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안을 찾고 싶다면, 원주 용소막성당,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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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평안을 찾고 싶다면, 원주 용소막성당


원주와 제천을 잇는 5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보면, 충북과 강원도의 경계를 이루는 신림면이 나온다.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은 북으로 치악산, 동서로 감악산과 백운산에 둘러싸여 있는 작은 동네다. ‘신들의 숲’을 뜻하는 신림(神林)이라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 울창한 숲으로 덮여있다. 지금이야 고속도로를 통해 수도권에서도 두 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게 되었지만, 오래전엔 필시 사람의 발길이 닿기 힘든 두메산골이었을 터다. 풍수원성당과 원주성당에 이어 강원도에 세 번째로 세워진 용소막성당은 이 신림면에 위치하고 있다. 조선 후기 천주교에 대한 박해가 심해지자, 당시 수원 지역에 있었던 신도들이 이를 피해 눈에 잘 띄지 않는 원주의 신림으로 이주한다. 용소막성당이 세워진 계기다.

                    
                

강원도에 세워진 세 번째 성당

 
  • 용소막성당은 천주교 박해를 피해 이주해 온 신도들이 모여 세워진 성당이다.

강원도에는 유서 깊은 세 곳의 성당이 있다. 풍수원성당과 원주성당, 그리고 용소막성당이 그것이다. 용소막성당은 이 중 세 번째로 설립된 성당이다. 1898년 풍수원성당의 전교 회장으로 있던 최석완이 원주 본당 소속의 공소로 모임을 시작한 것이 성당의 시초가 됐다. 이후 1904년 프와요 신부가 초대 본당 신부로 부임하면서 독립 성당이 되었다. 본당은 본래 초가의 형태였으나, 3대 주임인 시잘레 신부에 의해 1915년 지금의 벽돌 건물로 건립된다.
 
1986년 5월 강원도유형문화재 제106호로 지정된 용소막성당은 고딕양식을 변형시켜 만든 소규모 벽돌조 성당이다. 정면에는 첨탑이 세워져 있고 건물은 직사각형 모양의 평면 구조다. 벽면은 붉은 벽돌을 사용했지만 기둥과 창틀은 회색 벽돌을 사용했다. 문과 창은 세로로 길쭉한 아치형을 띠고 있다. 용소막성당은 일제강점기 일본군에 의해 종이 공출되고, 한국전쟁 때는 북한군의 식량 창고로 쓰이는 등 각종 수난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동안 제 모습을 간직해 왔다. 그러나 최근 건물이 노화되어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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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소막성당의 내부는 전체적으로 절제되고 소박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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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종완 신부는 구약성서를 우리말로 완역함으로써 한국 근대 천주교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한편, 성당 내부는 팔각형 목조 기둥으로 되어 있다. 천장은 목조로 된 반원형 아치 형태다. 통로 부분은 평탄하며 바닥은 신발을 벗어야 하는 마룻바닥으로 되어 있다. 면적이 넓지 않고 천장과 벽면이 흰색으로 칠해져 있어 전체적으로 절제되고 소박한 느낌이 든다. 그에 비해 스테인드글라스의 무늬가 다소 화려한 편이어서 상대적으로 튀어 보이는 느낌이다.
 
성당 옆쪽으로는 선종완 신부의 유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선종완 신부는 성모영보 수도원을 설립하고 구약성서를 우리말로 완역한 성직자로서, 한국 근대 천주교사에 있어 큰 자취를 남긴 인물이다. 1915년 유물관 앞마당 자리에 있던 생가에서 태어나, 1942년 사제가 된 이후 평생을 성직 생활에 이바지한다. 유물관은 선 신부의 삶과 공적을 기리기 위하여 1988년 건립하였으며, 내부에는 신부가 번역 작업을 위해 썼던 세계 각국의 성경과 책상, 카메라 등의 유품이 전시돼 있다.
 

 

아름드리 노거수와 십자가의 길

 
  • 성모마리아 상 앞에서 한 신도가 촛불 봉헌을 드리고 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듯 용소막성당 주위에는 아름드리 노거수가 울창하게 서 있다. 그중 보호수로 지정된 성당의 느티나무는 수령이 150년, 높이만 해도 18m가 넘는다. 나뭇잎이 오색 빛으로 물드는 가을철이 가장 뛰어난 풍경을 자랑하지만, 빈 가지 위에 눈이 쌓인 풍경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해 아름답다.
 
한편, 성당의 뒤편으로는 자그마한 성모 동산이 자리하고 있다. 동산에 오르는 길은 ‘십자가의 길’이라는 이름으로 둘레길처럼 조성되어 있는데 약 15분 남짓한 거리다. 거리 곳곳에는 성경 글귀가 적힌 비석이나 예수의 조각상 등이 설치돼 있다. 십자가의 길을 묵상하며 걷다 보면 금세 언덕 위에 이른다. 언덕의 끝에서 두 팔을 벌리고 온유하게 서 있는 성모마리아상을 보면 전에 없던 평안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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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마음의 평안을 찾고 싶다면 원주 용소막성당이 제격이에요! 사람이 많지 않으면서 울창한 숲을 간직한 신림에서 꽁꽁 언 마음을 녹여 보는 건 어떨까요?

트래블투데이 엄은솔 취재기자

발행2015년 12월 24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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