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큰 물줄기, 늘 끼어 타고 끼어 내리는 버스와 지하철 속에서도 다리 위를 달릴 때면 탁 트인 한강은 가슴을 뻥 뚫리게 한다. 산 좋고 물 맑던 때의 깨끗한 한강으로 만들자고 조성된 한강공원도 없어선 안 될 도시민들의 휴식처. 한강공원이 태어난 지도 어언 30년이 넘어간다. 1982년부터 5년간의 공사를 거쳐 전체 길이 41.5 킬로미터로 1987년 개장한 후 몇 차례의 개편 끝에 지금의 12개 지구로 나눠 관리되고 있다. 푸를 때는 푸른 대로, 추운 바람 불 때면 또 그 나름대로 이 강변 공원은 널리 사랑을 받는 장소. 강을 따라 끊어진 곳 없이 도심과 면면히 이어져 걷기는 물론, 다양한 실외 활동에 만만하게 방문하기 좋은 우리 한강공원 곳곳을 알아봤다.
걷자고 여행가세요?
근래에 시작된 걷기 열풍은 여전히 뜨겁다.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제주 올레길을 비롯해 지리산 둘레길, 북한산 둘레길 등 요즘은 각 시, 군마다 걷기 좋은 길 조성사업이 덩달아 인기다. 하지만 일상에 치인 슬픈 도시민들은 주말에 어디 가기도 귀찮고 연인과의 도심데이트도 겨우겨우 몸을 움직일 판인 현실. 걷는 여행, 말은 좋지만, 왠지 아웃도어 쇼핑부터 해야 할 것만 같다. 그래도 걷는 것은 크게 수고스럽지 않은 것에 비해 효과 만점인 필수 생활운동으로, 포기하기엔 아쉬운 마음이 들게 마련. 가까운 곳으로 눈을 돌리면 꼭 오르락내리락 수풀을 헤치지 않고도 근사하게 걸을 수 있는 곳이 등잔 밑에 있다. 연인, 친구, 가족과 가볍게 갈 수 있는 곳, 그 이름 익숙해도 너무 익숙한 서울 한강공원!
한강공원은 현재 12구역으로 나누어져 있고 총 31개의 한강교 중 공원을 지나는 것이 현재 24개나 된다. 서울 한강 전역에 있기 때문에 볼 수 있는 풍경도 즐길 거리도 다양하다. 구역에 따라 조금씩 다른 특성을 알아보자.
동쪽 3지구: 광나루, 뚝섬, 잠실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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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나루지구는 12.5km로 공원 중 가장 긴 지구, 강동대교에서 잠실철교 사이를 말한다. 한강 상류에서 유입되는 토사가 퇴적 지형을 이뤄 모래톱과 갈대군락지를 형성한 것이 특징. 수상 스포츠를 금지하기 때문에 물이 맑아 좋다. 아차산과 2km에 이르는 갈대밭이 어우러진 풍경은 가장 자연에 가까운 한강의 모습을 보여준다. 철새 서식처와 생태공원에 들러도 좋다.
뚝섬지구는 예전부터 강변 유원지로 유명했던 곳으로 광진교 상류에서 중랑천교까지를 이른다. 엑스 게임장, 축구장, 수상스키장을 비롯해 많은 운동시설을 갖추었고 뚝섬한강공원을 걷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계단에 앉아 쉬어도 볼 것.
잠실지구는 잠실철교에서 영동대교 사이를 이르고 주변 도심으로 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자연 학습장 조성으로 꽃과 식물 조경이 아름다운 데다, 잠실 수중보 물고기 길을 따라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중앙 4지구: 잠원, 반포, 이촌, 여의도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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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원지구는 영동대교에서 반포대교 사이 남쪽에 있는데 강남에서 가장 번화한 압구정동, 신사동 등과 가깝다. 경관이 좋은 자전거 코스가 반포지구와 이어져 길게 뻗어있고 여름에는 야외수영장 때문에 많은 이들이 찾는다. 교통이 편리해 날씨가 화창하면 산책과 소풍을 즐기기에 좋다.
