이라는 이름이 붙기 전에는 석병산, 돌병풍처럼 생긴 산으로 불렸다니 과연 수긍이 간다. 주왕산 버스터미널에서 내려 1km 가량 걸으면 나오는 대전사에서는 주왕산의 첫 인상을 강렬하게 심어주는 병풍바위가 바로 보인다.
매년 주방천에는 수달래를 띄워보내며 주왕의 넋을 위로하는 수달래 축제를 연다
대전사를 지나치면 계곡의 맑은 물이 시내를 이루는 주방천이 나온다. 맑은 물과 색다른 바위들이 무심코 손을 뻗어보게 만들 정도로 아름답지만 안타깝게도 들어갈 수는 없다. 수달래가 피어있을 때 가면 주방천을 수놓은 수달래꽃이 시선을 빼앗기로 유명하다. 그렇게 쭉 자하산성을 지나쳐 산길을 걷다보면 삼거리로 갈라지는 곳이 나온다. 바로 망월대 기점이다. 망월대 기점에서는 무장굴과 주왕암이 지척이지만 외씨버선길은 그쪽이 아니다. 다리를 건너지 않고 계속 천변을 따라 걸어야 한다. 급수대며, 학소대. 시루봉처럼 제각기 특이한 바위들도 아낌없이 그 자태를 드러내며 걷는 이를 응원한다. 학소대는 사냥꾼에게 제 짝인 백학이 잡혀가자 남겨진 청학이 서글피 울었다는 데에서, 급수대는 주욱 보아온 주방천의 물을 멀리 급수대에서 두레박으로 끌어올렸다는 고사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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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이후 제 이름을 되찾은 용천폭포, 용연폭포계속 길을 걸으며 용천폭포, 용연폭포의 물빛 경치에 감탄하느라 발이 늦어졌다면 조금 더 발을 재게 놀려야겠다. 금은광이 삼거리는 주왕산·달기약수탕길에서 힘든 구역 중 하나. 용연폭포에서 고작 1.8km 가량이지만 경사가 가팔라 쉽게 지치기 십상이다. 그래도 이 구역만 넘어가면 그 다음부터는 산세가 낮아지기 시작한다. 금은광이삼거리 기점에서 노루용추골 까지만 오면 달기폭포며 월외계곡까지 가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명주실 꾸러미를 풀어도 풀어도 바닥에 닿지 않는다는 달기폭포에서 2km 가량 걸으면 주왕산 국립공원의 마지막 부분인 월외매표소가 나온다.
달기약수탕, 약수로만 원기 챙기기가 아쉽다면?
권성하가 발견했던 달기약수는 이제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명소가 되었다.
월외매표소에서 3km 가량 내려오면 그 유명한 달기약수촌이 나온다. 상탕, 중탕, 하탕, 신탕 등으로 나뉘는데 본디 원탕은 하탕이라고. 원탕약수라고 표기된 곳으로 들어가면 거북이가 알을 품듯이 빼꼼하게 원탕을 지키는 모습이 눈에 띈다. 철종 때 금부도사를 지낸 권성하가 마을사람들과 수로공사를 하다가 바위 사이에서 퐁퐁거리며 솟은 약수를 발견한 것이 그 시초가 되었다. 달기라는 이름은 그 당시 지역명이 달이 뜨는 동네라는 달기동이라 그대로 약수터에 붙여지게 된 것. 이곳의 명물이라면 약수엿과 약수닭백숙이 함께 꼽힌다. 약수엿은 철분과 탄산 때문에 비릿한 맛이 도는 약수 입가심에도 좋고, 목이 말라 몸에 좋은 약수는 더 마시도록 도와준단다. 또한 이 물로 밥을 지으면 밥알에 푸른 기와 함께 찰기가 돌고 닭고기 맛도 부드러워 진단다. 뜨근한 백숙집이 군데군데 위치해 있으니 이를 피하는 것도 참 어려울 성 싶다.
소헌공원에 의연히 서있는 운봉관. 한때 훼손되어 동쪽 날개부분만 남아있었지만 광복 후 정비가 이루어졌다.
약수터에서 2km 가량 더 걸어가면 청송 솔기온천이 나온다. 여기까지 왔다면 주왕산·달기약수탕길의 마지막 지점인 운봉관에 거의 도착한 셈이다. 운봉관은 찬경루와 함께 조선 세종대 처음 지어진 청송의 객사다. 관리나 사신들이 머무는 공공숙박의 기능도 있었지만 임금을 상징하는 위패를 모시고 예를 올리는 장소였다. 이 운봉관이 있는 곳은 현재 소헌공원으로 불린다. 여기에는 두가지 요인이 겹쳤다. 청송 심씨의 시조 묘소가 용전천을 사이에 두고 찬경루를 마주보는 현비암에 위치해 있는 것, 그리고 청송 심씨 가문에서 세종의 정비인 소헌왕후가 나왔다는 것이다. 하여 소헌왕후를 기리는 차원에서 이 일대의 사적이 소헌공원으로 이름지어진 것. 이 앞을 흐르는 용전천의 풍광도 매우 아름다워 섶다리가 놓이는 10월 초부터 6월 말까지는 풍광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자주 출사를 온다. 반면 물이 늘어나는 여름에는 현비암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강수욕장이 개장하니 언제고 이 근방을 둘러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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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21년 05월 25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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