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여행지를 검색하다 보면 꼭 만나게 되는 전라남도 여수. 남쪽 끝에 있어서인지 늘 가고 싶은 그곳에는 ‘오동도’라는 작은 섬이 있다. 멀리서 볼 때 섬 모양이 오동잎 같아서 오동도, 오동나무가 유난히 많아서 오동도라고 칭하는 이 섬. 190여 종의 희귀한 수목이 울창하고 바다와 마주한 기암절벽이 아름다워, 여수를 찾는 이들은 빼놓지 않고 들르는 대표 관광지다. 늘 많은 손님을 맞는 오동도에도 제철이 있다는데, 바로 꽃피는 봄. 예전부터 동백나무 군락으로 유명한 섬이기 때문이다. 따뜻한 남해의 3월을 알리는 빨간 동백이 피면 그야말로 오동도에는 봄의 팡파르가 울리는 셈이다.
오동도의 또 다른 이름 ‘동백섬’
오동나무가 많아서 오동도, 동백나무가 많아 동백섬이 됐을 것이지만 둘 중 무엇이 더 많아 결국 오동도로 정해졌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적어도 2월 말에서 3월 말 꼬박 한 달은 ‘동백섬’이 된다는 사실. 이 섬에 이토록 동백 수림이 우거진 데 대한 전설이 하나 전해온다. 옛날 오동도에 귀양 온 어부 내외가 살았는데 남편이 나간 사이 도둑이 들어 부인을 범하려 하자, 부인은 도망치다 결국 벼랑에 몸을 던지고 말았다. 남편은 섬 높은 곳에 시신을 묻었고 눈 덮인 무덤에 붉은 동백이 피어올라 온 섬을 덮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동백은 여인의 절개와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오동도 곳곳에 있는 동백나무는 줄잡아 5,000그루는 된다고 하는데, 바닷가 가까이 모여 있어 더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낸다. 또한, 이곳의 동백꽃은 보통의 동백보다 크기가 작은 편이고 촘촘히 모여 피기 때문에, 봉오리가 큰 다른 동백보다도 아기자기하다.
오동도 동백 놀이
푸른 바다로 둘러싸인 오동도는 사계절 여수시를 찾는 이들이 빼놓지 않고 찾는 곳이다. 그중 3월은 특히 짙푸르게 우거진 동백 수림 사이사이에 빨간 꽃망울이 달리는 특수다. 바로 오동도의 동백 놀이가 시작되는 것. 방파제로 이어진 섬이기에 걸어서 들어갈 수 있고, 이름부터 어여쁜 세 량짜리 동백 열차를 탈 수도 있다. 어쨌거나 방파제를 건너는 동안 바다와 섬, 하늘이 맞추는 삼박자만 놓치지 않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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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도의 동백 놀이는 천천히 걸어서 섬을 둘러보는 것으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그만큼 작은 섬이기도 하거니와, 걸어야지만 구석구석 눈에 닿을 수 있는 좋은 경치가 많기 때문이다. 섬 입구에서 분수대와 광장을 지나면 동백꽃 향이 물씬 나는 동백나무 숲으로 들어서게 된다. 이 길은 섬 곳곳으로 복잡한 듯 뻗어있지만, 덕분에 오붓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걷다가 오동도 삼거리에 다다르면 커다란 동백나무 한 그루를 만난다. 오동도에서 가장 오래된 400살 정도의 동백나무로 과연 기품이 상당하다.
오동도의 산책로는 섬 정상에 있는 등대로 이어진다. 등대길을 따라 늘어선 시들은 동백과 여수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것으로 한 번 더 흥을 돋우는데, 동백림을 벗어나 시야가 탁 트이는 정상에 오르는 순간 정점을 찍는다. 멀리 보이는 돌산대교와 바다 아래의 동백숲이 가슴에 들어차며, 이 봄이 다 내 것인 양 싶다.
가는 길도 아름다운 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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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은 지고 나서도 아름답다. 송이째로 툭툭 떨어지기 때문에 바람에 꽃잎 휘날리며 사라지는 다른 꽃들과 달리 처연하면서도 알싸한 봄기운을 풍긴다. 그래서 오동도의 동백은 3월 하순이 지나면 모두 떨어지지만, 동백을 찾는 발길은 4월 내내 이어진다. 떨어진 동백을 따라 걷는 길도 일 년 중 딱 그때만 만날 수 있다.
올해는 여수에서 봄을 맞이할 계획이라면 오동도를 추천한다. 푸른 바다 곁 섬에 피는 동백만큼 발 빠르게 화사함을 전달하는 꽃도 없다. 더불어 여수 남쪽 야생 동백과 진달래가 가득한 하화도는 꽃이 많아 ‘꽃섬’이라고도 불린다니, 함께 들러 화기(花期)를 만끽해도 좋겠다.
낭만적인 분위기의 바다가 마주하고 있는 여수시. 지금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여수시의 동백 덮인 오동도, 동백섬 따라 봄 찾아 떠나보세요!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03월 04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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