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 그리고 파로호

화천의 토속 어류들을 이야기하고자 할 때는 북한강과 파로호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먼저 북한강은 한강의 커다란 지류 중 하나로, 강원도의 옥발봉에서 발원하여 남쪽으로 흐르는 강이다. 북한강은 평화의 댐, 화천댐, 의암댐, 춘천댐, 청평댐 등 댐이 많은 강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토속 어류들의 터전이 되고 있으니, 그 관리에 얼마나 많은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파로호는 1940년대에 축조된 호수로, 높은 산들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 일품인지라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호수이기도 하다. 그 면적도 굉장하여 ‘산속의 바다’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하는 것이 바로 파로호. 축조 연대가 오래된 만큼 다양한 토속 어류들이 안정적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찾아봤음직 한 곳이기도 하다. 

 

북한강과 파로호, 토속어류생태체험관에 담기다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 딴산 유원지에 토속어류생태체험관이 위치해 있다. 잉어와 붕어, 메기, 쏘가리, 산천어 등 화천과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토속 어류들을 총망라하고 있는 이 전시관은 강원 북부에서 유일하게 만나볼 수 있는 토속어류 전시관이기도 하다. 
물고기를 다루고 있는 박물관 정도의 느낌으로 토속어류생태체험관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었다면 조금은 놀라게 될 것이다. 파스텔 톤으로 꾸며진 실내와 벽에 가득 그려진 색색의 물고기들은 아이들의 눈을 반짝거리게 한다. 체험관 내부에 조성된 작은 연못들 또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것. 금방이라도 여기저기서 물고기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모습에 아이들의 발길이 바빠진다.
 

1층의 전시관에 들어서자마자 펼쳐지는 대형 수조의 아름다운 모습에 일단은 눈길을 빼앗기게 될 것. 1층에서는 화천의 마스코트라고 할 수 있는 산천어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으니, 더욱 볼거리가 많을 것이다. 물론 토속어류생태체험관에서 산천어만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토속 어류부터 외래종까지, 알에서 산란하여 자라나기까지의 다양한 자료들을 전시관 1층에서 둘러볼 수 있다. 1층의 전시관을 나서기 전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사라져 가는 민물고기’들을 엿볼 수 있다. 

1층에서 민물고기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며 워밍업을 마쳤다면 2층에서는 본격적으로 민물고기와 놀아 볼 기회가 마련된다. 물고기 가면을 쓰며 물고기로 변신해 보고, 물고기의 눈에 비치는 세상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되는 곳이 바로 2층의 전시실이니, 어린아이와 함께 토속어류생태체험관을 찾았다면 2층을 먼저 관람해 보는 것도 좋겠다. 귀여운 물고기 캐릭터가 그려진 퍼즐을 맞추어보거나 영상 합성을 통해 물고기와 함께 있는 것 같은 체험을 즐겨보는 것 또한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토속어류생태체험관을 모두 둘러보고 밖으로 나오면 ‘딴산’이 보인다. 금강산의 일만이천 봉 중 하나가 되려다가 화천에 눌러 앉아버리고 말았다는 산, 딴산. 딴산을 끼고 돌면 파로호와 북한강을 만날 수 있으니, 바로 집에 돌아가려던 생각일랑 접어 두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