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봄이 되면 ‘조병화 문학관’,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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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봄이 되면 ‘조병화 문학관’


해마다 봄이 되면 아련한 향수처럼 떠오르는 시 한 편이 있다. 조병화 시인의 ‘해마다 봄이 되면’이라는 시다. 어른이 된 현재 시점의 화자는 언젠가 자신이 들었던 어머니의 말씀을 어린 벗에게 다시 전한다. 항상 봄처럼 부지런하라고, 항상 봄처럼 꿈을 지니라고, 그리하여 항상 봄처럼 새로운 사람이 되라고. 봄을 닮은 시와 봄을 닮은 시인. 편운 조병화 시인이 남긴 흔적을 찾아, 봄기운 물씬 풍기는 경기도 안성의 난실리로 떠나 보자. 

                    
                

삶의 고독을 노래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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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박하고 정겨운 느낌을 주는 '조병화문학관'의 전경. 지난 1993년 처음 조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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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병화문학관' 근처에 자리 잡고 있는 조병화 시인의 묘소와 시비.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자그마한 마을. 들과 산, 개울이 가득한 마을에서 소년은 꿈을 키웠다. 해마다 봄이 되면 마을의 산과 들에는 어김없이 화사한 봄꽃과 들풀이 피어났고, 겨우내 얼어있던 실개천에서는 봄의 소리가 흘렀다. 소년은 이곳에서 꿈틀대는 봄의 생명력을 온몸으로 느꼈다. 조병화 시인은 1921년 5월 2일 경기도 안성의 작은 마을, 난실리에서 태어났다. 1949년 시집 ‘버리고 싶은 유산’을 출간한 이래, 창작시집만 53권, 선시집과 화집, 수필집 등 모두 백여 권이 넘는 저서를 남겼다.

30여 년간 교단에 있던 그는 1986년 정년 퇴임 후 고향인 난실리로 돌아와 시인으로서의 삶을 이어나가다, 지난 2003년 타계했다. 조병화 시인의 시는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로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과 허무를 나타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도시민의 외로움, 고독한 존재로서의 인간이 자신의 꿈과 사랑을 찾아 자아에 이르는 과정을 다뤘다. 시인은 이 같은 소재를 통해 인생의 비극이 아닌, 자아를 찾아가는 생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시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조병화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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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병화문학관'의 1층 전시실에서는 생전 시인이 사용하던 유품과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조병화문학관은 편운 조병화 시인의 작품과 그의 작품세계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나누고자 조성된 문학기념관이다. 조병화 시인의 창작 저작물을 비롯한 유품, 그림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시인이 살던 고향집을 중심으로 지난 1993년 국고의 지원을 받아 조성됐으며, 시인이 생전 시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정신이 오롯이 담겨 있다. 문학관은 2층 규모로, 1층에는 전시실, 2층에는 세미나실이 마련돼 있다.
 
1층에 있는 전시실은 다시 두 곳의 전시실로 나뉜다. 먼저, 제1전시실에는 그가 남긴 53권의 창작시집과 선시집, 수필집, 화집 등 모두 160여 권의 서적이 전시되어 있다. 또 늘 즐겨 썼다고 전해지는 베레모, 입에 물었던 파이프, 시를 쓰거나 그림을 그렸던 펜, 많은 여행을 통해 모은 각종 유품이 전시되어 있다. 제2전시실에는 시인을 추모하는 문인들의 시화, 방명록 등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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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층 전시실에서 2층 세미나실로 올라가는 길. 2층에서는 역대 '편운문학상'의 수상작들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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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병화문학관' 외부에는 다양한 조각상을 비롯한 편운재, 청와헌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한편, 2층 세미나실은 조병화문학관에서 1991년부터 주관해 온 ‘편운문학상’의 역대 수상자들을 소개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수상자들의 서적과 육필원고를 만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또한 이곳에서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세미나, 문화 행사 등이 수시로 진행된다. 문학관은 전체적으로 소박한 인상을 풍기지만, 찬찬히 둘러보면 볼거리가 제법 풍부하다. 바깥 정원에는 다양한 미술품이 전시돼 있으며, 인근에는 시인이 어머니 묘소 옆에 세운 묘막인 ‘편운재’와 교단에서 은퇴한 뒤 살았던 ‘청와헌’ 등이 함께 자리 잡고 있다. 해마다 봄이 되면 동명의 시와 함께 떠오르는 이름 석 자 ‘조병화’. 시인이 나고 자란 마을에서 시인이 일평생 쓴 글과 시인의 체취를 오롯이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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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2019년 04월 26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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