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리나>는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라는 유명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여행도 그렇게 고만고만할까? 아니다. 여행은 그 자체만으로 행복한 일이 될 수 있지만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그 나름대로의 준비를 해야 하는 법이다. '행복을 상징하는 파랑새는 알고 보니, 우리 주변 가까이에 있더라' 하는 흔한 결말도 마음의 준비가 되어야 깨달을 수 있지 않던가.
여행의 행복은 언제 오는 것일까. 해외에 나가서 자신의 맘에 쏙 드는 물건을 샀을 때? 폭신폭신한 침대에서 낯선 풍경을 만날 때? 혹은 좋아하는 사람들과 깔깔거리며 웃을 때? 아니면 복잡한 일상을 뒤로 하고 여행을 떠나는 바로 그 순간? 그 모든 순간을 예민하게 느끼지는 못하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선험적으로 알고 있다. 나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변화할 때의 행복도 크지만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 역시 여행의 행복이라는 것을.
물론 여행의 매 순간이 그저 행복할 수 만은 없다. 때로는 원치 않은 짐을 들고 행군해야 할 때도 있고, 기대가 너무 컸기에 되려 실망하는 순간도 생긴다. 다른 사람들과 여행을 갈 때 생기곤 하는 사소한 서운함이 여행에 큰 영향을 미칠 때도 있다. 여행지를 이루고 있는 풍경과 체험은 시간의 흐름이 크게 지나지 않는 한 그리 크게 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곳에서 어떤 사람과 함께 했는지는 여행지를 제각기 다른 색으로 채색시키는 것이다.
반면 별 기대 없던 곳이 함께 한 사람덕분에 아름다운 기억으로 길이 남게 되는 경우도 있다. 혹은 이런 경우도 있다. 그 당시에는 힘들고 지치는 여행길이었는데 추억보정이란 강력한 필터로 ‘그래도 참 좋았지’ 라는 생각이 드는 것. 그리고 그 추억에 홀려 또 다시 여행을 떠났다가 여행의 힘듦을 다시 깨닫게 되는 순간이 올 때도 있다. 기억의 불완전함이 주는 여행의 행복, 여행의 비밀인 셈이다.
알랭 드 보통은 수용적인 태도를 취하면 겸손한 마음으로 새로운 장소에 다가가게 된다고 말했다. 어떤 것은 재밌고 어떤 것은 지나가도 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게 되는 만큼 여행지의 모든 것이 새롭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여행의 행복에 대해 정곡을 찌르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의 우주는 우리의 기대에 적당히 맞춰져 있기 마련이니. 보다 수용적인 태도를 취하면 주어진 환경에 대한 새로운 부분이 보인다. 집 근처 단골 가게에 새로운 종업원이 들어온 것, 조금씩 변해가는 계절의 움직임, 하다못해 커튼을 바꾼 뒤 달라진 햇살의 세기까지도 경이로운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것이다. 변해가는 모든 것을 차분하게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기억으로 남기는 것, 그것이 행복한 여행을 만들어주는 여행의 기술 아닐까 제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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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트래블투데이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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