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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손잡고 떠나는 ‘만화’ 여행


어릴 적, 부모님 몰래 키득대며 만화책을 읽던 기억, 좋아하는 만화영화 방영 시간에 맞춰 TV 앞에 달려가 앉던 기억은 누구나 하나쯤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던 세대가 자라 어느덧 어른이 되고 부모가 되어 다시 아이들에게 ‘만화 보지 말라’고 나무라고 있진 않은 지. 때마침 오늘은 오직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날이요, 5월은 가정의 달이지 않는가. 5월, 가정의 화목과 평화(?)를 위해 아이들에게 ‘만화’를 허용해보는 건 어떨까. 아니 어쩌면 아이들보다 저 자신이 더욱 즐거워질는지도 모르니 일단 한 번 <트래블투데이>를 따라와 보시라.

                    
                

명동, 만화의 거리로 다시 태어나다

 
  • 최근 명동은 만화 콘텐츠로 이뤄진 이색 거리와 공간이 생겨나면서 '만화의 거리'로 주목을 받고 있다.

명동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서울의 명소다. 쇼핑의 메카로 알려진 명동에 최근 만화 콘텐츠로 채워진 이색 공간들이 생겨나 이목을 끌고 있다. 만화 속 주인공들의 벽화와 조형물로 꾸며진 ‘재미로’와 만화문화공간인 ‘재미랑’이 대표적이다. 명동과 남산을 잇는 퇴계로 20길에 이른바 ‘재미로’라 불리는 만화의 거리가 조성된 것은 지난 2013년의 일. 100년 한국 만화에 숨결을 불어넣음으로써 명동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했다.
 

- 문화정류장으로 이뤄진 만화의 거리 ‘재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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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로'의 명소를 안내하는 개성적인 표지판. '재미로'는 다섯 개의 문화정류장으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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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번째 정류장인 '재미운동장'의 주인공은 국민 만화 '달려라 하니'다.

명동 ‘재미로’는 명동역 3번 출구에서부터 서울애니메이션센터까지 이어지는 퇴계로20길 약 300m 구간에 자리 잡고 있다. 명동역 입구와 이어지는 상상공원이 그 시발점이다. 천장에는 드라마로 각색돼 인기리에 방영된 적 있는 만화 ‘궁’의 그림이, 아래쪽에는 잠시 쉬었다 가기에 좋은 벤치가 마련돼 있다. 사실 재미로는 크게 다섯 군데의 만화문화정류장(Comics Culture Stop)으로 구분돼 있다. 상상공원을 포함한 퍼시픽 호텔 앞 만화삼거리, 사연우체국, 재미운동장, 만화 언덕 등이 그것이다.
 
두 번째 정류장인 퍼시픽 호텔의 벽면에는 한국 만화계의 양대 산맥인 이현세 작가와 허영만 작가의 그림이 대결 구도로 그려져 있다. 맞은편 공사장의 가림막에는 ‘그대를 사랑합니다’, ‘마음의 소리’ 등 인기 웹툰 작가의 그림이 그려졌다. 세 번째 정류장은 남산동 공영주차장에 조성된 사연우체국이다. 이웃들의 소소한 이야기가 4컷짜리 만화로 제작돼 주차장 건물 전면부에 일정 기간 전시되는 식이다. 사연은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 재미로의 명물, 만화문화공간 ‘재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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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로'에 자리한 만화문화공간 '재미랑'의 모습. 연중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만화를 열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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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로'의 마지막 정류장인 '만화 언덕'. 일제강점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국내 유명 작가들의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

네 번째 정류장은 재미운동장이다. 재미운동장의 주인공은 국민 만화 ‘달려라 하니’다. 힘차게 달리는 하니와 역동적인 홍두깨 부부의 모습이 조형물로 세워져 있다. 재미운동장에서 조금만 더 걸으면 재미로를 대표하는 ‘재미랑’을 만나게 된다. 재미랑은 만화 관련 전시와 이벤트가 상시로 진행되는 만화문화공간으로, 만화 작가와 함께하는 토크콘서트 등 연중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재미랑에서는 오는 5월 10일까지 ‘재미로’를 주제로 한 기획전시 ‘서울특별시 이야기路-골목길’을 선보인다.
 
‘재미랑’을 지나고 나면 다음은 마지막 정류장인 만화 언덕을 만날 차례다. 만화 언덕은 일제강점기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한국 만화 100년 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우리나라 대표 만화가 40명의 대표작 캐릭터를 언덕에 자리한 옹벽에 그려놓았다. 비록 거리 자체의 역사는 짧지만,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의 추억을 켜켜이 쌓아온 한국 만화의 역사는 결코 짧지 않을 터. 아이들과 함께 손잡고 걸으며 서로 다른 추억을 공유해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되리라.
 

