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의 향기가 봄꽃의 아름다운 향긋함이었다면, 5월의 향기는 지천에 돋은 새잎의 싱그러운 향긋함이다. 3~4월의 봄이 ‘보는 봄’이었자면, 5월의 봄은 ‘먹는 봄’이다. 꽃이 진 자리에 푸른 잎이 돋으니, 봄의 마지막 달도 어느 새 여름을 닮아가고 있다. 여름이 오기 전 가장 향긋해지는 고장이 있으니 바로 강원도 정선군이다. 정선을 가득 채운 향긋함과 늦봄이 주는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면 다음 주말을 노려 정선으로 떠나 보자. 곤드레 산나물 축제의 막이 오르니 말이다.
정선사람들과 함께 해 온 곤드레
“한치 뒷산에 곤들레 딱쥐기 마지메 맛만 같으면 고것만 뜯어다 먹으면 한 해 봄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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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빛깔을 담은 그 나물, 곤드레.2
곤드레를 가득 넣고 비벼낸 밥은 정선의 특미이기도 하다.정선과 곤드레의 인연은 꽤 오래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정선아리랑의 한 구절에도 곤드레가 등장한다. 온통 산지인 정선은 들에서 난 곡물보다는 산에서 난 나물들에 식생활의 상당 부분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는데, 때문에 정선 사람들에게 있어 산은 삶의 터전 그 자체이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곤드레는 옛 정선 사람들의 ‘주식’이었다. 정선의 산에 틈만 나면 자라는 것이 곤드레였으니 말이다. 특히나 보릿고개를 넘겨야 할 때면 이 곤드레의 역할이 어마어마했다고 전해진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곤드레 밥에 양념간장을 넣고 쓱쓱 비벼 크게 한 술을 뜨면 봄의 향기가 입 안 가득 맴돈다. 별달리 길러내려는 노력 없이도 정선의 산모퉁이마다 자라는 곤드레. 정선의 자연이 준 이 선물은 웰빙 그 자체이기도 하다. 정선의 봄, 곤드레가 머금은 향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봄마다 정선을 찾으며, 골 깊고 물 맑은 정선은 곤드레에 수입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 정도의 차이야 당연히 있겠지만 곤드레가 정선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셈이다.
곤드레, 봄의 정선을 들썩이게 하다
매년 5월, 정선에서는 ‘정선 곤드레 산나물 축제’가 열린다. 곤드레를 필두로 곰취와 참나물, 산마늘, 더덕, 황기, 취나물 등의 산나물들이 한 데 모여 봄의 내음을 자랑하는 이 자리, 정선 곤드레의 향긋함을 알고 있는 트래블피플이라면 산나물에 대한 식견(?)을 넓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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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근사한 춤사위와 야바위꾼의 능청스러움은 축제에 활기를 더하는 중요한 포인트.산나물과 함께 해 온 시간이 길기 때문일까, 축제의 주인공인 산나물을 제외하고 정선의 곤드레 산나물 축제를 꾸미는 테마를 하나 더 찾아보라면 누구라도 ‘추억’을 꼽을 것이다. 모락모락 김이 오르는 수리취떡을 떡메로 힘껏 내리치는 모습, 섬세하지 않은 손길로 쓱쓱 썰어 내미는 곤드레 순대, 손두부며 막걸리, 곤드레밥이 내는 향긋하고도 구수한 냄새들. 축제를 들썩들썩하게 만드는 것은 역시 야바위꾼과 품바 공연단의 역할이다. 정선 곤드레 산나물 축제가 열리는 정선읍 공설운동장 일원은 흡사 시골 장과 같은 분위기로 여행자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이곳이 정선 곤드레 산나물 축제장의 중심. 정선 5일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장날 같은' 모습이다.
‘세련됨’이라거나 ‘화려함’ 같은 단어와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축제, 정선 곤드레 산나물 축제. 하지만 세련되지 않기에, 화려하지 않기에 더욱 아름다운 축제가 바로 이 정선 곤드레 산나물 축제다. 애써 꾸미지 않아도 이 축제에 활기와 매력이 넘치는 것은 정선 사람들이 곤드레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축제의 주인공인 늦봄의 싱그러운 산나물들이 내는 향긋함은 더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이에 <트래블투데이>가 자신 있게 권한다. 입안에 봄을 넣고 굴리는 행복, 생기 가득한 늦봄의 향긋함을 만끽하고 싶다면 이 축제를 찾아보라. 어깨를 부딪혀도 미간을 찌푸리는 대신 구수한 농담이 오갈 이곳, 올 봄의 마지막 기억을 푸근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정선 5일장에서도 정선의 산나물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데요, 이 전통 시장, 한국관광공사의 ‘한국 관광의 별’ 쇼핑 부문 1위에 선정된 전적이 있으니 ‘믿고’ 다녀오시길!”
글 트래블투데이 이승혜 취재기자
발행2015년 05월 16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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