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情)보다 족욕

전통시장을 수식하는 말 중 가장 흔한 것이 ‘정(情)’이 아닐까. 시장과 정은 쌍둥이처럼 따라붙는 말이지만, 온양온천 전통시장은 그보다 더 강조할 만한 즐길 거리가 있다. 바로 족욕이다.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도 특히 아산시는 예부터 온천으로 유명했다. 세종대왕 등 역대 조선 왕들도 충청도의 온천에 행차해 피부병을 다스렸다 할 정도니, 이곳 온천의 유명세는 가히 과장이 아니다. 이 같은 명성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산 시내 지하철 1호선 역 중에도 ‘온양온천역’이 있을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정작 온양 시민들에게 온양온천 못지않게, 혹은 온양온천보다 생활과 더욱 밀접한 곳이 있으니 바로 온양온천 전통시장이다. 온양온천 전통시장의 특징은 여러 가지겠지만,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이곳의 ‘족욕탕’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온양온천 전통시장 ‘소원의 샘’이라고 명명된 이 족욕탕은 행인 누구나 자유롭게 걸터앉아 마음껏 족욕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추운 겨울, 따뜻한 것보다 더욱 유혹적인 것이 어디 있을까. 따끈한 어묵 국물만으로도 감지덕지한 겨울날, 공짜로 족욕할 수 있는 시설은 그야말로 오아시스와 같다. 무심결에 이곳을 지나는 사람이라도 우선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족욕탕을 보면 눈길부터 주지 않곤 못 배길 것이다. 더군다나 앞서 도착한 이들이 두 발을 탕에 담그고 ‘신선놀음’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절로 신발을 벗고 싶지 않을까.

 

가는 날마다 장날, 온양온천 전통시장

온양온천 전통시장의 장날은 따로 정해져 있다. 상설시장인 이곳은 개별 점포마다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상시 영업 중이다. 또한, 시장 거리를 따라 아케이드가 설치돼 있어 날씨의 구애를 받지 않고 장을 볼 수 있다.
 
온양온천 전통시장상인회는 한편 시장을 7개의 카테고리에 따라 분류하기도 했다. 분야는 각각 샘솟는 거리, 맛내는 거리, 멋내는 거리, 상설시장, 희망의 거리, 한복특화거리, 먹거리장터가 바로 그것. 각 분야에 걸쳐 온양시민들의 생활에 필요한 생필품들이 이곳 온양온천 전통시장에서 날마다 거래되고 있다. 온양온천 전통시장은 이렇듯 특화 시설인 족욕 외에도 시장 고유의 기능에 충실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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