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산봉우리도 봄에는 제일이라, 여수 영취산 진달래,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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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산봉우리도 봄에는 제일이라, 여수 영취산 진달래


감질나는 한두 송이 말고 무더기로 피는 진달래를 보려면 전국에 세 곳이 꼽힌다. 경남 창녕 화왕산, 경남 창원의 무학산에 이어 마지막은 전남 여수 영취산이다. 다시 여수다. 꽃, 바다, 섬, 음식 빼놓을 것 없는 여수에 진달래 군락까지 있다니 과연 화룡점정의 고장. 영취산에는 30년이 넘은 수령의 진달래 수만 그루가 산다. 높지 않은 봉우리로 수려한 산세는 아니지만 봄에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꽃단장을 선보이는 산. [트래블투데이]와 함께 여수 영취산 자락으로 봄꽃 산행을 가보자. 

                    
                

독수리 닮아 영취산, 봄에는 진달래 산

  • 봄물이 든 영취산에 오르면 여수의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진달래는 두견화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는 하늘하늘한 분홍색 봄꽃. 요즘 도심에서는 쉽게 볼 수 없지만, 한때는 한국에서 가장 흔했던 꽃으로, 나이 지긋한 어른들은 대부분 ‘진달래 먹고 물장구치고 신나게 놀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가지고 있다. 진달래는 꽃이 잎보다 먼저 나오며, 바위가 많은 산보다 해가 잘 드는 흙산에서 잘 자란다. 꽃잎은 알다시피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기름을 짜거나 어여쁜 화전을 부쳐 봄을 즐기는 데에도 쓰인다. 또한, 몸에 좋은 뿌리와 꽃으로 담는 두견주는 약주로 알려져 있다.
 

  • 4월이면 여수 영취산에 알록달록 물이 든다.

여수 영취산은 독수리를 닮아 그리 불리며, 해발이 510m로 높지 않은 산이다. 명산이 많은 한국에서는 크게 펴지 못할 산세이지만, 4월에는 영롱한 진달래 빛으로 곱디곱게 물들어 따라올 산이 없다. 보통 4월 초순부터 시작해 중순에 절정에 달하고 한 달 내내 지속된다. 산 중턱에서 정상까지 온통 분홍빛이라 타오르는 것 같다고 표현할 정도. 영취산의 진달래 군락은 촘촘하게 무리 지어 있어 더욱 색이 진하게 보이는데, 다른 곳보다 자그마하다는 나무는 그래도 사람보다 훌쩍 높이 올라간다. 개중에 가장 진달래가 많이 모여 있는 곳은 높이가 정상 옆에 솟은 450봉으로, 높이가 450m라서 지어진 이름이다. 또 450봉 근처에 암봉과 서래봉이 특히 진달래로 촘촘히 덮여있다.

 

4월의 잔치, 영취산진달래축제

  • 여수 영취산에 오르면 볼 수 있는 진달래와 여수 시내를 담는 풍경.

이렇게 꽃이 가득 피는데 축제가 없으면 섭섭하다. 영취산진달래축제는 매년 4월 초에 산신제, 향토 먹거리장, 백일장, 사진 경연 등을 내용으로 꽃놀이의 흥을 돋운다. 진달래 산행을 위해 산 정상을 향해 오르는 시작점은 여러 군데가 있다. 어느 쪽에서 올라도 상관없지만, 축제가 마련되는 쪽을 많은 이들이 택한다. 축제장에서 정상까지는 2.5km 정도로 반대편인 흥국사 쪽으로 하산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넉넉잡아 4시간이면 된다.
 
등산로 초입은 계단으로 만들어져있고 진달래가 보이지 않아 힘이 들 수 있으나, 곧 산을 능선이 보이는 중턱에 다다르면 불긋불긋한 빛이 눈에 잡힌다. 그리고 마침내 450봉에서 진달래 군락에 휩싸이면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또 정상에는 꼭 올라볼 것을 권한다. 정상에 이르기까지 진달래가 있을 뿐 아니라, 내려다보는 여수 시내와 남해의 풍경도 볼만하기 때문. 더구나 분홍빛 진달래 액자를 두른 전경은 이때만 볼 수 있다. 영취산 진달래 산행의 한 가지 조언은 어느 정도 산행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가파르거나 높은 산은 아니지만, 중턱부터는 자연 그대로 난 길이기 때문에 발이 편해야 진달래에 흠뻑 취할 여유가 있을 것이다.

 

나라의 융성을 기원하기 위한 사찰, 영취산 흥국사(興國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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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가 흥하면 절도 흥한다는 의미의 이름, 흥국사의 대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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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 흥국사 대웅전은 빗살문을 달아 내부 전체를 개방할 수 있다.

영취산 정상에서 진달래에 빠져있다 내려오면 무얼 봐도 분홍빛 같다. 서둘러 산을 떠나기 아쉬운 이들은 산 끝자락에 있는 흥국사에 들러볼 것. 고려 시대에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했고 이름처럼 ‘나라가 흥하면 절도 흥하고 이 절이 흥하면 나라도 흥할 것이다.’라는 말이 전해 내려온다. 또한, 임진왜란 당시 호남 지방의 의병과 승병 항쟁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명예로운 곳으로, 유일하게 승병 수군이 있었다. 약 300여 명의 군사가 훈련을 했다고 한다. 사찰의 중앙에 있는 대웅전은 보물 제369호로, 그 내부에 있는 후불탱화는 보물 제578호로 지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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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10경에 속하는 영취산 진달래! 진달래 축제장에서 출발해 꽃으로 가득한 450봉, 하산하는 길에 흥국사로 이어지는 코스는 4월 여행코스로 제격입니다.

트래블투데이 심성자 취재기자

발행2021년 03월 2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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