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으는 재미’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힘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 모두가 한 번쯤은 경험해 본 일이 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 캐릭터 딱지나 스티커, 선호하는 브랜드에서 내 놓은 한정 상품 등 모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모으지 못하더라도 관심사에 대한 재미만큼은 확실히 챙겨갈 수 있을 것이며, 모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모았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여행자의 수만큼이나 많은 여행의 방식이 존재하기 때문일까, 오랫동안 여행에서는 이 수집욕이라는 것이 발동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소개할 여행의 테마는 꽤나 특별하고도 반가운 것이 수밖에 없다.
종이 한 장에 추억을 모을 수 있도록
자신의 취미를 여행이라 말하는 사람이라면 으레 여행지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모아 둔 폴더 하나쯤은 갖고 있을 터. 여행의 추억에 빛이 바래지 않도록 모아두고픈 마음은 매한가지일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그러니까 여행을 사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특별한 재미가 되어 줄 여행 방식이 있으니, 바로 스탬프투어이다. 여행에 본격적으로 스탬프투어라는 개념이 더해지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후반부터의 일이지만, 요즘에는 이른바 ‘대세’라 부를 수 있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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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과 불국사, 안압지 등을 거쳐가는 경주 스탬프 투어는 우리나라 스탬프 투어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스탬프 투어의 1세대라 불릴 수 있는 것들은 지역의 빛깔이 짙게 배어들어 있는 소규모 여행지들을 한 번에 돌아볼 수 있는 투어. 김유신 묘, 불국사, 석굴암, 안압지 등 찬란한 신라의 문화유적들을 돌아볼 수 있는 경주 스탬프 투어나 근대역사박물관부터 군산세관 등을 거쳐 진포해양테마공원까지 이르는 군산시의 군산 근대역사벨트 스탬프 투어와 여기에 포함시켜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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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생태천국 스탬프 투어에서는 우포늪과 화왕산, 산토끼 동산 등을 둘러볼 수 있다.스탬프 투어의 형식은 매우 단순한 편이다. 관광안내소 등을 통해 스탬프 리플릿을 배포하고, 스탬프 투어 과정에 포함되어 있는 스팟에는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도장들을 배치한다. 그 다음부터는 대부분이 여행자의 몫. 스탬프 투어에 도전한 여행자들이 스탬프 리플릿에 도장을 하나씩 모아가는 과정을 인터넷을 통해 생생히 중계하며 종이 한 장에 추억을 모아 가는 과정과 재미에 대한 입소문을 절로 내어 주었으니, 기획 단계 이후에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여행지에 대한 개인의 애착과 함께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스탬프 투어가 된 셈이다.
스탬프 투어, 그 발전의 모습들
시, 군 단위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시작된 스탬프 투어는 조금씩 큰 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이월드, 서문시장, 대구 약령시 등 대구광역시의 대표 관광지들을 모아 구성한 ‘대구 관광 스탬프 트레일’과 같이 여행을 마치고 인증 과정을 거치기만 하면 도내 숙박업소의 숙박권, 도내에서 사용 가능한 상품권 등을 제공하기도 하니 여행코스도 얻어가고 다음 여행을 기약할 수도 있는 재미난 기회가 되겠다. 2014년 7월 12일부터 13일까지 부산광역시에서는 스탬프 투어와 자전거 여행을 접목한 스마트 부산 자전거여행 페스티벌을 진행하여 스탬프 투어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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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관광 스탬프 트레일'은 대구 여행 초심자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주기도 한다.스탬프 투어의 성장이 단순한 지자체 단위의 확장에서 그치게 된 것은 아니다. 서울 메트로는 지하철 스탬프 투어라는 이색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었는데, 지하철 스탬프 투어 프로그램을 성황리에 종료한 뒤에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스탬프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코레일에서는 이를 ‘응답하라 1974, 전철로 떠나는 스터디 투어’로 확장 운영하기도 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명소를 찾아가는 첫 번째 투어로 지지층을 확보, 이후 타깃층을 좁혀 나가고 목적을 바꾸는 등의 다양한 시도가 돋보이는 과정이다.
경주시, 통영시 등에서는 모바일 스탬프 투어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스탬프 리플릿의 훼손, 분실이나 스탬프가 비치되어 있는 곳을 찾지 못하여 불편을 겪었던 목소리들을 반영하여 제작된 이 애플리케이션은 GPS 기능을 이용하거나, 지정 장소에서 찍은 사진을 업로드 하여 스탬프를 마킹해 나간다. 이외에도 각 지자체나 여행사 등에서 다양한 모바일 스탬프 투어 방식들을 제공해나가고 있으니, 스탬프 투어는 편의의 면에 있어서도 발전 중인 셈이다.
스탬프 투어로 취향을 저격하라
수집욕에서 시작된 스탬프 투어이기 때문일까, 여행지의 범위나 타깃층의 확산과는 확연히 다른 움직임들도 포착된다. 수집의 전제 조건은 수집 대상이 자신의 취향을 ‘저격’할 것. 이 취향 저격이 주는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우선 소개할 것은 2014년, 부산광역시 동래구의 동래 경찰서에서 진행한 ‘동래 경찰서 스탬프 투어’이다. 경찰관을 꿈꾸는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이 스탬프 투어에서는 동래구에 위치한 각 지구대, 경찰서에서 경찰 특공대복 입기, 경찰차 타기, 경찰 장구 체험하기, 진로 상담 당의 체험 역할들을 분담하여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동래구의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전국 단위의 어린이들이 동래구의 경찰서를 찾아오게 되었으니, 이보다 좋을 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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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양도성 스탬프 투어에서는 한양도성을 둘러보며 다양한 지식을 얻어갈 수 있다.서울 종로구와 중구에서 공동으로 운영 중인 서울 한양도성 스탬프 투어는 우리나라의 역사가 그대로 묻어 있는 한양 도성에 인, 의, 예, 지, 신의 다섯 덕목을 더하여 관광과 체험, 배움의 기회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때문에 개인이나 단체가 사전 신청하였을 경우 해설사과 함께 코스를 돌아볼 수 있기도 하다.
기업 등에서 운영하는 스탬프 투어 또한 여행길에 쏠쏠한 재미를 더해 준다. 롯데백화점에서는 ‘롯데 아울렛 스탬프 투어 이벤트’를 진행한 적이 있으며, 스타벅스는 전국의 유명한 스타벅스 매장들을 돌아보는 ‘스타벅스 스탬프 투어’를 진행하였다. 독특하게도 충북대학교에서는 학내 스탬프 투어를 실시하여 대학을 알리려는 시도를 하기도 하였으니 스탬프 투어 문화가 보다 강력하고, 보다 다양한 모양새로 여행의 추억을 눌러 담아두고픈 여행자들의 취향을 노크 해 올 일들을 기대해 보도록 하자.
스탬프투어의 변신은 계속된다! 스탬프 투어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매년 변신을 거듭한다는 것입니다. 올 한 해 동안 어떤 스탬프 투어 프로그램들을 새로이 만나게 될지 기대되지 않으세요?
글 트래블투데이 이승혜 취재기자
발행2015년 01월 16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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