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여주시 능서면의 산자락, 이곳은 한글날이 되면 유독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절하듯 굽은 소나무들과 왕릉치고는 제법 아담한 크기의 봉분이 하나. 능의 입구에 이르는 길 곳곳에는 낯익은 모형들이 서 있고, 한 켠에는 전시관이 서 있기도 하다. 고개를 갸웃거리다 보면 한 손에 책을 받쳐 들고, 사람들을 향해 할 말이라도 있는 듯 다른 한 손을 뻗어오고 있는 동상을 발견할 수 있을 것. 인자하면서도 근엄한,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얼굴이다. 그렇다. 이곳은 바로 세종대왕릉이다.
한민족을 향한 사랑, 세계에서 인정받다
태종 이방원의 아들이자 조선의 네 번째 임금인 성군 세종대왕. 그는 32년간의 재위 기간 동안 집현전에서 총명한 학자들을 길러내었고, 장영실을 통하여 조선의 과학에 지대한 발전을 이루어내었으며, 북쪽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쓰시마 섬을 정벌했다. 훈민정음의 창제는 한반도에 뿌리를 내린 후세의 인물들이 하나같이 그를 성군으로 기억하게 하는 데에 쐐기를 박은 사건. 훈민정음의 창제로 인하여 백성들은 비로소 올바른 의미의 백성이 되었다.
1989년 유네스코가 문맹 퇴치에 공을 세운 개인이나 단체에게 주는 상의 이름을 세종대왕상(King Sejong Literacy Prize)이라 명명하였다는 사실은 세종대왕의 업적이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위대한 것임을 입증해 준다. 글자를 통한 세종대왕의 너른 가르침은 당대뿐만 아니라 후대에까지 쭈욱 이어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 따지고 보면 한글을 사용하는 우리 민족 모두가 세종대왕의 제자라 해도 좋을 것이다.
민족의 스승을 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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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에 가장 찾아봄직한 곳들 중 하나는 바로 세종대왕릉일 것이다. 세종대왕의 능이 위치한 여주시에서는 매년 한글날, 세종대왕을 기리는 행사를 연다. 때문에 평소 세종대왕을 존경하고 한글을 사랑한다고 자부하는 이들이라면 으레 이 세종대왕릉을 찾아오곤 한다.
올해는 세종대왕릉 정비공사로 인해 행사가 열리지 않고 신륵사 일원에서 세종대왕 즉위 600돌을 맞아 세종대왕문화제가 열린다. 이 문화제에서는 세종대왕의 큰 업적뿐만 아니라 우리글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까지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한글과 세종대왕을 테마로 한 각종 문화 공연,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리니 아마 세종대왕께서도 후손들의 지극한 한글 사랑에 흐뭇해하고 계시지 않을까.
세종대왕릉을 찾기에 좋은 또 하나의 시기가 있으니, 바로 스승의 날이다. 양력 10월 9일, 한글날이 음력 9월 29일을 기리던 ‘가갸날’에서 온 것처럼, 스승의 날 또한 이 세종대왕릉과 함께 기억해야 할 날이다. 민족의 스승, 세종대왕의 탄신을 기리는 뜻에서 양력 5월 15일이 스승의 날로 제정된 것이니 말이다. 매년 스승의 날, 세종대왕릉 일원에서는 세종대왕 숭모제전이 열린다. 세종대왕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그리고 그 사이에 자리한 위대한 업적까지를 돌이켜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 트래블피플이라면 놓치지 않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조선왕릉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는 사실, 다들 알고 계시죠? 세종대왕릉을 찾는 것은 자신의 일상을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되어 줄 것 같습니다.
글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8년 10월 09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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