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철 이용객 연간 40억 시대, 총 12개 노선에 역 수만 228개에 달한다. 2014년 개통 40주년을 맞기도 한 수도권의 전철은 도심부터 한적한 수도권 도시 가장자리까지 구석구석 누벼왔다. 수도권 외에도 부산, 대구, 광주, 대전 4개 광역시에도 지하철이 운행되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교통체증을 빚을 염려 없는 지하철은 혀를 내두르는 출퇴근 전쟁에 가장 마음 편한 교통수단이다. 꼬불꼬불 노선도를 따라 생업 전선의 효자 노릇 톡톡히 해온 전철이 대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짐작 해보니, 알고 보면 거의 안 가는 곳이 없다 할 수준이다. 매일 오르락내리락하는 전철이 다시 한 번 기특하다고 느끼게 될 것. <트래블투데이>가 지하철이 데려다 주는 여행에 대해 알아봤다.
지하철 노선 위에 예술이 스며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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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만나는 예술가들의 자취는 사색을 통해 생기를 되찾게 한다. 전에는 예술 하면 왠지 고급스러운 문화의 전유물처럼 느껴졌지만, 이제는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그만큼 가까운 곳에서도 부담 없이 문화 예술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유익한 프로그램이 많은 서울 예술의 전당은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 시립 미술관은 1, 2호선 시청역에 인접하며, 성남아트센터는 분당선 이매역에 인접한다. 교통편이 편리한 이들 문화 공간은 주말이면 전시와 공연을 보러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젊고 자유로운 영혼들의 예술마을도 있다. 2호선 문래역 일대에 예술가들이 모여 작업실을 이룬 ‘문래 창작촌’이, 부산 2호선 해운대역에는 ‘솔밭예술마을’이 볼 만하다. 선대의 예술 정신을 느끼고 싶다면 성북동 수연산방도 좋다. 6호선 한성대입구역에서 마을버스로 환승해야 하지만, 작은 수고 이상의 가치가 있다.
지하철 노선 위에 역사가 숨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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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잘 모르는 어린이들과 일상에 지친 어른들도 지난날을 되새기면 이 땅의 오늘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새삼 감사의 마음을 느끼게 된다. 오래된 건물과 흔적, 선조들의 유물은 그 길의 통로로서 소중하다. 멀리 찾아 떠날 필요가 없다. 교통카드 하나만 있으면! 지하철 1, 2, 3호선이 고르게 둘러가는 서울 종로구는 번화한 도심이면서도 조선시대 궁궐과 한옥을 보존하고 있고 박물관도 많다.
경복궁을 비롯하여 아름다운 궁궐만 자그마치 여섯 채이고 박물관은 고궁 박물관, 민속박물관, 서울 역사박물관 등 셀 수도 없다. 물론 쉽게 갈 수 있어 더욱 반갑다. 우리 조상의 지혜와 기강이 보이는 생활모습에 감탄했다면 잠시 뒤안길로도 들어가 볼 것을 추천한다. 3호선 독립문역에는 일제 강점기와 군부독재 하에 투항했던 독립운동가와 민주열사들이 갇혔던 서대문 형무소가 역사관으로 남아있다. 독립 공원을 돌아보며 잠시 묵례를 올리면 고루 느껴지는 역사의 양면에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지하철 노선 위에 추억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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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9호선 선유도역에서 내리면 선유도 공원에 갈 수 있다.2
항동 기찻길은 서울 지하철 7호선 천왕역에 있다.지하철 노선이 거기서 거기 아니겠냐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앞서 말했다시피 안 가는 곳 빼고 다 간다는 지하철 노선은 이색 볼거리를 찾기에도 좋다. 지하철 분당선 죽전역에 인접한 용인 죽전 카페거리는 드라마와 촬영지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이국적인 가게들이 늘어선 거리가 유명한 다른 카페거리보다 한적하고 소소해서 좋다. 사진기를 동행으로 7호선 천왕역에 항동 기찻길도 좋다. 키 큰 풀밭을 벗 삼아 작은 동네 기찻길을 따라 걸으면 누구나 여행자가 된다. 도심 속 자연이 그리울 때는 9호선 선유도역에 내리면 사람보단 나무들로 북적이는 선유도 공원에 들어선다. 계절에 상관없이 연인의 손을 꼭 잡고 걷기에 좋다.
빼곡하게 들어찬 수도권 전철 노선도만큼 발길이 닿는 곳은 넓어졌다.
편리한 대중교통 시대는 여가생활도 쉽게 만들었다. 오늘 소개한 여행지들은 아직 표지를 넘기지 않은 책에 불과할 만큼 지하철이 가능하게 한 여행의 범위는 실로 상당하다. 쉽게, 빠르게 갈 수 있다면 여행은 생활이 될 수 있다. 지하철은 생활 여행을 가능케 했고, 그것이 고마운 것이다. 지하철이 어디든 갈 수 있는 만큼 당신의 여행도 제한이 없다. 당신의 스타일대로 도심이면 도심, 공원이면 공원, 혹은 옆 동네가 되더라도 즐길 수 있는 여정을 곁들이면 된다. 지하철 노선도는 빼곡하게 들어찼지만 그만큼 발길이 닿을 수 있는 곳은 넓다.
지하철 여행, 자신만의 여행스타일을 만들어 무작정 떠나보는 것도 아주 재미있겠어요!
글 트래블투데이 황은비 취재기자
발행2015년 07월 0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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