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물이라 하면 으레 소박하고도 조용한 시골 마을의 맛을 상상하곤 한다. 멀리 황소 울음소리나 경운기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가짓수는 몇 안 되지만 정갈한 찬으로 입맛을 돋우는 것. 툇마루에 봄볕이 드니 배부른 뒤에는 한숨 낮잠을 취해야 하겠으니 참으로, 나른하고도 고요한 풍경이 아닐 수 없겠다. 그러나 늦봄의 양구를 들썩이게 만드는 축제는 ‘산나물’이라는 것을 가지고 어찌 이리 흥겨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늦봄의 싱그러운 녹색으로 들썩이는 그곳, 양구 곰취 축제가 열리는 강원도 양구군으로 떠나 보자.
양구, 그리고 곰취
“양구에 오시면 10년이 젊어집니다.”
양구군에 진입하면서부터 볼 수 있는 이 문구, 양구를 방문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하고 있을 만큼 양구 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이다. 한반도의 정중앙에 위치한 양구는 DMZ 접경 지역으로, 산이 높고 물과 공기가 맑은 지역. 험준한 산중에 살고 있는 인구는 2만여 명 뿐이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많기도 참 많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제일의 친환경 농산물이 나는 곳들을 거론할 때에도 양구가 빠지는 법이 없다.
양구에서 펼쳐지는 청춘양구 곰취축제를 찾은 사람들의 표정이 밝다.
양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농산물의 상당 부분은 산채가 차지한다. 양구에서 나는 산채들 가운데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곰취. 양구는 우리나라의 곰취 주산지이기도 하니 매년 곰취의 출하시기에 맞춰 청춘양구 곰취축제가 열린다. 청춘양구 곰취축제에서 맛볼 수 있는 것은 곰취의 모든 것이다. 곰취 전병, 곰취 찰떡, 곰취 찐빵, 곰취 절임, 곰취 장아찌까지. 곰취에 대한 것이라면 없는 것이 없는 이 축제. 건강한 봄기운 가득하니 양구에서 장수의 비결을 찾고 싶다면 축제 기간인 5월 20일부터 5월 22일에 맞춰서 양구를 방문해 볼 일이다.
청춘양구 곰취축제, 무엇이 있나
‘곰취 축제’라고 한다고 해서 볼거리가 곰취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 축제에 무엇이 있는지를 모두 둘러보는 데에만 해도 하루가 모자랄 지도 모를 일. 청춘양구 곰취축제, 그곳에는 양구가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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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양구 곰취축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 곰취 비빔밥. 곰취를 듬뿍 넣고 비비는 이 밥, 무려 2000인분이다.2
멧돼지 고기를 곰취에 쌈 싸 먹을 수 있는 기회, 오직 청춘양구 곰취축제에서만 즐길 수 있는 별미!3
곰취향 가득한 떡도 축제장에서 직접 떡메를 쳐서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두자.4
맨손 고기잡이 대회에서는 아이어른 할 것 없이 동심 가득한 모습들을 볼 수 있다.물론 단순히 양구에서 열리는 축제라 하여 ‘양구가 있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청춘양구 곰취축제의 프로그램들에서는 양구를 대표하는 단어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예를 들면 ‘대암산’, ‘감자’, ‘펀치볼’, ‘야생화’, ‘밸리댄스’, ‘목공예’, ‘국토정중앙’, ‘캠핑’, ‘자전거’와 같은 것들. 어떤 키워드로 양구를 기억하고 있는지에 따라 먼저 찾아가 보아야 할 프로그램들이 갈리게 될 테니, 양구 곰취 축제를 찾기 전 마인드맵이라도 먼저 해 보는 것이 좋을 일이다.
양구 곰취 축제의 프로그램들은 무대행사 및 이벤트 행사, 홍보 및 전시 행사, 판매 및 먹거리 행사, 체험 행사로 나뉜다. 기왕 곰취 축제를 찾아가는 것, 그 싱그러운 먹거리에 가장 관심이 많이 갈 터이니 셀프 곰취 쌈 바비큐와 ‘군대리아’를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을 먼저 알려 드린다. 프로그램 구성 중에서는 특히 체험 행사에 관련된 부분이 돋보인다. 곰취 떡메치기와 맨손 고기 잡기, 백토 도자기 만들기, 전통 활과 석궁 만들기, 곰취 쿠키와 달고나 만들기 등의 다양한 체험 행사가 곰취 축제에 준비되어 있다.
양구에 가면 10년이 젊어질까
어린잎을 먹는 봄나물인 곰취. 그 싱그러움과 향긋함 안에 양구가 품은 자연이 담겨 있으니, 부디 축제를 찾았을 때 아쉬움이 남지 않을 정도로 곰취 맛을 보고 오기를 권한다. 양구에 가면 10년이 젊어지는 것은 청정한 자연과 그 자연에서 난 먹거리 덕분이니, 봄날 양구에서 잃어버린 10년을 찾고 싶다면 곰취를 양껏 맛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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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로호는 '한반도 섬'이 있는 호수로 유명한 곳.2
천 년의 역사를 가진 두타사, 그 이름을 딴 두타연 계곡.3
을지전망대에 올라서면 양구의 펀치볼 지형이 한 눈에 담긴다.사흘 간 양구를 들썩이게 할 이 축제, 방문하는 김에 한반도 섬과 두타연, 을지전망대와 양구 생태식물원 등 양구의 자랑거리가 되는 볼거리들 또한 함께 돌아보고 오면 좋을 일.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좋은 이유에 또한 ‘10년이 젊어질까’에 대한 기대가 한 몫을 하겠다. 이리저리 양구를 둘러보다 보면 양구에서 보내 온 또 하나의 메시지가 눈에 띌 것.
“또 오시면 더 젊어집니다.”
곰취 향으로 더욱 싱그러워진 양구의 봄날, 온 몸이 들썩들썩하도록 흥겨운 가운데 한바탕 크게 웃어볼 수 있게 만드는 양구의 넉살. 이 또한 양구를 찾은 사람들을 젊어지게 하는 매력이 아닐까.
곰취 제철, 군부대가 많은 양구에서는 ‘효도 곰취 보내기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고 하네요! 장병들이 부모님께 곰취를 선물로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이 이색 행사, 역시 곰취의 고장 양구답지 않나요?
글 트래블투데이 이승혜 취재기자
발행2016년 05월 02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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