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 바뀐 한반도가 궁금하다면, 충북 옥천 ‘둔주봉’,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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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바뀐 한반도가 궁금하다면, 충북 옥천 ‘둔주봉’


충북 옥천은 시인 정지용의 고향으로 널리 알려진 소읍이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 얼룩백이 황소가 /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로 시작하는 시 ‘향수’는 그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 뛰어난 작품으로 손꼽힌다. 그의 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옥천은 산자수려한 청정고을 중 하나다. 곳곳에 너른 들판이 펼쳐지고 고을 구석구석으로는 금강이 휘돌아 나간다. 이 고향의 산천과 들판을 돌아다니며 보낸 시인의 유년기는 훗날 그가 ‘향수’와 같은 감수성 짙은 작품을 남기는 데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충북 옥천은 북쪽으로는 금강과 접하고, 서쪽으로는 대전광역시와 접한다. 특히 대전과는 불과 20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주말이면 도시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을 만끽하고자 하는 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여기 옥천의 산천을 찾는 이들이 솔깃할 만한 정보가 하나 더 있다.

                    
                

평범한 풍경의 재발견

 

우리나라 삼천리금수강산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게 산이고 강이다. 크고 작은 산들이 줄을 이어 산맥을 이루고, 마찬가지로 크고 작은 하천들이 모여 강과 바다를 이룬다. 이처럼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풍경에 익숙하다 보니, 무심코 놓치게 되는 풍경도 많다. 사실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산과 강이란 어디에도 없다. 산과 강은 계절에 따라 그 풍광이 다르고, 어우러진 형태에 따라 또 다른 모습을 가진다.
 
충북 옥천의 둔주봉은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 모양새가 흔하고 밋밋한 우리나라의 숱한 산 중 하나에 불과했다. 사진을 찍기 위해 둔주봉을 찾았던 동호인이 ‘이 풍경’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 풍경’을 발견 하면서 둔주봉은 최근 옥천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됐다. ‘이 풍경’ 때문에 등산로가 만들어졌을 정도다. ‘이 풍경’이란 금강의 물줄기가 만들어내는 한반도 지형을 말한다.
 
'한반도 지형'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단연 강원 영월의 선암마을이다. 이 선암마을이 한반도 지형을 실제 지도를 보는 것과 같은 형상을 나타내고 있다면, 둔주봉에서 내려다보는 한반도 지형은 좀 더 특별한 데가 있다. 좌우가 바뀐 한반도의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부산이 왼쪽에, 목포가 오른쪽에 있는 셈이다. 
 

 

솔향기 물씬 풍기는 둔주봉 산행

 

거짓말처럼 좌우가 뒤바뀐 한반도 지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둔주봉은 충북 옥천군 안남면 연주리 왜마루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해발 384m의 낮은 산봉우리로, 산세가 완만한 편이어서 산책하듯 오를 수 있다. 산행의 시작은 안남초등학교 옆길에서 시작된다. 경사가 완만한 포장도로가 약 2km 정도 이어진다. 안개가 아직 걷히지 않은 이른 아침에 이 길을 걸으면 싱그러운 숲내음과 함께 호젓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본격적인 산행은 이 포장도로가 끝나는 점촌고개에서부터 시작된다. 점촌고개의 등산로 입구에서 둔주봉 전망대까지는 약 8백 미터 정도다. 거리는 짧은 편이지만 경사가 제법 가파르다. 목조 계단을 오르면 다시 흙길이 이어지고, 이 길의 양 옆으로는 소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솔향기 물씬 풍기는 소나무 숲을 걷고 있노라면 심신의 피로가 모두 풀리는 것만 같다.
 

 

금강이 빚어낸 좌우 바뀐 한반도

 
  • 둔주봉 전망대에서는 좌우로 뒤집힌 형태의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다. 

둔주봉 전망대는 둔주봉에서 내려다보는 한반도 지형이 입소문을 타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자 관에서 새롭게 만든 것이다. 전망대에서 산 아래 쪽을 바라보면 금강의 물길이 만든 좌우로 뒤집힌 형태의 한반도가 보인다. 평창강 물줄기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흐르는 선암마을과는 달리, 금강의 물줄기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른다. 물의 흐름이 달라 침식과 퇴적도 반대로 형성됐다. 한반도 지형이 거꾸로 만들어진 이유다.
 
한반도 지형은 전망대에서도 감상하기에 충분하지만, 둔주봉의 정상까지 오르고 싶다면 전망대에서 8백여 미터 정도를 더 올라야 한다. 정상에 오르면 금강의 물줄기뿐만 아니라 주변의 산봉우리들까지 내려다 볼 수 있다. 남은 일은 정상의 팔각정에 앉아 옥천의 뛰어난 경치를 감상하는 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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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엔 부산이, 오른쪽엔 목포가?! 좌우가 뒤바뀐 한반도가 보고 싶다면 산자수려한 옥천으로 떠나요!

트래블투데이 엄은솔 취재기자

발행2015년 01월 09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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