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놀라는 점 중에 하나는 ‘노래방’이다. 강남, 홍대, 이태원처럼 놀이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조용한 주거단지에도 꼭 노래방 하나씩은 있기 때문. 그 기원은 노래 없이 반주만 나오는 연주 장치인 일본 ‘가라오케(Karaoke)’에서 찾지만, 1990년대 초, 돈을 내고 노래할 수 있는 한국식 ‘노래방’은 국내 전역에 퍼지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춤추고 노래하기 즐기는 우리 민족에게 노래방은 지금도 더없이 좋은 놀이문화다. ‘노래방’에 이어 또 한 번 그들은 놀랄진대, 바로 우리가 하나같이 상당한 노래꾼이자, 춤꾼이라는 것. 자타공인 흥겨운 ‘얼’을 가진 한민족이니 그럴 만도 하다.
우리 민족의 ‘흥’은 물론 가무에 뛰어난 사람이 많은 것으로도 증명할 수 있겠지만, 긍정적인 민족성으로도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그 옛날, 지금은 알음알음 전해지는 구전민요 중 가장 유명한 아리랑부터 심청가, 춘향가 같은 판소리와 더불어 전래동요, 농요 등도 사연이 있는 노래가 대부분이다. 흥이 있는 민족이자, 또 우리의 정서는 ‘한’이라 하지 않던가. 애달프고 서러운 사연들도 모두 음악 속에 녹여내고 힘든 상황도 음악을 위안삼아 이겨냈던 선조의 긍지를 나타내는 부분이다. 그 덕분에 지금껏 한국의 역사가 그리 녹록지만은 않았음에도 오늘날 어엿한 아시아 대표 국가의 반열에 이름을 올리는 수준에 이를 수 있었던 것.
한데, 근래 들어 우리의 삶은 다소 불안하다. 자라는 청소년들은 너무 빨리 과중한 학업부담을 떠안아야 하고 젊은 청년세대는 취업문제 등 불확실한 미래 앞에 삶의 자주성을 잃어간다. 사회 현실의 한 가운데 있는 중·장년층은 아이러니와 회의감을 가진 채 삶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며, 노년층은 고독하고 서럽다. 이 같은 현실이 존재하는 곳이 오직 한국 사회만은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의 위기를 인정하고 또 극복할 수 있는 해안은 결국 우리 자신 안에 있다. 각자의 위치에서 목소리를 높여 외치는 이야기는 많으나, 그 모든 것에 앞서 각자가 삶의 여유와 사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되찾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 시점에 필요한 것이 바로 누구나 가슴 깊은 곳에 품고 있는 우리 민족의 얼이다.
삶을 즐길 줄 알던 민족, 노래 한 자락에 하나가 되고 눈물과 서러움도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는 우리 ‘얼’은 나아가 그 무엇보다 강인한 민족성인 것이다. 개개인의 삶은 그 누구에게도 나뉘지 않을 것이지만, 한민족이라는 이름하에 우리 안에는 동일한 긍지와 흥이 흐른다. 오늘 자 <트래블투데이>는 한 템포 쉬어 갈만한 전국 각지의 흥겨운 축제를 모았으니 오랜만에 잠자던 ‘흥’을 깨울 좋은 기회. 피곤하다는 핑계는 잠시 접고 눈을 돌려보기 바란다. 정 안되겠거든 못해도 가까운 ‘노래방’에는 들러 나만의 ‘18번’을, 그리고 인생을 열창하자.
‘바쁠수록 돌아가라.’ 역시 우리 선조들의 현명함 엿보이는 말 중 하나죠? 가슴 속 ‘흥’을 깨워보세요. 잠시 여유를 가지는 게 지름길이 될 때가 있답니다.
글 트래블투데이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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