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풋풋한 새싹과 꽃의 계절이라면 여름은 이글대는 태양과 비구름이 서로의 영향력을 시험하는 시기다. 이 시기 유난히 초록이 짙어지는 것도 마른 목을 해갈해주는 빗물을 양분 삼아 태양을 향해 자라나는 식물들의 노력인양 뒷받침되어 있을 터. 이러한 자연과 인간이 만나 또 다른 예술을 이뤄낸 마을이 있다. 바로 원예예술촌이다. 2006년부터 단장을 시작해 2009년 5월 문을 연 이곳은 사시사철 제각기 다른 컨셉으로 정원을 꾸미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해 이제는 남해군의 이색 마을로 자리 잡았다. 총 21개의 주택과 정원마다 다른 나라에 온 듯한 느낌이 들어 식물과 어우러진 이색적인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꼭 추천하는 장소다. 독일마을 근방에 위치해 있어 연계관광을 하기에도 편리하니 여름 휴가지로는 딱 좋은 곳이다.
동화 속 주인공의 집
숲 속 사이로 들어가면 그림 같은 집들이 펼쳐진다.
나만의 개성을 반영한 정원은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한층 자연과 가깝게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전통문화에서는 그 주거환경에 따라 정원의 특색도 가지각색으로 발달했다. 동북아시아만 해도 한국의 정원과 일본의 정원, 중국의 정원이 다른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원예예술촌은 다소 특이한 곳이다. 원예전문가 21명이 모여 이색마을을 조성한 것도 특이한 일이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정원이 세계 각국의 정원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 바로 그 이유다. 한국과 일본식 정원은 말할 것도 없고,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스페인까지 아우르고 있으니 길 하나를 걸어도 제각기 색채가 다른 정원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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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각기 다른 분위기를 갖춘 원예예술촌의 주택들. 경우에 따라서는 방문객에게 개방한 곳일 수도 있다.실상 이렇게 독특한 분위기를 지닌 곳이 만들어진 것은 한국손바닥정원예술회의 회원들의 꾸준한 노력 덕분이다. 제각기 개성 있는 정원을 만들고 싶었던 원예전문가들이 모여 이색마을을 조성하기 위해 오랫동안 적합한 장소를 찾다가 안착한 곳이 바로 남해군 삼동면, 독일 마을의 북쪽에 위치한 장소였다. 그러나 아름다운 정원이라도 꾸준히 가꾸는 사람이 없다면 금방 제 모습을 잃는 법. 싱그러운 잎사귀와 향기로운 꽃잎들이 이곳을 장식할 수 있는 데에는 이 원예전문가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숨어있는 것이다. 집 앞에는 주택과 정원의 컨셉을 정리해놓은 팻말이 있으니 참조하자. 실제로 사람이 살고 있는 주택이기에 외부에서만 구경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또 어떤 집은 주인이 계절이나 상황에 따라 집을 개방하여 음료나 소품을 판매하고 있어 집 하나하나를 유심히 보는 것도 좋은 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7~8월에는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니 보다 꼼꼼하게 탐험할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장점. 하지만 젊은 연인들이라면 분위기에 취해 ‘나도 너에게 이런 집을 지어 주겠어!’라는 책임지기 어려운 말은 하지 말도록!
원예예술촌, 체험하며 누비기
원예예술촌 안의 문화관에서는 음악콘서트와 여러 가지 체험 교실을 열고 있다. 그중 향도 좋고 맛도 좋은 일석이조의 체험이라면 단연 초콜릿만들기 체험이다. 색색의 몰드에 중탕한 초콜릿을 짤주머니로 짜 넣은 뒤 굳히면 모양틀을 쏘옥 닮은 맛있는 초콜릿이 만들어지는 것. 이 외에도 색색이 설탕 가루를 뿌려 굳힌 빼빼로나 견과류를 뿌린 초콜릿 등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보통 20인 이상의 단체 체험만 가능하지만 밸런타인데이에 전에는 특별히 개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클래스를 운영할 때도 있으니 원예예술촌에 문의하는 것이 좋겠다. 이 외에도 가죽공예체험, 우드아트체험, 천연화장품 만들기 체험, 컵 만들기 체험 등이 있으나 20인 이상의 단체체험으로만 이루어진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원예예술촌, 정원을 가까이에서 느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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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스 가든은 향기로운 꽃과 조각상이 어우러진 공용 정원 중 하나다.2
5월에는 정원예술제가 열러 음악과 미술, 원예가 함께 어우러졌다.원예예술촌은 개개인의 사생활을 보기 위해 집에 딸린 정원에는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카페나 게스트하우스를 꾸리고 있는 집이라면 그곳을 이용하며 정원을 자세히 구경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소 어려운 것이 사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원예예술촌에는 다섯 개의 공동정원이 있다. 4월에 한창 인기가 많은 벚꽃길, 5월을 화려하게 채색하는 장미정원을 비롯해 일곱 개의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 중 레이디스 가든은 다른 공공정원과는 달리 수많은 조각상이 서 있어 특이한 분위기를 만든다. 특히 이곳은 여름에는 선명한 하얀색 건물과 친한 초록색의 나무들이 어우러져 한층 시원한 느낌을 준다. 아름답게 생긴 처녀들의 조각상도 꽃과 함께 포진해 있으니 산책로를 거닐며 그를 완상하는 것도 좋겠다.
신기하고 예쁜 집들을 집안까지 못 보는 아쉬움 때문일까요? 하나라도 더 보고 느껴보기 위해 체험교실을 신청하는 사람도 꾸준히 이어집니다. 계절별로 체험 아이템이 다를 수 있으니 미리 알아보고 가세요.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7년 08월 20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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