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과 꽃의 화창한 한 때
서울 용산역에서 전라선 KTX를 타고 2시간쯤 달리면 한눈에도 오래된 역이 하나 나온다. 전주를 지나 익산역을 거쳐 닿는 곳, 바로 곡성역이다. 차창 밖으론 키 큰 나무들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그 너머로 웬 공원과 떼 지은 관광객들이 보인다. 평범한 시골역인 줄만 알았던 승객들은 ‘여기가 어디야?’ 하며 역 이름을 다시 본다. 요즈음 곡성역의 풍경이다. 지나던 외지인들의 눈길조차 붙드는 곡성역 일원이 5월 20일부터 29일까지 장미축제로 성황을 이룰 예정이다. 제6회 세계장미축제가 열리는 이곳은 곡성역 앞 섬진강기차마을이다.
열흘 간의 장미천국, 섬진강기차마을
세계장미축제가 열리는 섬진강기차마을 옆 전남 곡성역으로 관광객들이 들어오고 있다.
곡성 섬진강기차마을에서 오는 20일부터 29일까지 세계장미축제가 열린다.
5월은 장미의 계절이다. 섬진강변 전남 곡성에서 장미축제가 열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1년부터. 그동안 이곳 장미축제는 곡성레일바이크의 인기에 힘입어 많은 관광객들에게 알려졌고 수도권에서도 찾아오는 인기 축제가 됐다. 그럼 세계장미축제의 인기 비결은 뭘까? 첫째, ‘기차마을’이라는 테마가 있다. 축제가 열리는 섬진강기차마을 일원은 레일바이크로 유명하다. 미니기차도 탈 수 있다. 장미를 구경만 하다 끝나는 게 아니라, 놀거리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보니 자연히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찾기 시작했다. 둘째, 풍광이 정겹다. 일제강점기 때 세워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곡성역이 축제장 지척에 있고, 전라 지역의 젖줄인 섬진강이 주변을 유유히 흐른다. 자연에 둘러싸인 기분으로 장미를 둘러볼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축제장 규모가 크다. 장미원의 규모는 4만㎡. 에버랜드 장미원보다도 큰 규모다. 넓은 축제장에는 1004종이 넘는 장미를 수천만 그루 이상 식재했고,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에 이르렀다.
세계장미축제 연령별·유형별 관람 포인트!
1. 풋풋한 20대 커플, ‘사랑을 시작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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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청순함을 닮은 흰 장미가 피었다.2
붉은 장미가 만발한 섬진강기차마을 전경.뭘 해도 까르륵, 웃음소리가 넘어갈 20대 커플. 혹은 ‘썸’을 타고 있는 대학생 남녀라면 각종 이벤트를 노려보자. 사랑의 룰렛 게임 같은 게임이벤트가 축제기간 동안 매일 열린다. ‘장미 사랑등’이라 불리는 소원등 달기 행사도 있다. 소원등이나 소원지 달기 등은 요즘 웬만한 축제에서 빠지지 않는데, 이곳도 마찬가지다. 사랑등에다 소원을 적어 매달 수 있다. 어떤 소원을 적을까? ‘우리 사랑 영원하게 해주세요’ 같은 상투적인 문구라도 당사자들에겐 웃음 가득한 추억이 되리라.
2. 여행 온 30대 커플, ‘나랑 결혼해줄래?’
섬진강기차마을 장미원은 밤이 되면 은은한 조경으로 빛난다.
로맨틱한 꽃의 대명사, 장미. 커플들이 많이 오기 때문인지 올해 이곳에서 ‘프러포즈’ 행사도 열린다. 큐피드 상 앞에서 사랑고백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 결혼을 생각 중인 커플 여행자들이라면 이용해봄 직하다. 값비싼 레스토랑에서 목에 힘 잔뜩 주고 하는 프러포즈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을 것 같다. 공개 구혼이 꺼려진다면 불빛쇼를 주목하자. 약 30분간 기차마을 밤하늘에 불꽃이 수 놓인다. 어두운 하늘에 불꽃이 팡팡 터지면 커플 지수가 올라가기 마련이다. 불꽃놀이가 끝나기를 기다려 ‘깜짝 프러포즈’를 한다면 고백의 효과가 더 커질 것이다.
3. 실버 커플도 국제커플도 함께 즐기는 세계장미축제
자녀들을 모두 출가시킨 실버커플들이 즐길거리도 많다. 클래식 기타 공연과 귓가를 아련하게 하는 색소폰 공연이 준비돼 있다. 국악, 아카펠라, 라이브 콘서트도 각각 준비돼 있으니 장미축제의 ‘밤’을 놓치지 말자. 색소폰 공연은 특별히 프러포즈 이벤트와 함께 진행하니 참가해보면 어떨까? 또 국제커플을 위한 이벤트도 있다. 축제기간에는 또 현장에서 사연을 접수하고 읽어주는 ‘보이는 라디오’ 행사도 진행하는데 국제커플이라면 이 이벤트가 더욱 멋진 추억이 돼줄 것이다.
4. 남자끼리 오면 어때, 男男커플(?)을 위한 가무타임
과거와 달리 요즘은 남자 단둘이서 여행을 가거나 영화를 보는 경우도 많다. 장미축제라고 해서 꼭 남녀끼리 가야 한다는 법은 없지 않은가? 친구끼리 방문한 남자들이라면 ‘댄스 타임’에 참가해보자. 전문 댄스팀이 주도하고 관객들이 참여하는 형태의 이벤트다. 스트레스도 풀고 춤 실력도 뽐내보자. 누가 알까? 그 모습에 혹해 예쁜 처자가 대시할지. 춤 실력이 자신 없다면 노래를 감상하자. 젊은층에 맞춘 일렉트릭 현악공연이 열린다. 축제 마지막 날에는 평소에 접하기 힘든 평양예술단의 공연도 열리니 아리따운 단원들의 종달새 같은 공연을 관람해보자.
나만의 장미를 찾아 떠나는 여행
1000종류가 넘는 다양한 장미들이 있으니 그만큼 눈도 사방의 장미를 보느라 바빠지기 마련이다. 장미공원 안에서만 축제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중앙광장을 비롯해 자수화단, 레일바이크 타는 곳까지 장미들이 풍성하게 넘치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이 수많은 장미 중에서 '나만의 장미'를 찾아 탐험을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어린왕자가 여행을 떠난 뒤 자신에게 소중한 장미가 무엇이었는지 깨달았다면, 세계의 장미가 모여있는 이 축제에서 특별한 장미와 첫 번째 조우를 하는 것도 기억에 남을 것이다.
KTX 전라선 개통으로 서울에서 더 가까워진 곡성 섬진강기차마을. 5월, 곡성세계장미축제장에 우리 가족의 ‘발자국’을 남겨볼까요?
글 트래블투데이 서덕아 취재기자
발행2016년 11월 05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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