반포지구는 잠수교라고도 불리는 반포대교를 중심으로 동작대교 남쪽까지를 말한다. 특히 한강 야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반포대교에 설치된 달빛 무지개 분수는 교량 분수로는 세계 최장 길이로 기네스에 등재된 바 있으며, 무지갯빛 분수를 감상할 수 있다. 둔치 중간에 반짝이는 '세빛섬'도 볼만해 선선한 밤 운치 있게 걷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이촌지구는 중랑천교와 원효대교 북쪽 사이를 말한다. 강변으로 억새, 코스모스 등이 계절마다 피기 때문에 여유로운 산책과 조깅 코스로 알맞다. 한강에서 래프팅을 체험할 수 있는 한강도하 체험장도 있다.
여의도지구는 정치, 금융, 언론의 중심지 여의도에 위치한다. 봄꽃축제와 세계불꽃축제로 유명하고 접근성이 좋아서 직장인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조망대에서 밤섬에 서식하는 철새를 볼 수 있고, 샛강 등 생태공원을 둘러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서쪽 5지구: 양화, 선유도, 망원, 난지, 강서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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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화지구는 여의도 샛강 하구에서 가양대교까지를 말한다. 둔치에는 잔디밭이 넓게 조성돼있어 탁 트인 전망이 시원하다. 중심부에 성산대교는 세계 최고 높이의 월드컵 분수 야경이 아름다워 해가 진 뒤에 찾는 사람도 많다. 5월에 피는 선유교 아래 아름다운 장미밭도 유명하다.
선유도지구는 양화지구에서 아치형의 선유교를 건너 닿을 수 있다. 선유교는 밤이면 무지개 조명으로 반짝여 무지개다리로도 불린다. 선유도 한강공원은 예전 정수장이었던 시설을 재활용한 생태공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수생식물원과 한강 역사관 등 볼거리도 풍부하다. 작은 섬 여행을 온 듯 아기자기한 곳곳을 둘러보는 맛이 있다. 선유교에서 인근 성산대교의 월드컵 분수가 잘 보인다는 것은 팁!
망원지구는 원효대교와 성산대교 사이 북쪽에 이른다. 마포구에 인접하며 넓은 잔디밭도 산책로가 휴식하기에 좋다. 망원정, 절두산 성지 등 주변에 문화유적지가 있어 함께 곁들여 나들이하기에 적절하다.
난지지구는 한강르네상스 사업으로 주변에 있는 노을공원, 하늘공원, 평화의공원과 바로 이어지는 다리가 생기면서 방문객이 많이 늘었다. 평화의공원 연결다리에 있는 거울 분수가 난지공원의 대표 명소이며, 강변 물놀이장은 어린이만 아니라 성인까지 이용할 수 있어서 가족 놀이터로 적합하다. 캠핑장도 난지 공원의 자랑으로 바비큐를 즐기며 야영을 즐길 수 있다.
강서지구는 가양대교 중앙부터 서울-김포시 경계까지로, 생태공원과 체육공원을 겸하는 테마공원이다. 강서 한강공원의 습지생태공원은 서울시 생태관광명소 30개소 중 하나로 뽑힐 만큼 생태계 복원이 잘 이루어져 있고 하천 자연정화 기능도 한다. 습지가 그대로 살아있는 자연 탐사 코스도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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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공원이라고 다 같은 한강공원이 아니라는 것. 더불어 이렇게 즐길 거리 풍부한 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더는 시간이 없어 가지 못한다고, 가까운 곳에는 갈만한 곳이 없다고 불평하지 말자. 식사 후 짤막한 시간을 들인 산책은 그 무엇보다 기분 전환과 건강에 좋다. 한강공원은 한강을 깨끗하게 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지기 시작했지만 결국 깨끗한 한강으로 덕을 보는 것은 한강을 중심으로 삶의 터를 잡을 우리 자신이다. 1년 동안 한 달에 한 번 시간을 내 열두 지구 한강공원을 마음먹고 마스터해보면 어떨까? 도보, 자전거, 잔디밭 소풍 어떤 모습으로 즐길지는 아무렴 당신이 결정하면 된다.
한 달에 한 번 혹은 더 자주 서울 곳곳에 있는 한강공원을 찾아 색다른 재미를 느껴보세요! 도심 속 자연의 기운으로 힐링을 누릴 수 있을 거예요.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05월 24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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