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추억을 만나러 갑니다, 울산 ‘추억의 학교’,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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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추억을 만나러 갑니다, 울산 ‘추억의 학교’


살다 보면 지난날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나이 든 어른일수록 지금이 아무리 기술 좋고 살기 편한 세상이라고 해도 좀 더 불편했고 하루하루를 걱정하면서 살았던 그 시절이 나름 좋았다고 말하곤 한다. 듣기만 했던 젊은이들은 옛날로 돌아가 보지 않는 이상, 그 감정을 십분 이해하기란 힘들겠지만, 소박한 옛것들이 풍기는 분위기 속엔 분명 전해지는 따뜻한 정과 순수한 감성이 있다. 부모세대의 어린 날을 공감, 그리고 추억하러 가는 곳, 지금 만나러 갑니다. 울산 ‘추억의 학교’로.

                    
                

울산에서 찾는 낭만여행

  • 구 동해분교를 개조해 만든 추억의 학교 외관. 공룡랜드(자연사박물관)와 같은 건물에 있다.

울산광역시의 주요 시가지를 벗어나 북구 무룡산, 우가산 방면으로 나오면 바다가 펼쳐진다. 넓고 시원한 해안선을 마주하면 일단 달려보고 싶게 마련인데, 마침 자가용이 있다면 동구의 주전항 몽돌해변을 따라 북쪽으로 드라이브해 올라가 보기를 권한다. 이는 동해안을 따라 강원도와 경북, 부산까지 이어지는 해안가 7번 국도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곳이라, 일부러 드라이브를 하려고 찾는 이들도 많다. 해안가를 조금 올라오다 보면 미역 생산과 낚시 명소로 유명한 당사항이 나온다. 또한 오늘 소개할 추억의 학교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해안가에서 낭만을 즐겼다면, 이제 추억을 만나볼 차례. 울산 북구청에서 운영하는 ‘추억의 학교’는 울산 공룡랜드, 세계 파충류 박물관과 같은 건물에 위치해 여유가 있다면 두 곳 모두 둘러봐도 알차다. 단, 무료 관람은 추억의 학교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예전에는 ‘동해분교’로 쓰였던 학교건물을 박물관으로 꾸민 추억의 학교는 옛 학창시절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과 장면들로 그 시절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어른들에게는 아주 오래돼 잊혔던 것들, 젊은 세대에게는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새로이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인 셈.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면 먼저 추억의 자료관이 반긴다.

 

교실마다 색다른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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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기억을 불러오는 매개, 손때 묻은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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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세상을 다 줘도 바꾸지 않았을 추억의 장난감들

옛 학교 건물을 개조했기에, 각 자료실은 학교 교실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첫 번째 교실인 ‘추억의 자료관’도 옆으로 ‘드르륵’하고 밀리는 나무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는 정다운 공간. 내부에는 근대 교과서와 고서를 비롯해 60~80년대 실제로 입었던 교복이 전시돼있다. 물론 옛 교복의 묘미는 직접 입어보는 일인 만큼, 착용체험과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너나 할 것 없이 교복체험에 열을 올리는 동안 옛 교과서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교과서들이 친숙하고 신선하게 다가오는데, 머릿속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추억들을 어른들은 말하고 아이들은 귀를 쫑긋 세워 듣는다. 이 때문에 추억의 박물관에는 따로 해설사가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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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세대 학창시절의 상징과 같은 교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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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 벌 서는 아이들을 재현한 닥종이 인형이 귀엽다.

두 번째 교실로 들어서면 탄성이 절로 난다. 그야말로 당시의 교실을 그대로 재현해 놓아, 금방 영화 한 편을 찍어도 될 법하다. 엎드려 조는 아이, 벌 서는 아이, 엄한 표정의 선생님 등 자리를 지키고 있는 커다란 닥종이 인형들을 보면서 너도나도 웃음이 번지는 까닭은 그 모습이 영, 남의 일 같지만은 않아서일 것이다. 낡은 풍금과 조개탄 난로 위의 양철 도시락, 가느다란 회초리처럼 세심한 물건들도 감성을 움직이는 데 한몫을 한다.

 

그 시절을 보여주는 보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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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생활관에는 생소하면서도 낯익은 물건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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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에서 쓰였던 옛 물건들이 많다. 사진은 바다용 호미.

추억의 학교라고 학교생활만 추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세 번째 교실인 농어촌 생활관에서는 당시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다양한 물건과 자료들이 또 한 번 추억을 불러일으키려 기다리고 있다. 화로와 지게, 장독대, 고무신과 같이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 생활용품부터 옛날식 어망, 통발, 선박용 닻 등 어촌에서 주로 쓰였던 생소한 옛 물건들도 볼 수 있다. 특히 어린이들은 쉬이 경험할 수 없는 옛 어촌의 생활상을 짐작할 수 있다. 또, 교복체험에 이어 이곳에서는 그 옛날 오줌싸개에게 씌워 소금을 받아오게 했던 ‘키’를 직접 써볼 수 있다.
 
오랜 시간 둘러봐야 할 곳이 아님에도, 추억의 학교를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오래간다. 한 번 추억을 떠올리면 쉽사리 가라앉지 않기 때문일 터. 덕분에 세대가 공유할 이야깃거리가 생기는 점도 추억의 학교가 가진 장점이 될 수 있겠다. 부담 없이 들러 오랜 여운을 가져갈 수 있는 곳. 울산 북구 추억의 학교로 지금, 추억을 만나러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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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항과 추억의 학교 주변에 볼거리 한 곳 더! ‘당사항 해양낚시 공원’은 사랑의 조개고리를 매달 수 있는 곳으로 바닷가를 산책하기에도 안성맞춤이랍니다.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9년 05월 10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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