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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고 싶은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 네게 들려 주고파 전활 걸어 뭐하고 있냐고 /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2012년 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혜성같이 등장한 신예 ‘버스커버스커’는 바다로 둘러싸인 남해의 작은 도시를, 연인들이 사랑을 속삭이는 도시로 단숨에 탈바꿈시켜 놓는다. 보컬 장범준이 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시절, 여수의 만성리 해수욕장에서 관광객들의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근처 포장마차와 주점 불빛이 너무 아름다워 당시 좋아하던 여자애에게 실제로 전화를 걸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는 진심은 미처 전하지 못하고 애꿎은 조명 이야기만 늘어놓는, 갓 스무 살을 넘긴 사내의 풋풋함이 노래에서 느껴진다. ‘여수 밤바다’를 들으며 누군가는 사랑을 시작하고, 누군가는 담담히 정리한 실연의 경험을 떠올린다. 또 누군가는 노래에 취해 여수로 떠난다. 

                    
                

오색 조명이 수놓는 여수 밤바다

돌산공원에 오르면 오색 빛으로 바다를 수놓는 돌산대교의 야경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일곱 번째로 큰 섬인 돌산도는 만여 명이 넘는 주민이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섬이라는 지리적 요건 때문에 육지와 왕래하는 것이 어려웠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1980년 착공하여 1984년 완공한 다리가 돌산대교다. 길이 450m, 폭은 11.7m, 높이 62m로 그 규모는 크지 않지만, 여수를 상징하는 관광명소가 됐다. 특히 50여 가지의 색상으로 연출되는 돌산대교의 야경은 전국에서도 아름답기로 명성이 높다. 어둠이 깔리고 이 다리의 조명이 밝혀지면, 주변 여수항의 야경과 어우러져 더욱 장관을 이룬다. 돌산공원은 돌산대교와 여수 밤바다의 야경을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산 위에 있어 돌산대교를 한눈에 관망할 수 있다 보니 여수를 여행하는 관광객이라면 꼭 들르게 되는 곳이다. 공원 주위에는 산책로가 마련돼 있어 바닷바람을 맞으며 거닐기에도 좋다. 한편, 돌산공원 아래쪽에는 거북선 모형과 유람선 선착장이 있다.

 

'여수 밤바다'의 그곳, 만성리해수욕장

검은 모래 해변과 짚으로 엮은 파라솔은 만성리해수욕장의 상징이다.

여수시 만흥동에 위치한 만성리해수욕장은 여수 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해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물게 검은 모래로 된 사장이 해변을 이루고 있어 ‘검은 모래 해변’으로도 불린다. 백사장처럼 눈이 부시진 않지만, 짙은 회색의 모래가 번쩍이는 사장이 사뭇 이색적이다. 짚을 엮어 만든 삿갓 모양의 파라솔도 볼거리다. 검은 모래로 유명했던 만성리해수욕장은 이제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의 배경이 된 곳으로 더욱 이름이 났다. 만성리해수욕장의 밤은 버스커버스커가 노래했던 ‘여수 밤바다’에서처럼 늘 축제의 불빛으로 가득한 곳이 아니다. 화려한 해변을 상상하고 간다면 실망하기 쉽다. 어둠이 내려앉으면 주변은 쉽게 적막해진다. 이따금 폭죽놀이를 즐기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고, 해안가의 몇몇 횟집과 저 멀리 수평선 너머에서 불빛을 밝히는 고기잡이배들만이 오롯이 바다를 감싼다.

 

동글동글 몽돌이 펼쳐지는, 무슬목해수욕장

무슬목해수욕장은 파도에 풍화된 몽돌이 장관을 이루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돌산읍 평사리에 위치한 무슬목해수욕장은 파도로 인해 깎인 몽돌이 펼쳐진 해변으로 유명하다. 해수욕장의 명칭인 '무슬목'은 모래가 물길에 쌓이면서 생긴 목을 가리키는 말로, 물이 빠지면 무릎까지도 물이 닿지 않는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가막만과 광양만 사이에 있어 과거에는 썰물 때만 육지가 드러나는 지형이었으나, 현재는 제방으로 인해 완전히 육지화됐다. 길이 700m 정도의 비교적 짧은 해변이며, 여름철 피서객들이 찾는 해수욕장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무슬목해수욕장의 명물은 단연 몽돌이다. 오랜 시간 파도와 부딪쳐 동글동글해진 몽돌들은 무슬목해수욕장의 풍경을 한층 더 이채롭게 만든다. 인근에는 조각공원과 전남해양수산과학관 등 볼거리가 자리 잡고 있으며, 해변 외에는 인적이 드물어 밤에는 한적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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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걷고 싶은 여수 밤바다! 오색빛 가득한 밤바다를 감상하고 싶다면 돌산대교로, 한적한 밤바다를 조용히 거닐고 싶다면 만성리해수욕장에 가보세요!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04월 0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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