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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령치 순환버스로 떠나는 여름여행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로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지치고 있다. 이럴 때, 탁 트인 풍광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산행하며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최고의 장소가 있다. 바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이다. 지리산은 하늘이 남원에 내린 보물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지리산의 천혜 자연환경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도록 남원시가 2019년도부터 정령치 순환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굳이 피로를 쌓아가며 자가 운전으로 여행하는 대신 이번 주말에는 남원시에서 운행하는 ‘정령치 1000원 순환버스’로 1,172m 지리산 고개 여행을 나서는 것이 어떨는지. 남원 지리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고갯길 여행으로, 훌쩍 떠나보자. / 편집자 주

                    
                

‘굽이굽이’ 해발 1,172m 고갯길, 정령치  

정령치는 지리산 국립공원에 속한 해발 1,172m의 고개로, 차량 통행이 가능하다. 

남원에는 737번이라고 불리는 지방도가 있다. 전 구간이 남원에 속해 있는 이 도로는 ‘정령치’라는 단어 한 마디면 설명이 끝난다. 정령치는 지리산 국립공원에 속한 해발 1,172m의 고개로, 차량 통행이 가능한 포장도로 고개 중 해발 고도가 강원도 만항재(1,330m) 다음으로 높다. 도로 위치가 워낙에 높기도 하고, 또 구불구불하게 돼 있어 겨울철에는 안전을 위해 도로 통행을 아예 통제하지만,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만큼 운전 중에는 지리산의 수려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어 지난 2011년에는 국토해양부가 이 도로를 ‘한국의 경관도로’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도로로 연결된 만큼 자동차만 있으면 관광객 접근이 가능하지만, 멀리서 KTX나 고속버스 등의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남원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정령치까지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남원시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남원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좀 더 쉽게 정령치에 접근할 수 있도록 2019년 정령치 순환버스를 개통하고, 2020년부터 노선의 다양화 및 증회 운행해 관광객들의 인기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현재 정령치 순환버스는 하루에 총 6번 운행되고 있다. 남원역과 광한루원, 남원공용버스터미널을 거쳐 지리산 둘레길 안내센터, 고기리, 정령치 휴게소에 머무는 주천면 방향 경유 노선(1코스) 3회, 남원역에서 출발하여 마찬가지로 광한루, 남원공용버스터미널을 거쳐 운봉읍, 인월면 방향을 경유하고 실상사, 산내면, 반선, 달궁 등 뱀사골 계곡을 지나 정령치 휴게소로 들어가는 노선(2코스) 3회 운행한다. 

요금은 1천원으로 이용 가능(월요일은 휴무)하며, 첫차는 남원역 출발 오전 7시 20분, 막차는 오후 6시 15분에 운행한다. 오전에 정령치로 출발한 관광객들이 주변을 둘러보고 오후에 돌아오기 좋으려면, 사전에 배차 간격, 코스 등을 잘 숙지해서 여행하는 것이 좋다. 운행노선은 남원시 홈페이지(www.namwon.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다. 뭐니 뭐니 해도 일단 배를 채워야 풍광을 만끽할 수 있다. 정령치 순환버스 (1코스)가 멈추는 고기리에는 지리산에서만 채취한 싱싱한 산나물을 자랑하는 산채백반집이 가득하다. 콩나물이나 시금치 같이 다듬을 필요가 없는 나물은 집에서 손쉽게 요리해 먹을 수 있지만, 다른 산채나물들은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 집에서 해 먹기가 어렵다. 거기다가 고기리에 있는 식당에서는 지리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10가지가 넘는 다양한 나물이 찬으로 다채롭게 나오기 때문에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나물의 다양함에 놀란다. 

산채백반은 지리산에서만 채취한 나물로 구성돼있어 각종 비타민과 섬유질을 확실하게 보충하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고추장과 참기름과 버무리면 훌륭한 산채비빔밥이 되고, 그냥 밥과 나물만 먹어도 영양 좋은 산채를 담백하게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 배를 채우고, 2시간 정도 걸으면 관광객들은 정령치 휴게소에 당도하게 된다.

 

절경이 빼어난 구룡폭포

 

구룡계곡은 지리산 자락에서도 특히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폭포이다. 수려한 산세와 깍아지른 듯한 기암절벽으로 이어지는 이 계곡은 3km의 길이의 협곡으로 9개의 소(沼)가 있으며, 옛날에 이곳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에 따라 구룡계곡이라 불리고 있다. 이 계곡을 따라 오르는 정령치 간 도로는 뱀사골(반선)과 노고단으로 이어져 지리산의 진수를 맛보게 해준다. 무엇보다도 구룡계곡이 사랑받는 이유는 접근성이 좋고 완만하며, 탐방로가 계곡에 접해 있어, 맑은 물을 가까이서 보고 들으며 산행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령치 휴게소에서 2km 정도의 등산로를 50분 정도 걷다 보면, 만복대가 나온다. 높이가 1,433.4m인 지리산 서부의 봉우리 만복대는 산 전체가 부드러운 구릉으로 돼 있어 초보자도 손쉽게 등산이 가능하다. ‘만복대’란 명칭은 풍수지리설에서 설명하는 10승지 중의 하나로 인정된 명당으로 많은 사람이 복을 누리며 살 수 있다 해서 만복대로 칭했다는 설이 있다. 이곳은 지리산에서 가장 큰 억새 군락지로 가을철이면 봉우리 전체가 억새로 뒤덮여 장관을 이룬다.

그리고, 지리산 뱀사골 계곡에서 조금 위로 올라가면 왕의 궁궐이 있었다는 달궁 마을이 있다. 왕들이 휴식을 취했을 법한 달궁 계곡이 있어 우리를 반겨준다. 달궁 계곡은 산내면에서 14㎞ 지점인 지리산의 반야봉 아래에 위치한 계곡으로 기원초 삼한시대 마한의 별궁이 있었다는 전설에 따라 ‘달궁’이라 부르고 있다. 그 궁터가 지금도 달궁마을 입구에 남아 있다. 달궁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풍치가 아름다운 쟁기쏘와 쟁반쏘, 용쏘 등이 기암괴석과 주변의 자연경관이 조화를 이루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 밖에도 천연기념물 424호로 지정된 천년송 아래 자리 잡은 와운마을도 이참에 들러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구름도 누워 쉬어간다는 이 마을은 해발 800m에 자리 잡고 있는 까닭에, 청정지역이어서 여름 피서에 제격이다. 약 17가구가 거주하는 만큼 소소한 풍경과 마을 살이를 엿볼 수 있다.

이렇게, 단돈 1,000원으로 만나는 지리산은 다채롭고 풍요롭다. 이런 혜택을 제때 누리지 못하고, 놓칠 것인가. 색다른 여행길을 통해 몸과 마음을 제대로 치유하는 것도 좋을 터. 무더운 여름, 반복적인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정령치 순환버스에 싣고 어머니 품과 같은 지리산을 찾는다면, 그 길목에서 온전히 치유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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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의 휴식이 절실한 트래블피플이라면 정령치 순환버스에 몸을 싣고 지리산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가요? 지친 몸과 마음이 행복과 힐링으로 가득 채우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더욱 가벼울 거예요~

트래블투데이 이수민 취재기자

발행2023년 08월 08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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