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정신으로 새롭게 우뚝 서다. 온계종택(삼백당),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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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정신으로 새롭게 우뚝 서다. 온계종택(삼백당)


종택이라 함은 으레 약간은 낡고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야 하거늘 어쩐지 온계종택(삼백당)은 지난 세월이 비껴간 듯 밝고 환하며 새것의 느낌이 난다.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선비정신이 깃들어 있다는 온계종택은 이래 봬도 5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종갓집이다. 안동시 도산면으로 들어서면 큰 노거수가 마을로 들어왔음을 알린다. 온계 이해가 직접 심었다는 밤나무는 굵기와 높이만으로도 그 수령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밤이 실하게 열릴 가을이면 밤이 주렁주렁 열리며 갈색빛과 더없이 잘 어울리는 종택의 멋도 한껏 물이 오른다. 사람들이 온계종택을 찾는 이유는 퇴계 선생과 더불어 온계 선생이 머물던 곳이라는 역사적인 의미와 선비정신의 기틀을 다지고자 함에 있다.

                    
                
 

안동 온계종택은 온계 이해(퇴계의 형) 선생의 종택으로서 퇴계종택과 함께 둘러보기 좋다.

온계종택은 퇴계 이황의 형인 온계 이해 선생이 살던 종택으로 온계 선생이 성균관에서 5년 동안 공부를 하던 시절 이황 선생이 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곳이다. 온계는 덕성이 너그럽고 도량이 넓으며 올곧은 성품으로 옳고 그름의 분별과 나섬과 물러섬의 경계를 알았다. 이에 1784년 나라에서 '정민'이라는 시호를 내리니 이는 선생의 성품과 억울한 죽음의 뜻이 담겨있는 시호라 하겠다. 벼슬 생활에서 귀양길 가던 도중 억울한 최후를 맞이한 온계와 아우 퇴계에 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는 것도 종택에서 머무는 시간을 윤택하게 만들어 준다.
 

  • 온계 이해의 흔적이 어디에 남아 있을지, 종택을 천천히 둘러보도록 하자.

온계종택에서 새것의 냄새가 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온계 12대손인 이인화의 생가이기도 한 이 종택은 의병활동 당시 이곳을 의병소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1896년 7월 29일 관군이 종가를 불태우게 되면서 건물이 소실되었다. 이를 안타까이 여기는 마음으로 2005년 12월 25일에 종택 복원 추진을 통해 새롭게 지어올려 현재에 이르렀다.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에 새로이 우뚝 선 온계종택은 새것이라 해도 여전히 선비의 기개와 품격이 서려 있다. 종택이 불에 탄지 115년 만에 복원되었던 것은 전통 설계도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당시 한옥의 풍모와 공간을 세심하게 복원할 수 있었으며 친지와 여러 인사, 안동시의 지원 등 많은 이들의 마음으로 세워 더 견고하고 단정하다.
 
온계종택은 대문채와 사당채, 사랑채, 안채로 이루어져 있다. 휴가철이나 방학을 맞아 안동의 여러 고택을 방문하는 이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온계종택은 시설이며 장소며 정신이 바로 서 있는 곳으로 인기가 많다. 경사가 완만한 구릉을 등지고 자로잰듯 반듯한 담장 안으로 솟아있는 4채의 건물은 그 앞에 서는 것만으로도 좋은 기운이 흘러나오는 느낌이다. 밤나무 그늘 사이로 곧게 뻗은 기와지붕과 처마는 기분 좋은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창호문과 기둥, 처마와 서까래 등을 세심하게 복원하여 시간의 흐름만 쏙 빠진, 옛날 그대로의 종택의 멋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사방으로 문이 나 있으나 이중문으로 구성되어 보온과 소음에도 세심하게 마음을 썼다. 또한 문을 이곳저곳으로 열어도 공간이 훤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누군가 오가는 발걸음만 보일 뿐이다. 
 

  • 온전한 새것에서는 느낄 수 없는 풍경이 반갑다.

새롭게 복원된 한옥이라 종택의 멋이 부족할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높이 솟은 솟을대문 사이로 너른 마당이 드러나면 삼백당이라는 현판이 걸린 사랑채와 안채가 드러난다. 황토와 아궁이, 한지로 집을 올려 한옥의 멋을 유지하고 있는 온계종택은 사방으로 통하는 문을 열어 여름의 시원한 바람을 느끼고 겨울에는 아궁이를 타고 흐르는 열기로 뜨끈하게 몸을 녹일 수 있다. 고택체험으로 나그네들이 머무는 곳이지만 온계종택은 언제나 깔끔하고 청결하다. 한지를 입힌 벽지와 창호지를 바른 문살은 누런 장판과 잘 어울려 정겹고 친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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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을 유지하고자 하는 '새것'의 모습이 더욱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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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사는 집'이라는 사실이 느껴지는 온계종택의 전경. 종가의 멋은 여전히 흐른다.

한옥에서 하루를 보내고 나면 정갈하고 깔끔한 한식 뷔페가 객들을 기다린다. 대대로 이어온 종부의 손맛을 맛볼 수 있는 기회로 깐깐하게 차려놓은 반찬들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자신이 먹을 만큼만 적당히 담아 종택의 기운을 느끼며 먹는 아침밥은 참 건강한 기운이 가득하다. 종택만큼이나 종부의 손맛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 이들도 많다. 종택을 찾아 주는 이들을 위해 반찬 하나에도 맛과 정성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종택의 멋은 종가의 숨결과 흔적이 나이테처럼 박혀 그 기운을 느끼는 것이라 하겠지만 온계종택은 종가의 덕과 정신만큼은 겉모습에 묻히지 않는다. 그렇기에 여전히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온계와 퇴계의 넋을 만나고 가는 것이 아닐까.

 

주변 관광지

퇴계종택
경북기념물 제42호로 지정된 퇴계 이황의 종택은 온계종택과 더불어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지금은 퇴계의 13대 후손으로부터 복원된 가옥이다. 총 34칸의 'ㅁ'자 형으로 도산서원과 더불어 퇴계의 정신과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안동 퇴계 오솔길
총 2,500km에 달하는 퇴계 녀던길은 퇴계 이황 선생이 즐겨 찾으며 사색을 즐기던 옛길로 퇴계 오솔길이라 부르기도 한다. 빼어난 풍경이 아름다워 그림 속으로 빨려 들어간 듯한 느낌이 든다. 흙과 낙엽과 바람을 따라 걸으며 퇴계 선생을 따라 사색에 잠겨도 좋다.
 
예안향교
경북 유형문화재 제28호로 지정된 예안향교는 1420년에 창건하였다가,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도산서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중건되었다. 예안향교는 지방 관학기관으로 유학을 가르치며 공부하던 곳이다.
 

온계와 더불어 퇴계의 넋도 함께 흐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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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계와 더불어 퇴계의 넋도 함께 흐르는 곳
  • 문을 열고 들어서면 새로운 세계가 열릴까
  • 집안에 작은 마당이 정겹다
  • 한옥이라고 해서 불편할거란 생각은 넣어두자
  • 가족들이 묵기 좋은 방
  • 정겹고 친근한 우리네 집
트래블아이 쫑마크
  • 온계종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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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21년 03월 29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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