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봄은 그야말로 축제 그 자체다. 이른 수선화부터, 동백, 유채, 벚꽃 등 따스해지는 기온 따라 쉴 새 없이 꽃은 피어대고 상춘객이 몰려든다. 그리고 알록달록한 꽃들이 한바탕 꽃 대궐을 차리고 나면 그 다음 바통을 이어받는 것은 바로 푸른빛의 가파도 청보리. 푸른 것은 같아도 결코 같지 않은 제주의 바다와 넓은 청보리 밭의 색채는 하늘과 더불어 늘 청춘같이 싱싱한 풍경을 만든다. 가자, 제주 서귀포에 푸른 봄이 오는 시간을 찾아서.
가파도, 제주 서귀포에 있었네
편평한 가파도 청보리밭 너머로 제주의 바다와 산방산, 송악산, 한라산이 어우러지는 절경
제주 서귀포의 서남쪽 모슬포항구에서 남쪽으로 5.5km, 20여분 뱃길을 따라가면 ‘가파도’다. 거기서 조금 더 가면 마라도가 나온단다. 가파도에는 현재 600여명의 인구가 사는데,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어촌이다. 사람이 사는 섬으로는 국내에서 고도가 가장 낮은 섬으로 평균 고도가 20.5m, 평균 5~6층 건물 높이에 그친다. 그만큼 편평하다는 뜻이다. 때문에 가파도의 풍경은 그 자체는 낮지만 주변으로 한라산, 산방산, 송악산 등 제주의 여러 산을 걸치고 있는데다, 이웃한 마라도, 18만 평의 드넓게 펼쳐진 청보리밭이 어우러져 아무데서나 쉽게 볼 수 없는 비경이다.
예전에는 그나마 낚시하는 이들에게만 알음알음 알려져 관광지로는 인지도가 별로 없었지만, 2009년부터 청보리축제를 개최하고 2010년 올레코스가 개장하면서 제주의 새 관광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암초가 많은 주변 해안이 싱싱하고 풍부한 해산물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이 섬의 자랑거리다.
푸른 봄 넘실거리는 가파도청보리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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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도청보리축제에 온 사람들이 청보리밭을 따라 걷는다. 이내 마음이 여유로워진다.2
가파도는 자연스러운 풍경도 일품인 곳. 집집마다 정겨운 돌담이 이어져있다.가파도는 섬으로 치면 아담하지만, 그 면적의 80퍼센트, 무려 18만 평의 부지가 청보리밭을 이룬 섬. 매년 3월에서 5월 사이에 청보리밭축제가 열린다. 이는 가파도를 알리려는 주민들의 의지로 만든 축제로 푸른 보리잎의 색채에서도 그 에너지와 움트는 생명의 신비를 느낄 수 있다. 가파도의 청보리는 ‘향맥’이라는 품종으로 다른 지역의 보리보다 2배 이상 크게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제주의 향토 품종으로 전국에서 가장 먼저 높고 푸르게 자란다.
가파도청보리축제는 짧게 피고 지는 꽃축제와 달리 한 달여 간 지속되는 반가운 축제로 놓쳤다고 아쉬워할 일이 없겠다. 다만, 축제 행사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금요일을 포함한 주말에만 열리며, 일부는 상설로 열리기도 한다. 가파도 청보리밭은 그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푸른 물결에 설레는 곳. 따라서 마련된 행사들은 청보리밭 걷기, 10-1 올레길 걸으며 보물찾기, 커플자전거대회, 보리밭 연날리기 등 청보리밭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그 외에도 소라잡기체험, 소망기원 돌탑쌓기와 같은 다양한 체험 행사도 있다. 더불어 보말, 미역, 소라 등 가파도의 자랑인 싱싱한 산지 해산물을 맛볼 수 있어 식도락까지 만족시키며, 손때 묻지 않은 아담한 돌담과 소박한 어촌 풍경도 상춘객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가파도로 가는 길은 앞서 말했듯 모슬포항에서 여객선으로 20여분. 평일에는 6회, 주말에는 7회가 운영된다. 2016년 8회째를 맞은 가파도청보리축제는 4월 9일 개막해 오는 5월 8일까지 열린다고 한다. 어느새 겉옷이 거추장스러워진 봄의 한가운데, 제주 가파도의 푸른 청보리 물결에 안기러 가보자. 꽃놀이와는 또 다른 초록 봄이 가파도에 철썩이고 있다.
가파도에는 여전히 물질하는 해녀가 많다고 해요. 4월에는 특히 가파도 미역이 제철이라니, 싱싱한 해산물로 돌아오는 손이 묵직하면 더 좋은 나들이로 남겠죠?
글 트래블투데이 편집국
발행2016년 04월 03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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