 

애니메이션의 모든 것을 담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캐릭터 등 문화콘텐츠가 한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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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로'의 종착역에는 '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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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내에 있는 만화의 집에서는 자유롭게 만화를 열람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싶다면 재미로의 종착역에 자리한 ‘서울애니메이션센터’을 찾아가 보자.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만화부터 애니메이션, 게임, 캐릭터 등 문화 콘텐츠를 전시하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지난 1999년 설립됐다. 현재 서울산업진흥원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애니시네마와 만화의 집, 캐릭터체험실, 애니메이션 관련 기관 등이 입주한 창작지원동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센터 내부로 들어서면 매표소를 기준으로 왼편에는 체험시설이, 오른편에는 전시실과 애니시네마, 4D라이더 등이 자리하고 있다. 체험시설인 ‘스톱모션 체험실’에서는 클레이를 활용해 직접 캐릭터 모형을 만든 뒤, 스톱모션 촬영을 통해 짧은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볼 수 있다. 애니시네마는 지난 2005년 처음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애니메이션 전용극장이다. 2층 규모로 국내외 장단편 애니메이션을 수시로 상영하고 있다.
 
한편,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 들른다면 빼놓지 말고 보아야 할 것들이 있다. 그중 첫째는 2층 복도 벽면에 전시된 과거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7080 만화영화들의 포스터다. 만화를 열람할 수 있는 ‘만화의 집’에서 만화를 읽고 보는 것도 좋겠다. 그러나 이곳의 최고 명물은 다름 아닌 남자 화장실에 있다고. 소변기에 LCD 모니터가 장착돼 있어 ‘일(?)’을 볼 때 두더지를 잡을 수 있다나.
 

-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기는 ‘제2회 재미로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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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만화거리축제인 '재미로 놀자'는 지난해 처음 개최된 뒤 호평을 얻었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오늘(5일) 어린이날을 맞아 서울만화거리축제인 ‘제2회 재미로 놀자’를 개최한다. 이 축제는 서울애니메이션센터뿐만 아니라 재미로, 재미랑 등 명동 일원에서 펼쳐진다. 지난해 11월 처음 개최하여 성공리에 막을 내린 ‘재미로 놀자’는 올해도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축제장에서는 인기 만화 캐릭터 코스프레를 비롯, 만화가와 애니메이터 등이 직접 그려주는 캐리커처, 아트마켓 등이 펼쳐진다.
 

 

봄이 다 갔다고? ‘오! 다시 봄’
- 23일~28일, 제19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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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 참여한 참가자가 캐리커쳐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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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 속 주인공 분장을 한 모습에 아이들이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어린이날을 놓쳤다고 아쉬워 말자. 또는 ‘재미로 놀자’에 푹 빠진 사람들도 귀가 솔깃할 소식이다. 오는 23일부터 28일까지 재미로가 있는 명동 일원, 서울광장,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등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만화, 애니메이션 축제인 ‘제19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하 SICAF)이 개최된다. 올해 SICAF는 ‘오! 다시 봄’이라는 주제로 5월의 봄에 다시 재해석, 재발견할 수 있는 다채로운 전시, 영화제, 이벤트 등과 함께 열린다. 주요 전시프로그램으로는 김수정 작가 특별전, 광복 70주년 기념 만화 특별전, 신인 발굴 쇼케이스전 등이 준비돼 있고, 애니메이션 상영, 캐리커처 그리기, 만화애니메이션벼룩시장 등 부대행사가 마련돼 있다. 축제의 백미인 영화제는 장편, 단편, 학생, SICAF키드, SICAF쇼케이스로 구분되는 공식 경쟁부문과 아시아의 빛, 시카프 초이스로 구성된 특별 경쟁 부문, 특별 초청작 등과 함께 진행된다.
 
‘만화’라는 이유로 모두 유해하다고 여기는 건 어른들의 성급한 생각이다. 잘 만들어진 만화, 좋은 만화는 아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꿈을 키워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또한 어린 날 즐겨봤던 만화 영화는 훗날 우리들을 동심의 세계로 인도해주는 ‘추억의 메신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앞으로 명동에 자리한 만화 공간들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한때 우리가 좋아했던 만화들을 함께 공유하고 기억할 수 있는 공간으로써 거듭나기를 더욱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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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만화영화에 얽힌 추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게 마련인데요. 만화의 거리로 거듭나고 있는 명동에서 자녀와 함께 어린 시절 추억 한 장을 꺼내보세요!

트래블투데이 엄은솔 취재기자

발행2015년 05월 05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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