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산골에서 즐기는 인제의 두 특산물

강원도는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 축제의 고장이기도 하지만, 산 굽이굽이 작은 마을에 봄이 오면 사방에서 새로 태어나는 생명의 소리가 들린다. 봄은 뭣보다 자연의 기운이 넘치는 계절이라, 이때만큼은 물 맑고 싱그러운 풀이 나는 산골짜기 마을로 성큼성큼 들어가 봤으면 싶다.

• 

  1

• 

  2

• 1

  미산마을에서 아이들이 직접 고로쇠 수액을 받고 있다.

• 2

  인제군 진동마을에는 향긋한 곰취가 산마다 지천이다.

아름다운 산의 고장, 인제의 봄을 대표하는 두 축제가 있으니 바로 방태산고로쇠축제와 진동계곡산나물 축제이다. 이 축제들에서는 인제의 두 가지 특산물, 고로쇠와 곰취를 만날 수 있다. 봄철에 챙기는 건강의 대명사인 고로쇠, 그리고 봄철에 맛볼 수 있는 향기로운 산나물의 대명사인 곰취. 봄날 인제로의 발걸음들을 이끄는 일등공신들이라 할 있는 두 봄 축제에서 인제의 산골을 흐르는 계곡물을 감상할 기대도 함께 해 두자. 

 

뼈를 낫게 하는 물, 고로쇠를 만날 수 있는 미산마을
 - 미산계곡 방태산 고로쇠 축제(2016.03.19~2016.03.20)

• 

  고로쇠로 유명한 미산마을에서는 이렇게 힘 자랑(?) 한 판이 펼쳐지기도 한다.

고로쇠마을은 말 그대로 고로쇠나무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리상으로는 인제군 상남면 미산1리가 그곳이며, 지도를 보면 인제군에서 내린천을 따라 굽이굽이 돌아가다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미산마을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방태산에는 고로쇠나무가 많아 맛도 양도 풍부한 고로쇠 수액을 마실 수 있다. 단, 고로쇠 수액은 나무가 큰 일교차로 밤에 흡수한 물을 흘려내는 봄에만 잠깐 맛볼 수 있다. 맛은 보통 물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신선함이 느껴지는 향과 약간의 맛을 더했다고 보면 된다. 

고로쇠의 어원은 골리수(骨利水). 통일신라의 도선국사가 오랜 시간 가부좌를 틀었다가 일어날 때 무릎이 펴지지 않아, 잡고 있던 나뭇가지만 부러졌는데, 거기서 흘러나온 물을 마시고 일어날 수 있었다고 하여 생겨난 것이다. 실제로도 고로쇠 수액에는 당과 무기물이 들어 있어 몸 안에 노폐물을 내보내고, 피로회복에 좋다고 알려졌다. 고로쇠나무가 수액을 뿜기 시작하는 늦겨울에서 초봄 사이에는 방태산고로쇠축제가 열려 많은 사람이 찾는다. 산골 깊숙이 숨어있어 찾아가는데 품이 들지만, 그 품이 아깝지 않은 곳이다.

 

봄을 담은 향긋함, 곰취를 만날 수 있는 진동마을
 - 진동계곡산나물축제(2016.04~05월 예정)

• 

  파릇한 산나물에서도, 진동마을을 찾은 여행자들의 얼굴에서도 봄이 느껴진다.

곰취는 곰의 발바닥을 닮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나, 동면에서 깨어난 곰이 가장 먼저 찾아 먹기 때문에 곰취(곰取)라는 설도 있다. 겨우내 몸속 영양을 거의 소진한 상태인 곰에게 필요한 것은 보나 마나 영양분일 것, 실제로 곰취는 상당한 비타민과 베타카로틴을 가지고 있어 몸에 활력을 높여주는 항산화 작용에 탁월하다. 여린 잎은 주로 생으로 먹으며, 특유의 알싸한 맛과 향이 입안에 오래 감돈다. 

곰취를 비롯한 인제의 산나물을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진동마을을 찾아가 보자. 온도가 낮은 인제의 고산지대는 곰취를 비롯한 여러 산나물이 자라기 좋은 자연환경이라 매년 봄 진동마을에서는 인제 진동마을 산나물 축제가 열린다. 싱싱한 산나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음은 물론, 다양한 산나물 음식을 만나볼 수 있는 이 축제를 찾는다면 인제의 깊은 산 향기가 입 안 가득 차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트래블피플에게 이 두 축제를 권하는 이유, 올해가 다 가기까지의 여행이 기운찬 것이었으면 하는 이유에서다. 고로쇠로 원기를, 곰취와 산나물로 봄기운을 충전한 다음에 펼쳐질 여행이 얼마나 멋질지! [트래블투데이]의 응원을 함께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