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는 유독 나랏일이 많았다. 10일 대한민국 임시의정원이 개원했고, 11일 임시헌장이 공포됐다. 19일에는 4.19혁명이 있었고, 윤봉길 의사가 의거한 날도 4월이 다 가기 전인 29일이었다. 특히 13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96주년이 되는 날이다. 1919년 4월 13일, 빼앗긴 나라의 권리를 되찾고 자주독립을 이루기 위해, 오직 우리 민족의 힘으로 수립했던 임시정부다.
 
임시정부는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전제군주나 입헌군주제가 아닌 ‘민주공화제’를 표방한 근대식 정부였다. 정부와 국회의 개념이 처음 도입된 것도, 애국가를 ‘국가’로 지정하고 태극기를 ‘국기’로 법제화한 것도 모두 임시정부가 최초였다. 그러니 오늘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존재할 수 있게 된 기저에는 ‘임시정부’가 자리 잡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임시정부의 활동은 1945년 8월 15일 나라가 광복하던 그 날까지 계속되었다.
 
27년. 임시정부가 수립된 이래, 나라가 독립을 맞이하기까지 꼬박 27년이 걸렸다. 정부 조직으로서 독립운동을, 그것도 무려 20여 년이 넘도록 펼친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 적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선조들의 이 같은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는 나라독립의 꿈을 더욱 단축해 이룰 수 있었다. ‘임시정부 수립일’이 삼일절이나 광복절만큼 되새기며 기념해야 마땅한 날인 이유다.
 
그러나 실상은 어떠한가. 대다수 국민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이 언제인지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지내는 것이 현실이다. 오늘날 우리가 응당 당연한 일로 여기는 풍요로운 생활은 오래전 우리 선조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나라를 대표하는 ‘임시정부’가 있었기에 대내외적으로 우리 민족의 독립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널리 알릴 수 있었고, 이를 발판 삼아 ‘독립’된 국가로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4월 13일. 매년 찾아오는 4월 중의 하루로 기억하기보다는, 오늘날 우리나라가 있을 수 있는 초석이 된 날로, 순국선열들을 기리는 날로 기억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