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하면 떠오르는 그림은 무엇일까? 구체적인 장면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동대문의 사실적 자료 ‘대한민국 보물 제1호’라는 것과 그 주변의 수많은 옷과 관련된 쇼핑타운들일 것이다. 우리가 흔히 동대문을 가자고 하면 ‘대한민국 보물 제1호’를 보러 가자는 것이라기보단 그곳에 밀집해 있는 볼거리들과 쇼핑거리를 가자는 것이 아니겠는가? 패션 디자이너가 아니더라도 동대문쇼핑상가를 돌다 보면 반쯤은 디자이너가 되어있을 정도로 수많은 종류의 옷들과 각종 패션 아이템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니 이곳은 옷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인기가 높은 곳이다. 하지만 화려한 쇼핑타운을 지나 조금만 발걸음을 옮겨보면 멋지고 개성 넘치는 옷들의 모든 재료가 판매되고 제작되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화려한 옷의 탄생이 궁금하다면 오늘 발걸음을 돌려 동대문종합시장의 일대를 탐사해 보는 것은 어떨까? 적어도 옷에 대한 지식이 확장될 것임은 분명하다.
목포상의 거부로 시작된 동대문시장
동대문시장으로 시작된 지금의 광장시장
지금의 동대문 시장의 시초는 광장주식회사에서 시작되었다. 광장주식회사는 목포상의 거부였던 4명의 종로 상인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18세기 전반에 걸쳐 지금의 광장시장 일대는 이미 큰 규모의 도매시장으로 발달하고 있었다. 초창기 광장 시장의 주거래 품목들은 쌀·어류·과일·잡화 등이었고 그중에서도 농산물이 8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1950년대 말에서 60년대 초사이 이 지역이 도시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농수산물을 취급하는 데 불편하게 된 점포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하거나 포목이나 양장·양품 취급으로 업종을 변경하면서 의류 상권을 형성하게 되었다. 하지만 1970년 12월 종로6가 동대문 맞은편에 지금의 광장시장보다 훨씬 큰 동대문종합시장이 세워지면서 그 주변으로 각종 부자재 상가가 형성되었고 동대문 시장의 시초였던 곳은 지금의 ‘광장시장’이라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머물게 되었다.
내 집의 커튼부터 디자이너의 아이디어 구상까지 동대문종합시장
디자이너의 꿈이 이루어지는 곳 동대문종 합시장이다.
동대문종합시장의 주요 품목은 원단이다. 옷을 만드는 업종에 종사해야만 갈 수 있는 곳이란 생각은 버리자. 생활에 필요한 원단이 아니더라도 특별한 관람을 하고 싶다면 동대문종합시장 관광을 추천한다. 각 회사의 디자이너들 이 다음 시즌에 유행시킬 패션을 만들어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 또한 흥미로운 광경이다. 또한, 내 집의 커튼과 테이블 덮개가 필요하다면 동대문 종합상가를 둘러봐야 할 것이다. 동대문종합시장은 A동부터 D동까지 4개의 동으로 되어 있고 동마다 4층 또는 6층까지 확장되어 있다. 주로 1층엔 의류 및 패션 부자가 형성되어 있고 원단은 2층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때 원단을 그 자리에서 바로 잘라주는 집이 있는가 하면 원단을 매장에 두지 않고 창고에 분리해 놓았다면 하루가 걸린다고 봐야 한다. A동과 B동의 5층엔 액세서리를 만들 수 있거나 만들어진 완제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으로 주말이면 개인의 취향에 따라 재료를 사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전태일의 노동운동이 시작된 곳 평화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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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을 염원하며 불린 이름 평화시장2
종합시장에서 평화시장으로 연결하는 다리 중 전태일 다리 중앙엔 그의 동상이 있다.종합시장을 둘러보았다면 청계천 방면 전태일 다리를 건너보자. 평화시장은 한국전쟁 후 남쪽으로 피난 내려온 이북민들이 재봉틀 한두 대로 옷을 만들어 팔기 시작하면서 형성되었다. 이들이 평화통일을 기원하며 붙인 이름에서 평화시장이라 불렸다. 판자촌으로 시작된 이곳은 1962년 오늘날과 같은 형식의 건물이 들어섰으나 여전히 주변에 남아있던 판자촌들에 의해 값싼 노동력이 활용 되었으며 당시 열악한 노동조건이 청계피복노조원이었던 전태일 분신사건의 배경이 되었다.
원래 평화시장은 소매상인을 대상으로 한 도매 시장이었는데 그 명성이 전국적으로 퍼지게 되자 인근 지역엔 ‘평화’라는 이름으로 신평화·동평화·청평화·남평화시장 이 들어섰고 국내 의류 도매의 장이 되면서 지금의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뒤쪽으로 고층건물의 형태를 갖추며 디자이너클럽, APM, U;US등 대형 밤 시장이 형성되었다. 최근 평화시장은 소매업까지 겸업하고 있는데 24시간을 소매시간과 도매시간으로 나누어 영업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가볼 만한 곳은 평화시장 1층으로 대부분 이 낮에 영업을 하며 도·소매 상인을 구분하여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물건을 광대하게 만나볼 수 있어 쇼핑관광의 장소로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는 곳이다 . 또한, 평화시장 뒤쪽 동화상가나 통일상가는 옷 제조 과정에서 부분 작업이 이루어지는 곳으로서 다양한 종류의 신기한 제작과정을 만나 볼 수 있는 곳이다.
한국 디자이너들의 꿈이 전시되는 곳 동대문 쇼핑 타운
이곳에선 한국 디자이너들의 꿈이 마음껏 그 기량을 펼치며 외국 관광객의 주머니를 유혹한다.
대규모 쇼핑몰이 들어서면서 동대문 시장의 명성은 세계적인 장소가 되었다. 각국의 관광객이 서울을 여행한다면 빼놓지 말아야 할 곳이다. 예전엔 10대, 20대들의 데이트 장소, 저렴하고 예쁜 옷을 구매할 수 있는 쇼핑장소였지만 현재엔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로 인해 한국 소비자는 찾아보기가 드물 정도이다. 이처럼 동대문 쇼핑타운은 국가 경제적 관점에서도 유심히 살펴볼 만한 장소이다. 최초 대형 쇼핑몰은 거평프레야였지만 현재는 밀리오레, 두타, APM, 롯데피트인 등이 많은 손님을 끌고 있다.
현재 동대문시장은 원단과 각종 부자재가 디자이너의 손길을 통해 쇼핑타운에 안착하기까지 모든 작업이 그 일대에서 일어난다. 민족자본으로 형성된 원단시장에서 한국전쟁 피난민의 판자촌 봉제 옷, 그리고 의류전문상가건물에 이르기까지 동대문시장의 역사는 대한민국 제조업 경제성장의 표본이라 볼 수 있다.
각종 문화 행사와 예술 작품들로 관람객을 유치하고 있다.
최근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개장하여 국내뿐 아니라 해외 손님의 유치에 집중을 가하고 있다. 오랜 시간과 천문학적인 투자에 비해 아직 그 빛을 발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서울의 추가된 관광아이템으로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동대문시장의 역사를 등에 업고 한발 더 세계적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제 동대문시장은 쇼핑단지관광의 개념을 넘어 대외적으로는 한국 디자이너들의 기량을 알리고, 외국 자본 및 관광객유치에 힘쓰며 국내적으로는 동대문시장의 역사가 보존되면서도 실용적으로 운영되도록 연구하는 범위로 확장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글 트래블투데이 이경숙 취재기자
발행2015년 02월 0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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