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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민속 박물관, ‘외암 민속마을’


사람 사는 냄새와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외암 민속마을은 시골의 정취가 그대로 느껴지는 순박함을 간직하고 있다. 약 오백 년 전에 이 마을에 정착한 예안 이씨 일가가 지금도 중심을 이루며 살아가며, 지금도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집들이 인상적이고 역사의 흔적이 느껴지는 돌담 너머로 보이는 나무와 마당의 모습은 평화로움 그 자체다. 

                    
                

순박한 전통에 살아 숨쉬는 외암 민속마을

외암 민속마을은 500년에 걸친 삶의 향기가 고스란히 살아 숨 쉬는 ‘살아있는 민속 박물관’이다. 예로부터 외암 마을은 ‘3다 마을’로 불렸는데, 돌이 많아서 석다(石多), 말이 많아서 언다(言多), 양반이 많아서 반다(班多)라고 했다. 현재 외암 마을은 전체가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제236호로 지정돼 있다.

마을 앞에는 넓은 논과 밭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고 뒤로는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마을 자체도 중요 민속자료에 지정되었는데 마을 내에 있는 외암리 참판 댁은 중요 민속 문화재 제195호, 아산 건재 고택은 중요 민속자료 제233호에 지정되었을 정도로 깊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디딜방아, 연자방아, 물레방아, 초가지붕 등 조선 시대의 생활상과 문화를 지금도 보존하고 있어 사극이나 영화 촬영을 하기 위해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인걸(人傑)은 지령(地靈)

  •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외암마을은 동고서저의 지형을 이루고 있다. 

'외암'이라는 명칭은 서쪽에 있는 관용(官用)의 교통 및 통신 수단인 역말(驛-)과 관련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곳은 조선초기부터 이미 시흥역의 말을 거두어 먹이던 곳이라서, 오양 골이라고 불려졌다. 이 오야라는 말에서 외암이라는 마을명이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외암 마을은 예안 이씨 문중에 걸출한 인물들이 많아서 큰집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현재까지 주류를 이루며 살고 있다.

마을의 전체적인 모양은 동서로 긴 타원형이다. 앞쪽엔 넓은 농경지를 두고, 뒤로는 산이 병풍처럼 막아주는 위치에 있다. 동북쪽 산자락이 마을에 이르러서는 완만하게 구릉을 만들면서 마을 앞쪽으로 흘러내려 간다. 따라서 서쪽의 마을 어귀는 낮고 동쪽의 뒤로 갈수록 높아지는 동고서저(東高西低)형상이다. 이러한 지형조건에 맞추어 집이 앉은 방향은 거의 서남향이다.

 

시간이 멈춘듯한 그곳, 21세기 속 조선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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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집과 기와집이 어우러진 외암마을의 독특한 풍경은 과거로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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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암마을의 가옥들은 각기 특색있는 모습들을 가지고 있다.

외암리 마을은 입구를 가로질러 흘러가는 개천으로 인해 '안'과 '밖'이 명확하게 구분된다. 따라서 이 개천은 마을의 경계를 알려주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경계 구분 없는 마을에서는 마을 어귀 적당한 곳에 장승을 세우거나 솟대를 세워 자연스럽게 마을경계를 표시하고 있다.

마을로 진입하는 다리 앞에는 송덕비, 장승, 솟대가 세워져 있다. 마을 입구를 상징하는 표시 역할을 하는 것과 동시에 마을의 안녕과 질서를 지켜주는 신앙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충신, 효자, 열녀 등을 표창하던 정려(旌閭)는 원래 다리를 건넛마을 안에 있었으나 옮겨져 지금의 위치에 있다. 정려 또한 선조의 선행을 누대에 걸쳐 모범으로 삼으려는 교육적 의미를 담고 있다.

마을 입구의 다리를 건너면 야트막한 구릉지 길을 따라 집들이 독특하게 자리 잡고 있다. 마을 가운데로 안길이 있고 이 길을 올라가면서 좌우로 샛길을 뻗치고 있다. 하늘에서 본 마을 형태는 나무줄기를 따라 올라가는 작은 가지 끝에 열매가 달려 있는 모습이다. 언뜻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듯해 보이지만, 마을의 동북쪽 설화산과 서남쪽 봉수산을 잇는 축선 안 일정하게 배치해 두었다.

마을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시설물이 물레방아와 정자이다. 물레방아는 노동공간으로 마을의 중요한 공동생활 시설물 중의 하나이다. 일정한 수량을 확보하고 있는 마을 어귀에 위치하게 된 것이다. 경관이 수려한 곳에 놓인 정자는 유희시설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반드시 그러한 것만은 아니다. 보기 드물게 농경지 가까이에 세운 외암 마을 정자는 농민들이 농사일을 하다가 잠시 쉴 수 있는 휴식장소 역할을 해왔다.

마을 안 경관은 다른 마을서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한 경관을 보여주고 있다. 마을의 거의 모든 담장은 돌담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마을은 땅 밑 일정한 지층에 이르기까지 호박돌로 이루어져 있는 지지구조를 갖고 있다. 이 돌을 걷어내 경작지를 만들고, 집터를 확보하면서 걷어낸 돌로 담을 쌓은 것이다.

집들은 가옥주인의 관직명이나 출신지역을 따서 참판 댁, 병사 댁, 감찰 댁, 참봉 댁, 종손 댁, 송화 댁, 영암 댁, 신창 댁 등의 택호가 정해져 있다. 모두 사랑채와 대문채 사이의 사랑마당에 정원을 꾸며 놓았으며 각각 특색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을 뒷산 설화 산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시냇물을 끌어들여 연못의 정원수나 방화수로 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곳에서 사극이나 영화 촬영이 종종 있으며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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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심성자 취재기자

발행2021년 12월 2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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